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하리

이야기 2008/05/24 17:02

하리마을 전경
   
                             [사진]충북 단양군 적성면 하리마을 전경


촉촉한 하리

- 흠, 흐음. 엄마 무슨 냄새가 나요, 물냄새가 나요.

아직은 봄입니다.

새벽녘 하리하우스 데크를 드나드는 비가 아직은 봄이라고 얘기합니다. 비 그친 뒤 제법 쌀랑한 기운 속에 아침을 맞았습니다.

 비 그쳤을 때 얼른 옥수수를 심으려고 뒷밭으로 나갑니다. 먼저 나온 딸이 개울가 은행나무 아래 서서 무슨 냄새인가를 찾습니다.

 딸의 발아래에는 하얀 냉이꽃과 노란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었으므로 아마도 꽃냄새가 난다고 하려나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 물냄새가 나요.’ 하는 겁니다. ‘그래?’ 되묻고 심호흡을 해 봅니다. 촉촉한 물냄새! 그 안에 비 맞은 들풀냄새, 물렁한 땅냄새, 구름 낀 하늘 냄새가 다 섞여있습니다. 그 속에 아름다운 시처럼 한 아이가 섞여 있습니다.

 촉촉한 하리에 서니 감성지수가 저절로 높아집니다.
 
2008년 4월 29일

촉촉한 하리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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