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ve for peace with everyone, and for that holiness."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12장 14절

그런데 성구 해설에 따르면, ‘평화’란 하느님과의 화평을 통해서 타인의 행복과 복지를 위한 책음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룩함’이란 하느님의 은혜의 선물로서 믿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할 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평화’화 ‘거룩함’은 인간으로서 반드시 드러내야 할 하느님의 속성이라고 합니다.

2010년을 보내며 2011년을 맞으며 신재용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말씀입니다. 2011년의 날들이 촘촘히 박힌 어여쁜 달력과 함께 보내주신 말씀을 읽는 순간 제 삶이 아름답게 떨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껏 제가 들어온 가르침 중에 ‘거룩함’이란 말씀은 없었습니다. 물론 정직, 인내, 정의, 지혜, 사랑, 순수, 진실 등의 가르침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유와 평화라는 가르침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룩함’이란 말씀은 없었습니다. 역사상의 위인이나 성인에게나 붙는 수식어인 ‘거룩함’이란 단어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내 생의 목표에 두고 살라 하신 말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제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거룩하게’ 살라고.

선생님께서

‘한 해를 돌아보면, 아니 한뉘를 헤아려 보아도 어느 한때나마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없게 살아왔습니다. 거룩하게 살았느냐 하면 그건 더욱 아닙니다. 그러니 이제까지의 삶이 그야말로 헛된 삶에 불과했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 속에 들어 있는 반성은 저와 같은 어리석은 사람에게 주시는 겸양과 교훈의 말씀임을 압니다.

되짚어봄에 하루라도 평화로움으로만 가득 찬 날이 없었고, 돌아봄에 초췌하고 남루한 인격의 옷을 입고 지낸 날이 많은 것 같아 자식 보기도 참 부끄럽구나 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보내던 차에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의 고뇌를 어찌 알고 나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시는 걸까. 이렇게 좋은 말씀을 주시는 스승님이 계시니 나는 참 행복하구나!

벌써 5월입니다.
여전히 허둥대고, 화내고, 실망하고, 실수하며 지내는 나날이지만, 때때로 생각합니다. 여럿 속에서 평화롭고 거룩하게 사는 것에 대해서.

아름다운 5월에 ‘평화와 거룩함’이란 말씀을 새겨주신 신재용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평화와 거룩함이 있는’ 작은학교 이야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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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1/05/13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때 그 형상은 하나님을 통해 왔습니다. 즉, 사람은 하나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랍니다. 신의 여러 속성중 하나는 거룩함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가르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에게 거룩함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죠. 내 자신이 거룩한 생활을 하지 않으면 거룩함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솔바람님께서는 좋은 스승을 두신것 같습니다.

지윤이네 둘째 외삼촌 주말농장 솔하우스 설경(雪景)

                  [사진]지윤이네 둘째 외삼촌 주말농장 솔하우스 설경(雪景) - 1000x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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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학교 선생님 2010/04/05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감사원 감사관 최병국.
    나의 둘째 오라버니며 지윤 지승의 외삼촌인 고 최병국의 관직명입니다. 지금은 곁에 아니 계시지만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한 공직자로서의 삶은 이름 석자에 고스란히 새겨져 길이 남을 것입니다.
    이렇게 깊은 산골에 살면서 어떻게 서울을 알아 서울유학을 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깊은 산골인 솔고개에서 자란 오라버니가 공부라면 남부럽지 않게 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뭘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념' 이라는 말로 답을 삼고 사람이 목표를 이루려면 가장 중요한 힘이 집념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내 아이들이 집념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문득 물었습니다.
    "오빠, 오빠가 국민학교 6학년 땐가 걸어서 종암동에서 김포공항까지 갔다왔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었어?"
    질문을 하며 내심 내가 생각한 답이 나오리라 생각하며 웃고 있었습니다. 고집, 근성, 집념. 그런데 오라버니는 고민하거나 주저하는 기색 없이 대답하는 겁니다. 아주 천진하기까지 한 말투로,
    "호기심이지 뭐. 비행기가 어떻게 뜨고 내릴까 궁금해서 보러 갔지."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럴 때 오십 넘은 오빠 표정에서 언뜻 십대 소년의 호기심 넘치는 눈망울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아! 그랬구나. 호기심이 오빠를 이끈 원동력이었구나!'
    무일푼의 소년이 지도 한 장을 들고 종암동에서 김포공항까지 걸어가서 내리고 뜨는 비행기를 보고 얼마나 가슴 벅찼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지윤이와 지승이 조금 더 크면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김포공항까지 걸어가볼까 합니다.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노력과 끝까지 해내는 근성도 배울 겸 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윤, 지승은 2학년 여름방학에 단성면 인라인 스케이트장에서 적성면 하리까지 걸어서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걸어가며 적성대고 펭귄이지 까치인지 알 수 없는 조형물 안쪽으로 벌이 집을 지어 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앞서 가던 지윤이가 자기 주먹만한 벌집이 있다고 하여 가까이 가 보니 정말 지윤이 주먹만한 벌집이 펭귄 조형물 안쪽에 있었습니다. 지윤이 눈썰미가 좋아서 찾아낸 것 같습니다. 적성대교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없을 터이니 아마 그 벌집은 우리가 다시 찾을 때까지 무사할 것 같습니다.
    걸으며 다니는 차 바퀴에 납작하게 눌려 완전히 가죽만 남은 작은 뱀
    도 보았고 시멘트 길 위에 죽어 있는 까만 두더지 새끼도 보았습니다. 아주 특별하게 생긴 애벌레도 보았습니다. 거의 두시간 반을 땡볕에 걸었는데, 나의 목표는 걸어서 집에까지 가 보기였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목표는 가는 길에 컵라면 먹기가 목표였습니다. 목표 둘 다를 이루고 집을 코앞에 두고 아빠차를 만나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뙤악볕에 두시간 반정도 걸어내는 걸 보고 이만한 체력과 끈기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 여름방학에는 아이들과 우리땅 배낭여행을 해볼까 합니다. 아니면 한 일주일 잡고 제주도 탐방을 해볼까도 생각중입니다. (우리 아이들 아직 비행기를 못 타봤습니다.) 여행지 관광이 아닌 제주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입니다. 그리고 딱 한가지 돈 좀 들어도 꼭 시켜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스킨스쿠버로 바닷 속 구경하기 입니다. 바닷속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유난한 엄마가 아이들을 시켜 그 감동을 대신 맛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해저 2만리처럼 바다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10살부터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윤 지승이 마침 올해 10살입니다.
    호기심 많았던 시골 소년이 본인의 목표를 이루었던 것 처럼, 우리 아이들 호기심을 맘껏 펼쳐볼 기회를 만드는 현명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오라버니가 주신 교훈을 새기며...

지윤이와 지승이 셋째 외삼촌 주말농장 학운산방 겨울풍경

           [사진]지윤이와 지승이 셋째 외삼촌 주말농장 학운산방 겨울풍경 - 800x960


지윤이와 지승이 외갓집 솔농원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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