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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6 선플과 악플 (4)
  2. 2011/09/28 과학영재선발을 위한 자기 소개서 (3)
  3. 2011/09/26 <해리 포터> 동경과 질투를 ...

모두: 안녕하십니까?(인사)

저희는 기자역할을 맡은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입니다...

지자: 요즘 들어 인터넷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플를 다는 사람도 작년보다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먼저 악플에 대해 들어보시죠.. ㅇㅇㅇ,ㅇㅇㅇ기자가 함께 보도합니다.

ㅇㅇㅇ기자: 요즘 악플에 대한 글이 인터넷에 많이 쓰여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대구지역에서 악플로 인한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이름은 가족의 선택에 따라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개인 누리집의 악플을 보고, 자살하였다고 합니다.

ㅇㅇㅇ기자: 네... 맞습니다. 이 일로인해, 앞으로는  내가 무심코 쓴 말이 남에게는 큰 상처를 주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왕이면 남들이 기분 좋게, 악플이 아닌 웃음이 가득한 선플을 달면,글쓴이와 읽는 사람 모두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기자: 네... 지금까지 악플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이제는 웃음이 가득한 선플에 대해 ㅇㅇㅇ기자와ㅇㅇㅇ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ㅇㅇㅇ기자: 웃음의 상징 선플.  선플은 악플과 달리 함께 웃을 수 있는 댓글입니다. 선플을 다는 사람은 선플을 달며, 뿌듯함을 느끼며 미소를 짓고, 그 글을 읽는 사람은,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읽으며, 행복해하지요... 악플이 아닌 조금만 더 남을 생각하고 배려해서, 선플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ㅇㅇㅇ기자: 네, 악플이 아닌, 선플을 달면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지겠지요? 그럼 반대로,악플을 달면, 기분이 나쁘겠지요?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댓글, 여러분은 선플을 쓰시겠습니까? 아니면, 악플을 쓰시겠습니까? 자기 자신이 싫으면 남도하기 싫은 것처럼, 내가 악플을 받고 싶지 않을 땐, 상대방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악플이 아닌, 선플을 달읍시다.

기자: 네.. 아주 잘 들었습니다....

모두 : 지금까지 선플과 악플을 주제로 방송한ㅇㅇㅇ였습니다.

이상입니다...(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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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1/10/27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학교 도덕 숙제입니다. 온통 악풀과 선풀이라고 되있는 걸 선플 악플로 고쳤습니다. 좋은 리플이 '선플'이 된 줄 모르니 온통 '플'이 '풀'로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이란 표현은 '이왕이면'이라고 해야 옳고, 선플을 '달읍시다'도 선플을 '답시다'라고 해야 더 매끄러우나 본인이 고치길 원하지 않으므로 그대로 두었습니다.
    선플과 악플에 대한 구체적인 예가 추가가 되면 좋겠지만, 악플의 예는 찾아주기가 민망하여 망설였습니다. 결국 서울시장보궐선거에 나선 후보에 대한 악플을 찾아주고 게 중 덜 민망한 내용을 공책에 적어가게 했습니디.
    학교에서 모듬별로 발표를 하는 데, 000 안에는 같은 모듬 친구들 이름이 들어갈 거라고 합니다. 실제 발표에서는 선생님께서 선플과 악플의 예를 넣어 발표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셔서 그리 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각각 조사해 간 선플과 악플의 예 중에서 적당한 내용을 넣어 역할극을 완성한 것 같습니다. 오늘 그 내용으로 공개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지윤이가 자기네 모듬 발표 끝나면 환호성을 부탁한다고 말하고 갔습니다. 그러더니 덧븥입니다. 너무 크게 말고 작은 소리로 환호하라고...
    집에 할 일은 많고, 몸은 피곤하고, 갈까말까 망설여지는데, 발표하러 나가서 엄마가 있나 없나 둘러 볼 딸을 위해 가봐야겠습니다. 이만 총총...

  2. 솔바람 2011/10/27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공개수업은 외부 선생님들께서 오시는 수업이었습니다. 준비된 수업인거지요. 그래도 그 수업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짜여있지만, 발표하고 답하는 순서나 학생까지 정해놓고 하는 수업은 아니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악플을 단 친구에게 끝까지 똑같은 방법으로 되갚아 주겠다고 몇번이고 소신있게 대답하는 아이를 보고는 재미있기도 하고 '저 녀석 참 소신있네. 인물 되겠어.'하는 생각도 했다.
    반 모든 아이들이 몇 모듬으로 나누어 악플과 선플에 대한 역할극 같은 것으로 발표를 했는데, 개그팀, 노래팀, 춤팀, 명언팀, 역할극팀이 있었다. 딸 모듬은 게 중 시사보도 형식을 취한 역할극이었는데, 어디서 마이크까지 준비해서 잡고 했는데, 아주 잘했다. 딸 뿐만 아니라 모듬 모든 아이들이 발음도 분명하고 차분하게 기자 역할을 해냈다. 끝부분에 선플과 악플의 예를 한가지씩 말해주는 순서가 있었는데, 그부분은 선생님의 도움이 있었다. 악플로는 '넌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니?'였고 이에 맞선 선플의 예는 '너도 생각을 할 줄 알아서 참 다행이다.'였다. 나머지 한가지는 생각이 안난다. 귀여운 악플의 예를 선생님께서 잘 찾아서 첨가시켜 주셨다.
    지윤이가 작게 환호하라고 해서 작게 환호했는데, 다른 학부모님들이 쳐주는 박수 소리가 제일 컸다. 정말 딸 모듬 모두 잘했다!
    이번 숙제를 위해 내가 찾은 악플들은 다 심해서 가르쳐 줄 수가 없었다. 워낙 인터넷 기사는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곽노현 교육감 구속과 관련된 인터넷 여론이 궁금하여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거기서 나는 내가 네티즌의 한 사람이란 것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었다. 서울의 교욱을 책임지라고 서울시민이 선택한 공인에게, 그것도 그 사람이 유죄인지 무죄인지도 판가름나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없는 말들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 가상공간이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그 자체가 부끄럽게 여겨졌었다. 도대체 교육청 홈페이지 관리자는 뭘 하는지, 아무리 자유게시판이지만, 욕설이 섞인 게시물을 어떻게 삭제하지 않고 그냥 둘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도덕적 정체성이 확립되고 누가 보든 안보든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할 사람이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또 한편으론 인터넷 예절에 대한 교육이 정말 필요한 교육임을 절실히 느꼈다. 이젠 '동네서 어른을 만나면 인사해라'라는 교육보다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은 절대로 달면 안된다.' 라고 가르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느낀 시점에 학교에서 한 '선플달기'에 대한 교육은 그 의미가 컸다고 평가된다. 인터넷 상의 글도 하늘이 보고 있음을 안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3. 임재현 2011/11/06 1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상 기자님의 말씀이 참 마음에 드네요 ㅎ 저도 선플을 달기위해 노력할게요 우리모두 홧팅!!

  4. 장성재 2011/12/07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바람직한 일인것같네여 가상기자도그렇고 ㅋ 아주재밌습니다.
    오늘부터 선플많이달도록하겟습니다. 선플만세~~~~~~

내 꿈은 곤충학자

폴짝 폴짝 잘 뛰는 방아깨비 잡네.
폴짝 폴짝 잘 뛰는 메뚜기 잡네.
따끔 따끔 잘도 찌르는 물자라를 잡네.
삐죽 삐죽 날카로운 턱이 있는 물방개를 잡네.
공격을 잘 하는 물장군을 잡네.
콱콱 잘도 무는 사슴벌레를 잡네.
콱콱 잘도 찌르는 장수풍뎅이를 잡네.
룰루랄라 내 꿈은 곤충학자!

지승이가 2학년 때 쓴 시입니다. 곤충을 사랑하기에 곤충의 특징이 눈에 잘 보이는 것입니다. 지금은 곤충보다 모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3학년 때 전동기를 만들어 본 경험과 천연전지를 만들어 본 경험이 곤충학자에서 기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꿈을 바꾸게 한 것 같습니다.

지승이의 가능성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집중력에 있습니다.

유전적 지문 적성검사에서 <논리, 수리, 공간, 언어 영역에서 뛰어나며 실험정신과 탐구심이 강하며 자발성과 추진력이 강한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해내는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납니다.

지승의 취미는 프라모델 조립입니다.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동안의 지승이의 집중력은 놀라워서 저런 집중력이면 못하는 게 없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 것, 호기심. 그게 바로 학문의 첫걸음입니다.

-어느 날 아침에 지승이를 깨우는 데 난데없이 질문을 합니다.
“엄마, 사람들은 눈이 두 개잖아요. 그런데 왜 보이는 건 하나로 보여요?”
-지승의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가슴 X-Ray를 찍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방사선과 기사님께서 X-Ray를 찍을 때 숨을 들이마신 상태서 숨을 내쉬지 말고 참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승이가 왜 숨을 참아야 하는 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습니다. 사진 찍을 때 몸을 움직이면 흔들려서 사진이 선명하지 않은 것처럼 X-Ray를 찍을 때 숨을 쉬면 폐사진이 흔들려서 정확한 상태를 알기 어렵다고 설명을 듣고는 흡족해 했습니다.
-지승이가 숯과 팬을 이용해 공기 청정기 만드는 법을 이야기 했습니다. 수조에 물을 넣고 거기에 숯을 넣습니다. 그리고 수조 옆에 모터로 돌아가는 프로펠러를 설치를 한답니다. 그러면 숯을 통해서 나오는 좋은 공기를 프로펠러의 바람으로 날려서 공기를 좋게 한다는 겁니다. 너무나 좋은 생각이라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 그 비슷하게 숯을 이용해서 만든 공기청정기가 이미 나와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실망하는 기색이 아닙니다. 아들의 목적은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버는 것에 있지 않고 자신이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것 차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을 지내고 욕실 샤워기 거치대에 녹이 약간 쓸었습니다. 그런데 지승이가 그걸 보더니 곰팡이가 생겼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곰팡이가 아니라 녹이 슬은 것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녹이 쓰는 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변하는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투로 말합니다.
“엄마, 그럼 촛불을 켜 놓으면 초가 켜 있는 동안엔 녹이 안 슬겠네요?”
촛불이 산소를 다 태우기 때문에 철이 산소와 만나지 못해서 산화가 일어나지 못한다는 과학적 발상이었습니다.

지승이 갖고 있는 장점은 장벽이 없는 상상력에도 있습니다. 그 상상력은 가끔 재치 있는 말놀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지승이가 건블루베리가 들은 빵을 먹다가 말합니다.
“엄마, 내가 건포도 만드는 법 알아요. 권총을 놔요, 그담에 포도를 놔요. 그럼 건포도지요.”
-‘왕건은 왕~~ gun이다.’ 왕건 전기를 읽다가 한 말입니다.
-‘섭씨 21도’ 를 ‘21도C’ 라고 읽는다고 했더니 지승이 갑자기 이러는 겁니다.
“엄마, 21도C는 21도도나 마찬가지예요, 왜 그런지 아세요? 왜냐하면요 피아노에서 C는 도 거든요. 그러니까 21도C는 21도도예요.”
과학과 음악을 넘나드는 유연성이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언제인가 지승의 숙제가 속담을 찾고 의미를 써오는 것이었습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호랑이는 사람한테 들키면 사는 굴을 옮기지만 뱀은 사는 굴을 옮기지 않는다는 동물의 습성을 관찰한데서 얻은 과학적인 속담입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물었더니 지승이 웃으며 선뜻 대답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사람하고 친하고 좋아서요. 왜 책에 나오잖아요.”
3학년 읽기에 <어흥, 호랑이를 만나볼래?>라는 글과 함께 호랑이 등에 업혀 노는 댕기머리 소년의 행복한 얼굴이 삽화로 나와 있습니다. 아들은 호랑이 굴에는 가도 된다는 과학적 근거에 의한 속담을 호랑이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인식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것 저것 아는 것을 조합해서 새로운 것을 해석해 내는 능력, 유연한 뇌의 힘. 메타인지.

현재 지승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과학을 좋아하는 평범한 어린이입니다. 그런 지승이가 과학영재교육을 통해 좋아 하는 분야를 마음껏 탐험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 할 기회를 얻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1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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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1/09/28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재의 3대 조건- 지능.과제 집착성.창의성

    미 국립 영재연구소장 조지프 렌즐리 라는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의 내용입니다.
    그 중 지능이야 어쩌겠냐마는 과제 집착성과 창의성은 주변 환경에 의해 키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행히 여기서의 지능이란 평균 이상의 지능을 말하는 것이니 천재가 아닌 영재는 충분히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현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영재를 만들어 보겠다고 꿈꾸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과제 집착성' 또한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과제 집착성은 동기부여가 되면 모든 에너지를 한 특정 프로젝트에 장기간 쏟아 붓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습자가 어떤 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게 되면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할 수 있다. 또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평균 이상의 지능. 과제 집착성. 창의성. 이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하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영재성을 발현하게 된다.--
    시켜서 하는 일은 오래 못 가지요. 그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이면 일을 성취할 때 까지 하게 되고 성취율도 높게 됩니다. 거기에 창의성만 있으면 영재성을 발현하게 된다니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이와 같이 이야기 해서 관심분야를 찾는 것입니다. 아이를 생각해서 부모가 이것 저것 제시해 줄 수는 있지만, 죽어라 해내는 집착성은 스스로 원하는 것이라야 생길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2. 지승맘 2011/09/29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승이 학교에서 과학영재선발을 위한 신청서를 갖고 왔다. 작년에 신청서를 갖고 왔을 땐 잠깐 생각해보고 신청서를 재활용 봉지에 넣었다. 어떤 틀 안에 넣어놓고 교육시키는 방식이 지승이에게 아직 적당한 방법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신청서를 갖고 왔을 땐 과감히 도전해 봐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이제 곧 5학년.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야라면 틀 안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승의 학교성적으로 과학영재선발에 신청서를 내는 것이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선생님께 상담을 했다.
    ‘지승이가 현재 학업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영재선발 신청서를 내보려고 합니다.’
    지승 담임선생님께서 선뜻 한 번 해 보라고 용기를 주셨다.
    지승편에 신청서를 보내고 ‘운이 좋아 되면 좋겠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학영재선발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학업성적에 영어실력까지 따지고 든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과학영재선발에 신청서를 내는 까닭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지승이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적 사고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엄마로서의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미 영재선발을 대비하여 수학과 과학을 연마하며 준비한 어린이에 비하면 내세울 것이 없다. 그러나 과학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어서 영재선발에 도전하는 것이다. 현재 영재가 아니더라도 영재로 클 수 있는 어린이를 고르는 힘이 심사위원들에게 있기를 바라면서 신청서를 냈다. 말하자면 소신 지원에 배짱 지원이다.
    그러면서도 내세울 게 없는 이력에 걱정하고 있던 참에 ‘자기소개서’를 써오라고 하셨다며 소개서 양식을 들고 왔다.
    크게 성장과정과 해당분야의 영재성을 입증 할 수 있는 자료(사본 제출)와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을 쓰는 란과 기타 내용을 쓰는 란이 있다.
    그런데 정해진 틀에 쓰기가 어려울 것 같아 한글 문서로 출력하여 보냈다. 내용을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작은학교 이야기’에 올렸던 지승에 관한 글들을 발췌하여 내용을 만들었다. 평소 지승에 대한 기록을 해왔던 것이 참 다행이다 싶게 자기소개서를 금방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진실함에 기대를 걸었다. 지승은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며, 메타인지가 발달하였고, 재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의 자기소개서.
    처음부터 발현된 영재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소개서가 아니라 과학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나타내고자 하는 소개서를 쓰고자 했고, 그걸 알아채는 심사위원이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것이라 상장을 출력해서 보낼 생각은 안했다. 해당분야 상장이라야 1학년 때 받은 과학의 달 행사 장려상이 유일한 것인데, 그것이 영재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되지 못할 거란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런 상을 몇 개씩 갖고 있는 아이들은 수두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소개서를 보내고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된 아들을 두고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닐까?’, ‘때론 과감성도 필요해. 자식의 미래를 위해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해 보는 것도 부모의 일이야.’ 이런 생각으로 또 마음이 복잡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를 학교서 내 준 폼에 맞게 다시 써오라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기존의 자기소개서는 별첨으로 내라고 하셨다.
    성장과정 - 뭐 11살 짜리 성장과정이 다 그렇지. 뭐 특별한게 있나.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유아체능단 다니고 유치원 다니고 초등학교 입학하고...
    해당분야 영재성 입증 자료 - 혹시 영재일지 몰라서 신청하는 건데 어찌 입증을 하누. 그래도 사본을 내라니 하나밖에 없는 상장이라도 복사해 내려고 찾으니 없어서 수상했었노라 기록만 했는데, 그러고 보니 좀 황량해서 3학년 때 받은 피아노대회 우수상 사본을 만들어 냈다. 피아노 연주는 좌.우 뇌 협응력을 키우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라 그 만큼 지승이의 좌우 뇌가 골고루 발달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생각해서 냈는데, 이런 심오한 뜻을 심사위원들이 알아주기를 바랄 뿐. (ㅎㅎ)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 - 최근에 지승이가 팽이 대련 판을 뒤집어 놓고 무게가 다른 구슬 두 개를 굴려서 그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 구슬이 움직이는 세기가 다른 것을 이용해 구슬의 무게와 구슬의 움직임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내는 놀이를 하던 것이 생각나서 그 이야기를 적었다. 지승이게 구슬 굴리기는 놀이였는데, 나는 그것을 실험이라 칭하였고, 놀이를 하다 우연히 구슬의 무게와 움직임 사이의 관계를 알아낸 것을 실험에 성공했노라고 썼다. 놀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고 표현하기가 좀 민망했지만, 지승에겐 놀이가 곧 실험인 경우가 많아서 실험이라고 표현해도 거짓은 아니라고 민망함을 위로했다.

    그리고 상장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천연전지 만들기 보고서가 있어서 역시 별첨으로 냈다. 물론 보고서를 지승이 직접 작성했던 건 아니지만, 직접 실험하고 예측하고, 결론을 내린 내용이라 별첨으로 냈다. 그 보고서가 내용이 많고 실험 내용을 사진과 표로 잘 정리한 것이어서 지승의 자기소개서 내용이 알차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다. 작은학교 과학 수업을 해주시는 나그네님께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지원자 신청서를 낸 후 지금은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과 영재선출 관계자 선생님들께서 지승의 학교생활을 집중 관찰하는 단계다. 지승에게 ‘너의 모든 학교생활을 다 보고 계신다. 그러니 수업시간에 더 집중해서 듣고 해야 할 일도 시간 안에 다 해야 한다.’고 일렀다. 과학영재 신청서를 낸 일이 지승이가 더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실은 ‘작은학교 이야기’에 아이들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것은 ‘앨범’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앨범을 같이 들여다보는 동시대의 누군가에게 따뜻한 희망을 꿈꾸게 하는 동력이 되고자 함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승의 과학영재선발에 관한 도전이야기를 올릴까 말까를 고민했었다. 인터넷에서 ‘과학영재선발’이라고 검색어를 치는 부모들은 성공 스토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 한 엄마와 아이의 도전 스토리를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나 고민 끝에 지승의 과학영재선발 도전 스토리를 실은 이유는 단순하다. ‘앨범’을 들여다 볼 때는 그 추억의 아름다움을 생각할 뿐이기 때문이다. 결과의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그저 지승의 삶에 거름이 될 것이리라. 모든 일들이... 그리고 자식을 위한 일에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것뿐임을 새삼 느낀다.
    ‘모든 일들이 지승의 삶을 위한 거름이 되길 .....’

  3. 나그네 2011/10/11 0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능이란 가능성이란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이란 하고자 하는 의지이죠. 어떤 일에 흥미를 가지고 계속 도전하고자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그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있어 가능성은 곧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제 아버지께선 제가 전자공학을 공부하면 좋겠다는 꿈을 심어 주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저는 지금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엔지니어가 되어 있답니다. 전자공학이 뭔지도 몰랐던 저에게 전자공학이라는 학문에 흥미를 심어주셨던 아버지. 그 한마디는 작은 의지의 출발점이었고 저는 전자공학이란 얘기를 들을때마다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었죠. 지승이가 지금 특별한 재능을 보이고 있지 않을지라도 지승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지승이를 과학자로 성장하게 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재미있는 것이라면 굳이 영재 같은 것은 필요없겠죠.제가 전지 만들기, 모터 만들기를 아이들에게 해 준것은 과학에 대한 흥미와 원리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는데 그것이 목적을 잘 이룬것 같아 기쁜 생각이 듭니다.

에휴우...

조앤 K 롤링을 떠올릴 때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입니다.

에휴우...

그녀에 대한 동경과 질투심을 동시에 쏟아 내는 감탄사입니다.

너무나 멋진 마법사 세계를 창조해 낸 그녀에 대한 동경이며, 동시에 그녀와 같은 재주를 갖고 있지 못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질투입니다. 그런데 그 질투의 근본은 그녀와 같은 재주가 없음에 대한 시기가 아니라 그녀가 갖게 된 돈에 대한 시기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신비한 동물 사전’과 ‘퀴디치의 역사’라는 호그와트 교과서를 사주며 그녀가 누리게 된 경제적 풍요에 대한 시기심을 좀 버릴 수 있었습니다. ‘신비한 동물 사전’과 ‘퀴디치의 역사’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위해 쓰겠다고 하는 구절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은 조금 더 많이 가지려고 모으고, 없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가지려고 모으는 것이 돈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을 버리고 일부분을 타인을 위해 바친다는 건 아름다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임을 알기에 그녀에 대한 질투의 일부를 존경과 애정으로 바꾸어 볼 수 있었습니다. ‘신비한 동물 사전’과 ‘퀴디치의 역사’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지 말고 사서 각 가정에 한 권 씩 비치해 두길 권하는 바입니다. ㅎ ㅎ

에휴우...

<해리 포터>를 떠올릴 때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입니다.

에휴우...

<해리 포터>에 대한 동경과 질투심을 동시에 쏟아 내는 감탄사입니다.

너무나 재미있는 <해리 포터>에 대한 동경이며, 동시에 그와 같이 재미있는 세상을 먼저 발설해버린 <해리 포터>에 대한 질투입니다. 그리고 그 질투는 곱디고운 우리 딸의 질투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마법사 이야기를 쓰면 <해리 포터>를 ‘저작권 침해’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딸의 염려에 동조하는 엄마의 질투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마법의 세계를 다룬다고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 게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마법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만들어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불행한 예감이 <해리 포터>에 대한 질투의 근본에 깔려 있습니다.

동경과 질투가 뒤섞인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해리 포터>를 읽습니다. 주로 내가 소리내서 읽고 아들은 듣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은 눈뜨자마자 <해리 포터>를 읽어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학교에 갖고 갈 준비물 챙기는 일엔 영 관심이 없으면서 오늘은 읽다 만 <해리 포터> 아즈카반의 죄수를 읽겠다고 가방에 넣어 갔습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니까 스스로 읽어 보겠다고 가방에 넣어 가는 걸 보니 목이 아프도록 읽어 준 보람이 느껴져서 뿌듯한 아침입니다.

<해리 포터>는 학교 영어 교과서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읽을 만한 책입니다. 그건 재미있기도 할뿐더러 아이들이 꼭 배워야 할 ‘용기와 의리’로 똘똘 뭉친 책이기 때문입니다. 악에 맞서는 해리의 힘은 영웅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늘 ‘용기’와 ‘의리’에서 출발합니다. <해리 포터>의 곳곳에서 청소년이 가져야 할 덕목인 ‘용기’와 ‘의리’라는 이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비밀의 방’에서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잡종이라고 했습니다. 정작 본인인 헤르미온느는 그 말의 의미조차 모르건만, 론은 말포이이게 주먹을 휘두릅니다. 왜냐하면 잡종이란 단어는 친구에게 쓰는 말이 아닌 걸로 아는 론이기 때문에 친구인 헤르미온느를 잡종이라 부르는 말포이를 상대로 싸울까 말까 고민하는 여지없이 그냥 달려들어 주먹을 날려 싸우는 겁니다. 론이 달려들어 싸우는 걸 보고 해리 역시 말포이 패와 붙어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친구인 론이 분노하는 걸 보면 분명 같이 싸워줘야 할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 주먹질의 정당성을 논하기에 ‘의리’라는 말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없습니다. 옳은 측은 옳은 측대로 그른 측은 그른 측대로 ‘의리’를 지키려고 주먹질에 가담합니다. 친구가 싸우는 걸 팔짱끼고 쳐다보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론과 해리가 말포이와 말포이 친구들을 상대로 한 패싸움을 잘 한 일이라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친구가 의로운 일로 싸울 땐 거들어야 한다는 엄마의 암시를 지혜로운 우리 아들이 이해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해리포터>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말포이는 론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것을 놀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론은 말포이가 한마디만 더 하면 곧 주먹을 날릴 기세입니다. 그리고 론 곁에 있던 해리도 여차하면 주먹판에 뛰어들 자세를 취합니다. 왜냐하면 친구의 자존심을 말포이가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자존심은 곧 나의 자존심입니다. 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녀석들에 대한 주먹질. 그 역시 ‘용기’와 ‘의리’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다보니 우리 아들의 주먹이 생각납니다. 가녀리고 부드러운 사랑스런 아들의 주먹! 아들들의 주먹이 이렇게 가녀리고 부드러운 것이 걱정될 때 엄마들은 태권도를 보내고 싶어지나 봅니다. 싸움박질 가르치는 데가 아니건만, 아들이 건너야할 청소년기의 주먹질을 생각하면 태권도가 대안으로 떠오릅니다. 이런 불손한 생각을 하다니...

내가 에리히 캐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책을 통해 친구들과의 우정과 의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리 포터> 역시 용기 있는 세 친구의 모험을 통해 우정과 의리의 가치를 일깨워 주기에 더욱 가치가 빛납니다.

그리고 해리가 더 좋은 이유는 그가 타고난 ‘용기’와 ‘의리’의 화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고민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거란다.” 덤블도어 교수가 한 번 더 밝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네가 톰 리들과 크게 다른 점이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해리,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통해 나타나는 거란다.”

매 순간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며 삽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볼 것인가 끌 것인가, 심지어 믹스로 할 것인가 원두로 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늘 선택을 하며 삽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단순한 것이 아니고 인생 행로를 나눌 수 있는 것일 때 더 많이 고민을 합니다. 그렇게 고민되는 선택의 순간에 ‘의리’를 ‘용기’있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동경과 질투를 뒤섞어 <해리 포터>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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