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선거 연설문


안녕하십니까? 이번 2학기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우지윤입니다.

여러분, 혹시 월터 리프먼을 아십니까? 그는 미국의 한 언론인입니다.

그는 ‘말하는 것은 자유의 시작일지도 모르지만, 그 말을 소중하게 만들려면 말을 잘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만약 제가 부회장이 된다면 월터 리프먼의 말처럼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는 부회장이 되겠습니다.

여러분께는 그저 친구의 이름이 적힌 종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한 표 한 표입니다. 저를 꼭 부회장으로 뽑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지윤이가 초등학생으로서 마지막으로 한 임원선거 연설입니다. 아쉽게도 부회장에 당선되지 못했지만, 임원선거를 통해 지윤이가 한 번 더 성장했음을 알기에 엄마로서는 기쁩니다.

이 연설문은 지윤이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인용문은 친구 유진이가 추천해준 책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임원선거에 나가는 지윤을 위해서 유진이가 인용할 만한 문구가 많은 책을 추천해주고 같이 인용구를 정했답니다. 만약 유진이가 아니었다면 지윤이는 5학년 임원선거에서 했던 연설을 다시 했을지 모릅니다. 똑똑한 친구가 있다는 건 내가 똑똑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지윤이 앞으로 더 똑똑한 사람이 될 겁니다. 왜냐하면 똑똑한 친구를 얻었으니까요.

유진이가 말하자면 선거참모 역할도 해 주었답니다. 친구들에게 표를 부탁하러 다니는 지윤이 옆에 있어주었고, 서로서로 회장선거에 자신을 찍어달라고 해서 난처했을 때 ‘노력할게.’ 라는 현명한 답을 해주었다고도 합니다.

지윤이와 같이 스티커 사진을 찍고, 지윤이와 같이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의 노래를 좋아하고, 지윤이와 같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레골라스 이야기를 하고, 지윤이와 같이 <초원의 집>을 읽은 아이 유진이. 그리고 임원선거의 두근거림과 낙선의 아쉬움도 같이 해 준 유진이.

우리 지윤이의 6학년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유진이가 참 예쁩니다. 긴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좋은 친구가 되길 엄마가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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