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좌측 호두나무와 리모델링 중인 하리하우스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하리 하우스 뒷밭에 큰 호두나무가 세 그루 서 있다. 처음 하리 하우스를 만나던 날, 그때는 잎이 다 진 늦가을이어서 좀 을씨년스런 기분도 들었지만 일단 호두나무가 세 그루 있다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구나.’ 싶었다.
하리 하우스의 호두나무가 우리 아이들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한 몫을 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청설모나 오소리한테 뺏기지 말고 잘 따야 할 텐데......
첫째는 우람하고 시원스레 자란 잘 생긴 호두나무의 풍모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둘째는 호두나무 그늘 밑에 자란 먹우 (머위) 나물을 뜯은 것이다. 실은 낫으로 베었으니 뜯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먹우 줄기를 넉넉히 얻었다. 호두나무 그늘이 땅을 습하게 유지하여 먹우가 잘 자란 덕이다.
셋째, 눅눅한 기운이 있는 호두나무 그늘 덕에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 도마뱀과 비단개구리와 지렁이를 잡은 것이다. 아마 일부러 찾으려면 힘들었을 텐데 먹우를 베는 동안 덤으로 잡은 것이다. 도마뱀은 외할머니께서 발견 하셔서 애들 보여 주라고 잡아 주셨고 개구리는 내가 잡았다. (낫질을 하느라고 장갑을 끼고 있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개구리는 쑥을뽑아 버리는데 뿌리에 달려 나왔다. 도마뱀은 플라스틱 병에 넣어주고 개구리는 먹우 잎에 싸서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둘 다 다시 놓아 주었다. 키우자고 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 했는데 다시 밭에 놓아 주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생명을 사랑해서인지 징그러워서 놓아준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지승이가 ‘도마뱀이 마음 속으로 고맙다고 했을 것 같아.’라고 하는 걸 보니 도마뱀과 개구리가 무얼 원하는지 팀絹스스로 고민해 봤을 것도 같다.
또 <금빛 도마뱀의 선물- 교원>이나 <신기한 사과나무-교원>에 도마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앞으론 그 책을 읽을 때 자신들이 보았던 도마뱀 생각에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넷째로 호두나무가 준 선물은 새끼 호두나무를 준 것이다. 호두가 떨어져 싹이 나고 그 여린 싹이 나무의 형상으로 자라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렸을까! 그 세월을 이겨낸 소중한 새끼 호두나무가 어미 호두 나무의 그늘 아래 자라고 있었다. 한 그루는 아빠가 심고 또 한 그루는 아빠가 하는 양을 보고 아이들이 흉내내어 뚝딱 심어 놓았다. 두 그루 다 뿌리를 잘 내리면 좋겠다. 지금의 호두나무가 기력이 쇠해질 때 멋진 2세대 호두나무로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으면 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의 세대교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아이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이야기 하면서 ‘그래서 아이들은 가스불을 키면 안되는 거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아들이 하는 말.
“그럼 엄마 아빠가 다 죽으면 그때는 어떡해요?”
순간 기가 막혔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그건 걱정 하지 마. 지윤이 지승이가 조금 더 크면 가스 불 켜는 거 엄마가 가르쳐 줄 테니까.”
도대체 이놈은 가스불 빨리 켜보는 게 중요한 거야 에미애비 사는 게 중요한 거야. 그 순수한 호기심이 지금도 나를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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