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먹거리만끽학교'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0/08/06 작은학교 스테인레스 식판으로 밥먹는 이야기^^
  2. 2008/05/24 민들레, 꽃쌈으로 먹을까? 차로 마실까?
  3. 2007/05/30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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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은학교 스테인레스 식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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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은학교 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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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은학교 고사리와 야채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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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리하우스 작은학교 스테인레스 식판


     하리하우스에는 단체식판으로 식사를 합니다. ㅋㅋㅋ 물론 설거지도 셀프입니다.  이 식판 보니깐 예전에 남대문에서 12개인가 사온 플라스틱 식판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 서울에서 어린 조카들 데리고 있을때 식판으로 밥먹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냥 자립심과 재미의 의미로 단체식판을 사용했는데 이것도 제3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해석과 반응이 하늘과 땅이란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암튼, 하리하우스의 식판 사용과 셀프 설거지는 그 환경에 딱 맞는 식사시스템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친구들이 집 떠나서 군소리 안하고 밥먹고 식판 설거지를 하는 모습은 그 어떤 생활예절 교육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리라 생각 됩니다. 이 글은 지윤이 외삼촌이 쓴 글입니다. 누가 썼는가에 따라 글의 해석이 틀려 질 수 있기에 글쓴이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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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네 외갓집 솔고개마을 풍경 2008 봄


민들레, 꽃쌈으로 먹을까? 차로 마실까?

옛날엔 민들레를 보면 하얗게 씨를 매단 줄기를 꺾어 훅 부는 게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삼년 전부턴 뿌리째 캐는 게 일입니다. 노란 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고도 꽃송이를 따기 보단 역시 뿌리째 캐는 일입니다.

 ‘와! 너무 예쁘다. 맛있게 생긴 걸!’

감탄사를 난발하면서요.

 꽃은 보아서 아름다운 것도 좋지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매혹적인 일이지요. 철쭉보다 진달래가 왠지 마음에 끌리는 것도 먹을 수 있고 없음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민들레가 사랑받는 이유 역시 바로 건강에 좋은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의 민들레는 뿌리째 캐서 햇볕에 말립니다. 말린 민들레 10g과 물 600cc를 끓여 절반이 되게 달여서 식전 빈속에 나누어 마십니다. 오래된 간장병이나 황달에 효과가 있습니다.

 민들레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생잎은 감자와 함께 즙을 내어 식전에 한 컵씩  마시면 위궤양에도 좋습니다.

       출처 - 신재용의 음식 동의보감 365 -

딴소리 잠깐 --- 해성한의원  신재용 선생님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주치의 선생님이십니다. 명성이 자자한 한의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잘 맞는 약을 지어주시기 때문에 믿고 따르는 스승님 같은 분입니다. 지윤이와 지승이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뿐 아니라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양수리 해성한의원까지 먼 길을 마다않고 다닌답니다. 그리고 하리하우스에서 음식이야기를 통해 설명하는 몸에 좋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신재용 선생님의 저서와 방송에서 소개한 건강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예전에 옥상에 놓고 물탱크로 쓰던 pvc통을 가로로 반 잘라 만든 작은 밭(?)에 고추와 상추를 심으로 올라갔다가 무성하게 자란 민들레를 보았습니다. 그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예쁘던지요. 캐 보니 뿌리는 쭈글쭈글 생기가 없더군요. 잎과 꽃을 피우느라 영양분을 다 써버린 까닭이겠지요. 그래서 뿌리는 떼고 잎과 꽃대는 깨끗이 씻어 저녁 밥상에 올렸답니다.
접시에 하나 가득 풍성한 민들레 꽃쌈!

 어른들은 봄나물이라고 좋아하시고 아이들은 꽃도 먹느냐고 신기해합니다.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봉오리를 떼어 쌈장에 찍어먹으니 상추랑 비슷한 맛이 난다고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재미있게 먹습니다. 아빠가 놀리느라고 ‘강아지 똥- 권정생 글’얘기를 했슺니다. 그러나 ‘우리 집 옥상엔 강아지가 없어요.’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고, 마침 학교 숙제로 읽게 된 강아지 똥의 민들레를 예사로이 보아 넘기지 않게 되었답니다.

 꽃 피기 전 민들레는 차로 만들어 마셔도 좋다고 하는 데 그 방법은 우리 가족에겐 잘 안 맞았습니다. 맛은 없었거든요. 그러나 오래된 간장병에는 좋다고 하네요.

 올 봄, 어디 깨끗한 곳에 핀 민들레 보이면 한 번 고민해 보시죠.
‘저걸 쌈으로 먹어? 차로 마셔?’

참. 이번 봄에 한이네와 현철이 현진이네, 그리고 태형, 문형이네 가족과 나의 오랜 벗이 왔을 때 하리 뒷밭에서 민들레를 캐서 대접했답니다. 민들레 꽃 만큼이나 환하게들 웃고 갔습니다.
2008. 4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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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좌측 호두나무와 리모델링 중인 하리하우스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하리 하우스 뒷밭에 큰 호두나무가 세 그루 서 있다. 처음 하리 하우스를 만나던 날, 그때는 잎이 다 진 늦가을이어서 좀 을씨년스런 기분도 들었지만 일단 호두나무가 세 그루 있다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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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보약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며 우리 민간요법을 많이 소개해 주시는 해성한의원 신재용 원장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내려 준 식품 처방이 바로 호두 먹기다. 같은 견과류라도 땅콩은 아토피에 안 좋은 반면 호두는 좋은 식품이니 하루 한두 알을 꾸준히 먹이라고 하셨다. 외갓집에도 호두나무가 있어서 아이들 약이니 많이 갖고 가라고 하시지만 어차피 한 2년을 꾸준히 먹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호두를 사서 먹이기로 했는데, 국산 호두는 비싸서 우리 아이들 둘이 먹는 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수입 호두를 구해서 먹었다. 그러나 내가 먹어보니 그 맛이 고향집 뒤안에서 딴 그 호두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내 기억 속의 호두는 고소하고 호두향이 강한데 수입 호두는 알이 크고 살이 많았지만 호두 향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먹던 그 맛있는 호두를 내 팀絹涌“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반대로 그나마 국산 대비 싼 편이 수입호두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호두가 없어서 못 먹진 않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위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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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호두지만 아이들이 잘 안 먹으려 한다. 기름기가 많아서 아무래도 좀 느끼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호두만 먹으려 들지 않을 땐 볶은 콩과 섞어 주어서 씹는 맛이 생기게 해 주거나 다시마를 잘게 잘라 호두와 같이 주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마의 짭짭함이 호두의 닝닝함을 좀 덜어주어서 좋다. 아니면 씨리얼에 섞어서 과자처럼 주어도 좋다. 이런 방법이 다 안 통할 때는 호두자반을 만들어 주면 좋다. 콩자반과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면 된다.  단 콩자반보다 수분 흡수가 적으므로 물의 양이나 간장의 양을 적게 해야 한다.  아니면 콩과 섞어서 호두콩자반을 만들어도 된다. 호두 콩자반을 만들 땐 호두와 콩이 익는 속도가 다르므로 콩을 먼저 간장과 물을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호두를 섞으면 된다. 두뇌발달에 좋은 식품을 이야기 할 때 호두를 이야기 하며 생김이 뇌의 생김과 아주 비슷한 점을 짚어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더욱 더 열심히 먹여야 하건만 요즘은 좀 소홀했었다. 하지만 호두나무 밑에서 직접 주운 호두를 스스로 탕탕 깨서 먹으라 하면 그 재미에라도 더 잘 먹을 것 같다.

하리 하우스의 호두나무가 우리 아이들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한 몫을 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청설모나 오소리한테 뺏기지 말고 잘 따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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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지난 주 하리 하우스에 갔을 때 우린 이미 호두나무의 선물을 네 가지나 받았다.

첫째는 우람하고 시원스레 자란 잘 생긴 호두나무의 풍모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둘째는 호두나무 그늘 밑에 자란 먹우 (머위) 나물을 뜯은 것이다. 실은 낫으로 베었으니 뜯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먹우 줄기를 넉넉히 얻었다. 호두나무 그늘이 땅을 습하게 유지하여 먹우가 잘 자란 덕이다.

셋째, 눅눅한 기운이 있는 호두나무 그늘 덕에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 도마뱀과 비단개구리와 지렁이를 잡은 것이다. 아마 일부러 찾으려면 힘들었을 텐데 먹우를 베는 동안 덤으로 잡은 것이다. 도마뱀은 외할머니께서 발견 하셔서 애들 보여 주라고 잡아 주셨고 개구리는 내가 잡았다. (낫질을 하느라고 장갑을 끼고 있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개구리는 쑥을뽑아 버리는데 뿌리에 달려 나왔다. 도마뱀은 플라스틱 병에 넣어주고 개구리는 먹우 잎에 싸서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둘 다 다시 놓아 주었다. 키우자고 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 했는데 다시 밭에 놓아 주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생명을 사랑해서인지 징그러워서 놓아준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지승이가 ‘도마뱀이 마음 속으로 고맙다고 했을 것 같아.’라고 하는 걸 보니 도마뱀과 개구리가 무얼 원하는지 팀絹스스로 고민해 봤을 것도 같다.

또 <금빛 도마뱀의 선물- 교원>이나 <신기한 사과나무-교원>에 도마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앞으론 그 책을 읽을 때 자신들이 보았던 도마뱀 생각에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넷째로 호두나무가 준 선물은 새끼 호두나무를 준 것이다. 호두가 떨어져 싹이 나고 그  여린 싹이 나무의 형상으로 자라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렸을까! 그 세월을 이겨낸 소중한 새끼 호두나무가 어미 호두 나무의 그늘 아래 자라고 있었다. 한 그루는 아빠가 심고 또 한 그루는 아빠가 하는 양을 보고 아이들이 흉내내어 뚝딱 심어 놓았다. 두 그루 다 뿌리를 잘 내리면 좋겠다. 지금의 호두나무가 기력이 쇠해질 때 멋진 2세대 호두나무로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으면 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의 세대교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아이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이야기 하면서 ‘그래서 아이들은 가스불을 키면 안되는 거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아들이 하는 말.

“그럼 엄마 아빠가 다 죽으면 그때는 어떡해요?”

순간 기가 막혔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그건 걱정 하지 마. 지윤이 지승이가 조금 더 크면 가스 불 켜는 거 엄마가 가르쳐 줄 테니까.”

도대체 이놈은 가스불 빨리 켜보는 게 중요한 거야 에미애비 사는 게 중요한 거야. 그 순수한 호기심이 지금도 나를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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