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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8 거미
 

거미


늑대거미 꼬마거미

굴아기거미

다 똑같네.

배 끝에다 알주머니

달고 다니네.


으뜸은 염낭거미.

새끼를 보호하고

목숨을 바치네.


사람과 똑 같다,

새끼를 사랑하는 마음.


2011. 2. 7



동전 초콜릿


냠냠 맛있다. 동전 초콜릿.

한 번 먹으면 두 번 먹고 싶고

두 번 먹으면 세 번 먹고 싶네.


게임 중독처럼

초콜릿 중독을 일으키네.

얼마나 달까 시험 삼아 먹어보다가

홀라당 다 먹어버리겠네.


2011. 2. 7



학교에서 거미에 대한 내용을 배웠는데, 거미에 대해 글쓰기가 숙제랍니다. 지승이가 부르고 그대로 받아 적었습니다. 그리고 지승과 의논하여 두 군데 수정을 하였습니다.  4행과 5행을

‘배 끝에다 알주머니를

붙이고 다닌단 말이야’

라고 했는데 위와 같이 수정하였습니다. 읽을 때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를’을 삭제했고 ‘붙이고 다닌단 말이야’를 2음보로 끊어 읽을 수 있게 ‘달고 다니네’로 바꿨습니다.

10행에 새끼를 다음에 ‘진심으로’라는 꾸밈말이 있었으나 뺐습니다.  ‘진심으로’ 라는 말을 넣어 읽을 때와 빼고 읽을 때의 느낌을 비교한 후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거미를 잘 썼다고 칭찬을 해 주었더니 바로 동전 초콜릿이란 시를 부릅니다. 퇴고 없이 그대로 옮긴 것인데 운율도 좋고 홀라당 먹고 싶은 맘도 잘 표현되어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내친김에 공동묘지라는 제목의 시도 읊었는데, 초콜릿 이야기만큼 간절하지 않은 감정이라 느낌이 팍 안 왔습니다.  삶에서 절실한 내용이라야 적확한 표현이 술술 나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묘지. 그곳이 무서움의 원천이 아니라 이웃 사람의 마지막 쉼터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되면 더 절실한 내용의 공동묘지를 쓸 수 있겠지요. 현상의 이면을 통찰하는 어른으로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11살 아들의 시를 적습니다.



공동묘지


으스스 공포 공동묘지

귀신을 만나려 해도

무서워서

낮에도 한 걸음도 못 가겠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귀신 만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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