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엿새 째 이야기 - 성장의 시간


며칠 전 지윤이 학교 일기 주제가 '엄마 아빠가 잘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썼나 궁금하여 지윤에게 말하고 읽어보았습니다. 아빠는 운동과 운전을 잘 하신다고 썼습니다.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신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엄마에 대해 쓴 내용 중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엄마는 농사를 잘 지으시고 또 풀을 잘 뽑으신다는 내용입니다, 표현하기를 ‘엄마가 풀을 뽑으면 풀이 금방 후루룩 없어진다.’ 고 쓴 겁니다. 농사를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웃을 내용이지만, 어쨌든 딸의 눈엔 엄마가 농사를 잘 짓고 풀도 후루룩 잘 뽑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엄마가 농사를 잘 짓고 풀을 잘 뽑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지 아님 그냥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엄마가 무어든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인식된 것은 뿌듯합니다.
지윤이가 일곱 살 되던 해부터 엄마가 밭을 일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니 지윤이 밭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럽습니다. 가끔 자기 맘대로 밭을 가꾸어도 되냐고 묻습니다. 특히 겨울이 막 가는 시절에 밭에다 뭘 심어 보겠다고 호미를 들고 나서기도 합니다. 땅 몇 번 파다말고 호미를 밭 가운데 던져두고 돌아오기 일쑤지만, 어쨌든 흙을 친근하게 느끼는 아이로 큰 건 하리하우스 덕분입니다.
 여름엔 풀 뽑는 엄마를 보고 가을엔 추수하는 엄마를 보고, 또 호두나무에서 장대로 호두를 떠는 아빠를 보고 아이들은 자연의 순환을 배우는 겁니다.  장대로 호두 떠는 일은 아빠 다음으로 지승이 잘 합니다. 엄마보다  지승이 장대를 잘 다루는 것을 보면 신기합니다. 아빠가 안 계실 땐 지승이 호두나무에 올라가야 하니 호두를 떨 땐 지승이 스스로 느끼는 존재감이 더 당당하지 않을까 하며 호두나무에 올라간 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한번은 지윤이 숙제에 어려운 수학문제 풀기와 어렵지만 끝까지 해낸 일을 비교해서 쓰는 내용이 있었는데, 은행 줍기는 어려운 수학문제 푸는 것만큼이나 하기 싫은 일이라고 적었습니다. 겉 물렁한 껍질이 터지면 고약한 똥냄새가 나는데다, 은행껍질의 진물엔 독성이 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당연 은행 줍기는 하기 싫은 일입니다. 그래도 하기 싫은 일을 해 보는 것도 교육이라 여기는지라 한 바구니에 500원이라는 교육비를 지불하며 시킵니다, 아이들이 500원을 벌기위해 한참을 꼬박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것을 보면, 지구력도 있고 참을성도 있구나 싶어 대견한 생각이 듭니다.

새 학년이 되어 지윤이 담임선생님께서 보낸 가정통신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혹시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저 사람도 성장하는 중이구나 하고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 문구를 읽는 순간 지윤이가 참 행복한 4학년을 보내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부족함을 성장의 과정에서 보아주고 이끌어 주실 선생님을 만난 것입니다.


성장의 과정’

하리하우스 작은학교에서의 15박 16일을 마무리하며 ‘성장의 과정’이란 말을 떠올립니다. 작은학교 이야기는 늘 성장합니다. 부족함이 알기에 성장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작은학교에 와서 놀다 간 아이들의 인생과 함께 성장하고, 꿈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나와 함께 성장하고, 풀이 썩어 거름이 되는 밭의 역사와 함께 성장하고, 까마득한 키의 은행나무와 함께 성장하고, 하리하우스 작은학교 이야기를 응원해 주는 모든 이들의 기원과 함께 성장합니다.

계획보다 일정이 짧아져서 아쉽게 돌아간 진슬이는 여름방학을 기다릴 겁니다. 형, 오빠, 친구들과 놀던 추억을 간직한 아이들은 그리움이란 걸 배웁니다. 더불어 하는 감사함도 알 것이니 다가오는 사람 소중함도 알 겁니다.

마음이 성장하는 곳, 마음이 성장한 시간.  사색의 시간이고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용기 있는 실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리하우스 작은학교에서 보낸 겨울방학 15박 16일은 성장의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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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1/03/29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리하우스의 여름철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연을 벗삼고 자연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마음의 재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윤이와 지승이가 부럽습니다.
    하리하우스의 작은 학교는 부족함보다는 그 부족함을 채워가는 기쁨을 알게 해 주는 학교입니다. 그렇기에 기쁨과 소중함을 알게 해 주는 학교라 생각됩니다. 올해도 재미있는 과학실험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파와 마늘

         
         [사진]지윤이 외갓집 솔농원 대파와 마늘


안내 1. 작은학교 체험학습 계획서


1.바느질로 틀어 짓는 자루 만들기
-- 부피에 관한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꿰매는 일을 통해 집중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2.폐건축자재를 이용한 미술작품 만들기
--원목 자투리 전선 자투리를 이용한 다양한 미술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맘껏 발휘해 봅니다.

3.털두꺼비 하늘소 찾기와 관찰하기 텃밭에서 잠자리 잡기
--호두나무에 알을 낳는 털두꺼비 하늘소 찾아보기 뒷밭에서 잠자리 잡기

4.여름철 푸른 껍질이 있는 호두 따 보기 껍질 벗기고 알맹이 깨 보기 가을엔 장대로 호두 털기
--호두는 원래 어떤 껍질에 쌓여있는 지 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5. 감자 캐기 옥수수 꺾기 머윗대 까기
--감자가 쏙쏙. 옥수수수염이 에헴~ 캐서 삶아 먹고 꺾어서 쪄 먹고. 데쳐서 반찬하고 하리의 자연주의 먹거리입니다.

6.냇가에서 다슬기 잡기
--1급수는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개울이 마당가에 있습니다. 조심조심 한 200미터 개울 탐사 하면서 다슬기 잡아요. 키우기가 수월해서 5개월 째 키우고 있습니다.

7.기름종이 만들기
--기름종이 만들고 눈감고 엄마 손 찾아보고 사랑도 키우고 야채 팩 해보고 왜 지방은 몸에 쌓이는 지 알아보고... 섬유질과 지방에 대해 알게 되는 건강 교육입니다.

8.물놀이. 모래놀이. 수영장 가기
--바가지로 물 뿌리고 호수로 물 뿌리고 도망가고 물총놀이 하고, 모래로 밥 짓고 두꺼비 집도 짓고... 걸어서 동굴에서 나오는 물놀이장도 갑니다.

9.작은학교 선생님이 읽어 주는 동화 듣고 이야기 나누기
--책을 읽는 것의 기쁨을 느껴야 책을 읽는 아이가 됩니다. 기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0.김매기
--식물의 특성 종류, 개미집의 모양, 개미떼의 공격, 하얀 개미 알, 암석의 특성 모든 것을 김매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답니다.

11.농기구 이름 알고 속담으로 연결 짓기
--호미와 가래를 모르는 데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이해할 수 있을 까요? 농기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지식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12.천연 염색 하기

--황토를 파다가 염색하기 쑥 뜯어서 염색하기


13.아빠가 끌어주는 울퉁불퉁 수레 놀이

--와~하하하 엄마 ~ 호호호 아이들은 너무 좋아합니다.


14.모닥불 피우기 삼겹살 잔치하기

--어스름할 때 한쪽에선 불피우고 한쪽에선 깻잎 따고 한쪽에선 고기 굽고 잔치를 벌입니다.


15.인라인 스케이트 타기

--국제 공인 규격 인라인 스케이트장서 씽씽 달려보기, 인라인 타고 적성대교 건너보기


16.눈썰매장 가기

--가까운 곳에 단양군 눈썰매장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제일 열광하는 특별식 ‘컵라면’ 먹는 날 ^^


17.현미경으로 보는 세상

--현미경을 이용해서 보는 잠자리 날개는 육안으로 보는 잠자리 날개와 어떻게 다른 지 비교하여 봅니다. 여러 식물을 보면서 세포의 개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많습니다.
왜냐하면 하리하우스의 작은 학교는 형식에 억매는 규격화된 체험장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살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찾아냅니다.

그 창의적인 공간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안내 2. 준비물 및 체험 비용

하리하우스 작은 학교에 머무르는 동안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귀 체온계, 해열제, 소화제, 상처에 붙이는 듀오덤 등 간단한 비상약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용 칫솔과 흙 묻어도 괜찮은 편안한 옷을 여벌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작은학교에 가지고 올 수 없는 물건


닌텐도 등의 게임기
합성 착향료와 합성 착색소가 들어간 음식물 반입 금지가 원칙입니다. ^^
우리 아이들이 아토피성이라서 일부 먹거리를 규제합니다.


체험 비용 안내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만 체험 가능합니다.
1박 2일 기준이며 방학 때는 2박 3일도 가능합니다.
체험 내용이나 계절 인원수에 따라 변동 있습니다. 전화로 상담 바랍니다.



안내 3. 오시는 길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 --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IC 나 단양 IC에서 가깝습니다. 적성면 하리 농협 하나로 마트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열차를 이용하는 경우 -- 중앙선 단양역이 가까우나 택시 이용시 요금이 약1만 3천원 입니다. 택시로 오시는 길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하리하우스 지 기사님은 오시는 길에 아이들에게 귀뚜라미도 잡아 주시고 메뚜기와 방아깨비 구분법도 알려 주십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문의하시면 개별 안내하여 드립니다. 자가용이나 열차이용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중간에 평동 5일장 (4일 9일) 단양 5일장 (1일 6일) 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안내 전화

작은학교 선생님 010-7760-0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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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하리하우스 주인장 옥이

                              [사진]단양 하리하우스 주인장 옥이 - 1000x669


옥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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