과학영재선발을 위한 자기 소개서


내 꿈은 곤충학자

폴짝 폴짝 잘 뛰는 방아깨비 잡네.
폴짝 폴짝 잘 뛰는 메뚜기 잡네.
따끔 따끔 잘도 찌르는 물자라를 잡네.
삐죽 삐죽 날카로운 턱이 있는 물방개를 잡네.
공격을 잘 하는 물장군을 잡네.
콱콱 잘도 무는 사슴벌레를 잡네.
콱콱 잘도 찌르는 장수풍뎅이를 잡네.
룰루랄라 내 꿈은 곤충학자!

지승이가 2학년 때 쓴 시입니다. 곤충을 사랑하기에 곤충의 특징이 눈에 잘 보이는 것입니다. 지금은 곤충보다 모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3학년 때 전동기를 만들어 본 경험과 천연전지를 만들어 본 경험이 곤충학자에서 기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꿈을 바꾸게 한 것 같습니다.

지승이의 가능성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집중력에 있습니다.

유전적 지문 적성검사에서 <논리, 수리, 공간, 언어 영역에서 뛰어나며 실험정신과 탐구심이 강하며 자발성과 추진력이 강한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해내는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납니다.

지승의 취미는 프라모델 조립입니다.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동안의 지승이의 집중력은 놀라워서 저런 집중력이면 못하는 게 없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 것, 호기심. 그게 바로 학문의 첫걸음입니다.

-어느 날 아침에 지승이를 깨우는 데 난데없이 질문을 합니다.
“엄마, 사람들은 눈이 두 개잖아요. 그런데 왜 보이는 건 하나로 보여요?”
-지승의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가슴 X-Ray를 찍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방사선과 기사님께서 X-Ray를 찍을 때 숨을 들이마신 상태서 숨을 내쉬지 말고 참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승이가 왜 숨을 참아야 하는 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습니다. 사진 찍을 때 몸을 움직이면 흔들려서 사진이 선명하지 않은 것처럼 X-Ray를 찍을 때 숨을 쉬면 폐사진이 흔들려서 정확한 상태를 알기 어렵다고 설명을 듣고는 흡족해 했습니다.
-지승이가 숯과 팬을 이용해 공기 청정기 만드는 법을 이야기 했습니다. 수조에 물을 넣고 거기에 숯을 넣습니다. 그리고 수조 옆에 모터로 돌아가는 프로펠러를 설치를 한답니다. 그러면 숯을 통해서 나오는 좋은 공기를 프로펠러의 바람으로 날려서 공기를 좋게 한다는 겁니다. 너무나 좋은 생각이라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 그 비슷하게 숯을 이용해서 만든 공기청정기가 이미 나와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실망하는 기색이 아닙니다. 아들의 목적은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버는 것에 있지 않고 자신이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것 차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을 지내고 욕실 샤워기 거치대에 녹이 약간 쓸었습니다. 그런데 지승이가 그걸 보더니 곰팡이가 생겼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곰팡이가 아니라 녹이 슬은 것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녹이 쓰는 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변하는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투로 말합니다.
“엄마, 그럼 촛불을 켜 놓으면 초가 켜 있는 동안엔 녹이 안 슬겠네요?”
촛불이 산소를 다 태우기 때문에 철이 산소와 만나지 못해서 산화가 일어나지 못한다는 과학적 발상이었습니다.

지승이 갖고 있는 장점은 장벽이 없는 상상력에도 있습니다. 그 상상력은 가끔 재치 있는 말놀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지승이가 건블루베리가 들은 빵을 먹다가 말합니다.
“엄마, 내가 건포도 만드는 법 알아요. 권총을 놔요, 그담에 포도를 놔요. 그럼 건포도지요.”
-‘왕건은 왕~~ gun이다.’ 왕건 전기를 읽다가 한 말입니다.
-‘섭씨 21도’ 를 ‘21도C’ 라고 읽는다고 했더니 지승이 갑자기 이러는 겁니다.
“엄마, 21도C는 21도도나 마찬가지예요, 왜 그런지 아세요? 왜냐하면요 피아노에서 C는 도 거든요. 그러니까 21도C는 21도도예요.”
과학과 음악을 넘나드는 유연성이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언제인가 지승의 숙제가 속담을 찾고 의미를 써오는 것이었습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호랑이는 사람한테 들키면 사는 굴을 옮기지만 뱀은 사는 굴을 옮기지 않는다는 동물의 습성을 관찰한데서 얻은 과학적인 속담입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물었더니 지승이 웃으며 선뜻 대답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사람하고 친하고 좋아서요. 왜 책에 나오잖아요.”
3학년 읽기에 <어흥, 호랑이를 만나볼래?>라는 글과 함께 호랑이 등에 업혀 노는 댕기머리 소년의 행복한 얼굴이 삽화로 나와 있습니다. 아들은 호랑이 굴에는 가도 된다는 과학적 근거에 의한 속담을 호랑이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인식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것 저것 아는 것을 조합해서 새로운 것을 해석해 내는 능력, 유연한 뇌의 힘. 메타인지.

현재 지승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과학을 좋아하는 평범한 어린이입니다. 그런 지승이가 과학영재교육을 통해 좋아 하는 분야를 마음껏 탐험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 할 기회를 얻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1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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