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이는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습니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지윤의 작품(낙서 까지)을 소중히 간직해주는 엄마를 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다보니 자기 작품에 엄마가 손을 대는 것을 아주 싫어 합니다. 본인이 쓴 그대로 냈다가 상은 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자존감은 여전히 상승기류입니다.
학교에서 한국화를 배우는데, 한국화 선생님께서도 지윤이가 본인 작품에 선생님께서 수정해주시는 걸 아주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건방져 보일 수 있고 겸허한 사람이 더 배울 수 있는데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지윤이의 개성으로 인정해 주셔서 지윤이에게 설명해 주실 땐 지윤이 그리는 그림에 그리지 않으시고 다른 종이에 그려서 보여주신다 합니다.
이번에 G20 기념 대한민국학생우표대전에 한국화부 학생들이 단체 출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방과후 시간에 그려서 지윤이의 그림을 못 보았지만, 자기 스스로 마음에 든다니 기쁩니다. 이왕이면 결과도 좋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윤이가 한국화를 배우는 걸 보면 엄마로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지승학교엔 방과후 한국화가 없어서 배워볼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승학교에도 다양한 방과후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행히 지승이가 '아이스 에이지 3' 디비디를 본 이후로 공룡그리기에 재미가 붙어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참, 지승이가 자신이 그린 공룡그림으로 만화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초등 3학년이 그림, 음향효과, 촬영까지 해서 만화영화를 만든 것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서 잠시 우리 아들이 제 2의 스필버그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행복한 희망도 품게 되었답니다. 지승의 꿈에 만화그리는 사람과 만화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들에 고무되어 다음엔 '아이스 에이지 1, 2'를 사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서 어떤 직업을 갖은 사람이 되든 '영혼이 즐거운 일을 하는 직업'을 택하라는 게 엄마로서의 충고 입니다. '영혼'이란 단어가 너무 거한가? 그럼 마음, 정신 정도로 고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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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30 피아노 콩쿠르를 다녀와서 (1)
학교 불조심 글쓰기 대회 원고
불조심
우지윤
엄마 불나겠어요.
빨리 가스레인지 불 끄세요.
아빠 불나겠어요.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언니 불나겠어.
전기 코드를 너무 많이 꼽아 놨잖아.
얼른 뽑아.
오빠 불 나겠네.
라이터로 불장난 하지 마.
아이구 내가 못살아~~
우리집 식구들은 불이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댓글을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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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2011/11/15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새로 댓글달기하는 건데요.... 이제 9살이에요. 보다보다 보니 재밌는 코너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봤는데 너무 재밌고 귀여운 것 같애요! 저보다 더 잘 쓰는 것 같은데요~~~~!! (샘남.)ㅋㅋ 안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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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2011/11/17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
9살 수현.
나는 이 홈페이지 관리자고. 위 글은 10살 때 지윤이가 지은 거란다. 너보다 한 살 더 커서 지은 것이니 너무 샘내지 말거라. 네가 10살이 되면 더 감동적인 불조심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런데 수현아.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다. 지윤이는 늘 책과 함께 산단다. 숙제하고 영어 비디오 보고 노는 시간 빼고는 늘 책을 읽는단다. 너도 늘 책을 읽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 뿐 아니라 너 자신에게도 지혜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단다.
그리고, 네가 들어가 댓글을 남기는 홈페이지 내용에 대해 부모님과 자주 대화를 나누길 바래. 댓글은 너의 한 부분이고 네가 좋은 댓글을 통해 자라는 모습을 보시면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실 것 같구나.
지윤이 대신 내가 너에게 댓글을 쓰는 걸 이해해 주렴. 왜냐하면 이 홈페이지는 어린이의 교육을 생각하는 어른들을 위한 내용이 많거든. 그래서 아직 지윤이는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단다.
선플을 달 줄 아는 수현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렴!
보내주신 초콜릿 온 가족이 나눠먹고 힘 내서 피아노 잘 치고 왔습니다.
콩쿠르 결과가 어제 오후 나왔는데요, 지윤인 아까운 우수상, 지승인 다행인 우수상입니다. 지윤인 중간에 한 번 틀렸다 하구요 지승인 중간에 일부를 아예 건너 뛰고 쳤답니다. 대회전에 선생님이 가장 강조한 내용이 틀려도 당황하지 말고 다음 걸 계속 쳐라 였는데, 충실히 따른 편이지요^^
둘 다 대회는 처음이라 얼마나 긴장들을 했는지, 피아노를 치고 나왔는데 둘 다 얼굴이 발갛게 달았더라구요. 지승이는 속이 상해서 살짝 또 눈물이 났구요, 지윤인 아쉬워하긴 하는데, 다음에 한 번 더 나가면 안떨리고 잘 할 수 있겠다고 한 번 더 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지승이도 다시 도전해 볼 마음이 있냐고 했더니 다시 해 볼 마음 있다고 하네요. 대회가 끝나면 다시는 안한다는 아이와 다시 하겠다는 아이가 있는데 둘 다 다시 해보겠다고 하니 피아노가 지겹지는 않은가 보다 하여 그 점이 기쁩니다.
이번엔 준비기간이 짧은데 비해 아이들이 집중해서 외우고 연습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평소에 하리에 피아노가 한 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지승이도 그 생각이 든답니다. 하리에 가면 연습을 못하니까요. 그러면서 피아노가 얼마나 하냐고 묻더라구요. 몇 만원 이상 넘어 가는 건 실감할 수도 없으면서 묻기에 그냥 비싸다고 했지요.
하리 데크에 서면 영화 '피아노'가 생각납니다. 아마 지금 보면 스무살 시절에 본 것 보다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바닷가에 피아노를 내려놓고 치던 장면. 다른 건 기억이 안나는 데 그 장면은 영화의 대명사처럼 떠오르네요. 텔레비전 광고에도 야외에 피아노를 놓고 치는 장면이 연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는 하리 데크에 서면 특히 하늘이 말할 수 없이 파란 날은, 데크에서 피아노를 치면 너무나 멋지겠단 생각을 합니다. 바래가는 나무 데크위에 윤나는 까만 피아노. 여긴 그랜드 피아노가 어울리겠죠? 파란 하늘과 피아노 소리. 이런 상상을 하는 것 만으로도 멋진 음악을 듣는 것 만큼이나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 피아노를 누가 치는가가 문제인데, 만약 정말로 그럴 기회가 된다면 지윤 지승의 피아노 선생님께 연주의 영광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지윤 지승도 자연과 하나되는 음악을 연주하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구요. 친구 딸내미가 바이올린을 한다니 협연도 좋겠네요. 상상 속의 음악회가 이 순간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이만하면 제 삶도 꽤나 화려하고 사치스런 삶이네요.
처음 아이들 피아노 선생님을 만났을 때 한 말이 '선생님, 저는 피아노를 몰라요. 제가 어렸을 때는 피아노는 동경의 대상이었거든요. 우리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목적은 그저 자기가 치고 싶은 곡이 있으면 연습해서 연주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하는 것이구요.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데 피아노가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였습니다. 지윤 지승이 피아노를 대하는 걸 보면 그 정도 기대는 충족되고 있는 듯 하여 기쁩니다.
그런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대회 이후 지윤 지승이 피아노 대회하는 놀이를 하고 놉니다. 사회도 보고 둘이 점수도 멕이고 상도 주고 합니다. 저한테 '땡!' 하고 종치는 임무를 맡기니 귀찮은 일 하나 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의 경험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게 됩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한 까닭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대목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하는 하리하우스의 작은학교이야기가 이 아침 힘이 되어 나에게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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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고 스스로 하려는 일이 생긴다는 것은 아이들이 서서히 커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윤이와 지승이가 점점 성숙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가끔은 그것이 고집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존감을 찾아가는 한사람의 모습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둘 모두 귀엽네요. 미래의 멋있는 어른의 모습이 상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