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세상>
부모로서 내가 계획해야 하는 세상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라야 합니다. 그래야 그 미래를 살아 갈 아이들과 같이 걸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20대가 되는 미래사회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자 <10년 후 세상>이란 책을 샀습니다. 물론 최재천 교수라는 대표집필자가 책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학자이면서도 사회적 현상에 대한 안목이 따뜻하다는 느낌을 주는 최재천 교수의 글을 대하는 기쁨이 컸습니다.
<10년 후 세상>은 뇌공학의 발달과 신경윤리학, ‘복제’의 가능성과 윤리성에 대한 문제제기, 의학발달과 의료의 불평등화 가능성. 진화하는 결혼과 10년 후 유망직업군. 종교와 반종교 사이 제 3의 길로서의 영성(spirituality). 녹색 화학의 목표와 인공광합성에 대한 희망 등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논의가 때로는 우려로 때로는 가슴 뛰는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뇌파감지장치의 발달이나 인간복제, 인공장기를 이용한 초장수시대의 도래에 대한 언급은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과학기술발전에 윤리성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함은 물론 개인의 판단기준도 역시 윤리성에 기본을 두어야 함을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요구, 시대의 변화, 사회적 요구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결혼에 대한 이야기나, 10년 후 유망 직업군, 10년 후 사라질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영성의 문제에 대한 고찰은 미래사회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10년 후 세상>이란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라면 ‘인공광합성’을 향한 인류의 꿈을 읽은 겁니다. 가능하다면 미국의 인공광합성센터를 아이들과 견학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공광합성의 중심에는 태양과 이산화탄소의 새로운 순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공나무숲에서 나오는 액체연료를 넣은 무공해 자동차가 달리는 멋진 신세계! 에너지의 생산개념을 완전히 바꿀 인공광합성!
어렸을 때부터 바람개비와 환풍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커서 풍력을 이용한 획기적인 에너지 개발을 해내는 과학자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인공광합성 연구에 참여하여 인류가 평등한 햇볕을 쬐듯, 평등한 에너지 사용자가 되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요즘 아들은 과학시간에 광합성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광합성’이란 단어를 가슴 떨리는 희망으로 받아들이긴 아직 어립니다. 에너지의 고갈의 위험과 에너지원의 편중에서 오는 갈등, 화석연료, 핵연료 사용에서 오는 지구환경 파괴와 같은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아마도 ‘인공광합성’이란 단어를 가슴 떨리는 희망으로 껴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긴 ‘인공광합성’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기득권자를 위한 무기가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생겨납니다. 모두를 위한 과학. 그런 가치를 아는 사람으로 크리라 기대합니다.
10년 후 나는? 여전히 가족의 먹을거리와 입을거리 장만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평범한 주부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갖고 있으면 쓸모 있을 법한 자격증 하나를 더 갖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0년 후 세상>의 일깨움 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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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때 교수님께서 앞으로 개인마다 전화를 한대씩 가지고 다니며 전화를 거는 시대가 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그 말씀을 믿지 않았죠. 종이처럼 얇고 벽에 거는 TV를 볼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셨을때 저는 그 말씀도 믿지를 않았습니다. 그때는 미래를 볼줄 아는 안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제가 그런 기술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니 참 재미있는 일이지요. 앞으로 10년후엔 어떤것이 생겨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10년뒤, 아니 20년뒤에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하며 제 어린시절 사진을 보곤 합니다. 제 어린 시절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아버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래는 밝고 기대가 되는 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미래에 생길 것들에 대해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곤 합니다. 그리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미래에 대한 꿈을 함께 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