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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4 어린이 대공원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 (1)
  2. 2010/10/26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 (1)
  3. 2010/09/29 호기심과 상상력 (1)

어린이 대공원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

우지윤

내가 앉아 있는 곳은 어린이 대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 의자다. 지금 나는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중이다. 올라가는 순간부터 소름이 돋았다. 이제 내리막길이다. 나는 이 때 부터 끝날 때 까지 눈을 꼭 감고 탔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 올 때 얼마나 다리가 후들거렸는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아찔하고 무서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더 타고 싶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기구를 타 보고 싶었기 때문에 바이킹을 탔다. 보기만 해도 재미있어 보이는 바이킹. 그렇지만 막상 타고 나니깐 너무 무서웠다.

마지막으로 탄 놀이기구는 유령의 집이다. 너무 끔찍했다. 쿵쿵 땅이 흔들리나 하면 괴상한 소리도 났다. 나는 1분 안에 그곳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나는 동생과 함께 집에 왔다. 참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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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0/11/04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진행형은 주로 현장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공포영화에서 주인공의 시선이 움직이는 길을 카메라가 같이 따라가는 기법은 그 일이 눈앞에서 금방 벌어지고 있다는 현장감을 고조시킨다. 마찬가지로 글에서의 현재진행형은 주인공이 겪는 일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긴박감이나 현장감을 강조한다.
    그 현재진행형이 딸의 글에서 발견되었다. 대부분 아이들의 경험담은 과거형으로 표현된다. 과거의 일이므로 자연스레 과거형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딸이 롤러코스터를 탄 경험은 현재진행형으로 시작되었다.

    ... 지금 나는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중이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경험이 너무나 긴장감 넘치는 것이기에 글을 쓰는 시점에서 그 긴장감을 다시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글의 종결어미를 현재 진행형으로 쓰게 되었을 것이다. 내용이 형식을 지배함을 딸의 글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내용에 따라 형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기술은 딸이 스스로 익힌 것이다.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는 독서활동 속에서 자연스레 터득한 표현법. 많이 읽는 것이 잘 표현 하는 지름길이다. 일기 숙제는 지겹다고 난리를 치지만, 뭐든 읽는 것은 싫다고 하지 않는 딸이기에 읽기를 통해 쓰는 법을 익힌 것이다.

    쓰게 하고 싶다면 많이 읽히라.
    쓰게 하고 싶다면 많이 경험하게 하라.
    쓰게 하고 싶다면 많이 생각하게 하라.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

‘솔직 단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 이런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참 행복할겁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어린아이일수록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린이일수록 행복에 가깝고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에서 멀어지는 어른이 되어 갈수록 행복에서 멀어진다는 뜻이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언제나 솔직한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되고 단순한 것은 어리석은 것으로 취급되고 순수는 농락당하기 쉬운 대상이 되어 상처받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니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어른이 되어서도 솔직함으로 만사를 해결할 수 있고 단순함으로 얽힌 관계를 만들지 않고 순수함으로 상대방까지 정화시키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을 성인이라 부르는 게 아닐까 합니다.

딸과의 대화엔 망설임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가장 큰 비결이라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수업시간이 지루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왜 지루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미간을 좁히며 힘주어 말합니다.

“지루해요! 전 제가 궁금한 걸 배우는 게 좋아요.”

하긴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들은 평소 딸이 궁금해 하는 것들이 아닌 건 맞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딸이 여민지 선수와 지소연 선수의 싸인을 받고 싶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으면 열심히 공을 차고 또 차고 연습하는 게 중요하지 싸인이 중요한 게 아니야.”

딸이 대답합니다.

“아니예요. 싸인이 있으면 마음이 즐거워서 연습이 더 잘 돼요.”

하긴 그 말도 맞습니다. 마음먹기가 반이라는데...

배운 속담을 참 재치있게 잘 쓰는 데 이것 또한 속담을 단순명료화 시킨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한번은 내가 머리가 아파서 ‘아이고 머리야, 엄마 머리 아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말합니다.

“엄마, 안 아프다고 말하세요. 말이 씨가 된다잖아요.”

또 한 번은 내가 소리 안 나는 작은 방귀를 끼었는데 냄새는 아주 지독했습니다. 좀 멋쩍고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데 딸이 말합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잖아요. 그러니까 작은 고추가 맵듯이 작은 방귀가 독하다!”

그 연결고리를 알겠냐는 듯 손짓까지 하며 설명을 하는 데 너무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밥먹다가 딸이 예쁜 방귀를 뽕 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진지하게 말하는 겁니다.

“엄마, 방귀가 아주 세면 사람이 날아갈 수도 있겠네요?”

참~, 나~, 원~, 내~, 이거 초등 3학년 생각 맞아?

너무 바쁜 아침이라 웃을 시간도 없어 급하게 밥 먹여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나, 원, 내’ 입니다. 3학년 2학기 국어 책에 '방귀쟁이 며느리'이야기가 나오는 데, 그 며느리의 방귀가 위력이 있어서 집안세간을 날리는 대목이 나오는 데 그 이야기의 연상작용이 아닌가 합니다.

며칠 전에 딸이 3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보았습니다. 시험 결과는 아직 모르겠지만 딸이 말합니다. 무진장 어려웠다고. 그래도 답은 아주 예쁘고 성실하게 잘 썼을 겁니다.

집에서 사회 문제집을 푸는 데 정답은 ‘각 고장은 생산물 교류를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였습니다. 근데 딸은 이렇게 답을 썼습니다.

‘고장과 고장끼리 상호의존을 참 잘 한다.’

만약 내가 채점을 하는 사람이라면 ‘참 잘 한다.’는 표현에 밑줄을 그어주고 하트를 하나 그려주었을 겁니다. ‘상호의존’이라는 단어를 설명함에 ‘참 잘 한다.’는 마음을 넣어 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트 안에 담아서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10월 하순 기온 10년 사이 가장 춥다고 하여 코트를 다려놓았는데 아침에 안 입고 갔습니다. 같이 가는 친구들 다 입었는데 선생님이 아직 동복 입으라 아니하셨다고 안 입고 간 겁니다. 한참 걸어야 할 텐데 어쩌나 애태우며 돌아오다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선생님 말씀을 그렇게 잘 들어라. 이그, 지지배!’

어느새 공부밖에 모르는 엄마가 됐는지 ......

솔직 담백 단순 명료 순수 순진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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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11/01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어른이 되어서도 간직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윤이의 마음이 언제까지나 맑고 순수했으면 합니다.

모기는 어떻게 앵~~~ 소리를 낼까요?

자리에 누웠는데 아들이 궁금하다며 질문을 합니다. 불을 끄고 누워서도 모기가 근처에 있는 건 앵~~ 하는 소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이크! 모기다.’ 하고 부랴부랴 일어나 잊었던 모기향을 피우곤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도 모기는 어떻게 소리를 내는 지 궁금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호기심 천국 우리 아들입니다. 모기가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궁금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열심히 생각을 모아봤습니다.

“지승아, 귀뚜라미는 날개를 비벼 소리를 내고, 음, 매미는 배에서 소리를 내지? 사마귀는 앞발을 비벼서 소리를 내지? 그럼 모기는 어떻게 소리를 낼까? 왜 소리를 낼까? 엄마도 궁금해지네. 입으로 앵 소리를 내나? 아님 날갯짓 소린가? ”

“혹시 이렇게 나는 날개 소리 아닐까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알아보자고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 대화를 나눈 지 한 참이 흘렀지만 답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집에 있는 <하이디 과학 탐구> -교육 문화사 - 에 혹시 모기에 대한 책이 있나 찾아보았는데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인터넷 지식검색에서 찾아보니 지승이와 같은 호기심을 갖은 사람이 또 있습니다. 그리고 답도 있습니다. 모기의 날갯짓 소리랍니다. 1초에 수만 번 하는 모기의 날갯짓소리가 앵~~ 소리를 낸답니다. 귀뚜라미처럼 짝을 찾는 소리는 아니고 그저 날아다니는 게 요란한 겁니다. 아들이 1초에 수만 번 움직이는 모기의 날갯짓을 상상해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욕실 샤워기 거치대에 녹이 약간 쓸었습니다. 아님 플라스틱 위에 입힌 칠이 벗겨진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지승이가 그걸 보더니 곰팡이가 생겼다고 하는 겁니다. 여름이 워낙 습하고 더웠던지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가만 생각하니 고팡이 보단 녹이 슬은 것 같은 겁니다. 그래서 곰팡이가 아니라 녹이 슬은 것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녹이 쓰는 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변하는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투로 말합니다.

“엄마, 그럼 촛불을 켜 놓으면 초가 켜 있는 동안엔 녹이 안 슬겠네요?”

“맞아! 그렇겠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어. 우리 아들~~~”

촛불이 산소를 다 태우기 때문에 철이 산소와 만나지 못해서 산화가 일어나지 못한다는 단순한 걸 (진짜 그럴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생각해 냈다는 게 너무 기특했습니다. 아무래도 지승이는 정말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 하면서 엄마는 가슴이 뛴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코 케이크하고 하겐다즈 녹차 아이스크림이라면 꿈뻑 넘어 갑니다. 일 년에 몇 번 가족들 생일 날 맘 놓고 먹는 게 초코케이크이고 , 가끔 아빠한테 떼를 써서 먹는 게 하겐다즈 녹차 아이스크림입니다. 초코케이크에 초코만 들었으면 가끔 사주련만, 초코케이크에 합성 초코 향이 들었고, 녹차 아이스크림에는 합성 녹차 향이 들어서 사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겐다즈 녹차 아이스크림엔 합성 녹차 향이 안 들어 있어서 그나마 낫다고 생각해서 어쩌다 한 번 씩 사주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워낙 비싼데다 모든 아이스크림이 원료 자체가 설탕덩어리인지라 안 먹으면 안 먹을수록 좋은 식품인지라 웬만하면 사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먹을 때 한 입 거들어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아 언제 넘어갔는지도 모르게 꿀떡하게 되는 걸 보면 아이들이 좋아 할 만은 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아주 가끔 아빠가 못이기는 척 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아들이 문득 말합니다.

“엄마,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이걸 이렇게 바꿀 수 있겠네요. 케잌 본 김에 생일 잔치 한다. 이렇게요.”

“맞아, 그렇겠구나, 우리 아들 생각 잘 했어.”

케이크 생각을 하다가 생일잔치 생각이 나고 그러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속담까지 연상 됐었나 봅니다. 식구들 생일 잔치는 다 지났고 저기 멀리 12월에 예수님 탄신일 즈음하여 초코케이크 한 번 먹을 수 있을 거는 같습니다. 그때는 모든 초코케이크에 합성착향료 안 들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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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09/30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속이 녹이 나는 메카니즘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공기중에서 철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전자를 잃어버리는 경우와 두번째 철이 물에 닿아 미세하게 녹으면서 전자를 잃어버려 산화되는 형태입니다.저는 이 원리를 고등학교때인가 산화와 환원이라는 단원에서 배운 것 같습니다. 과학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큰 발견을 가져 옵니다. 대부분의 위대한 발견은 주위에서 발생하는 단순한 현상에 호기심을 가짐으로써 발견된 것이 많습니다. 계속적으로 아이에게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시켜 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ps. 과학은 수학이 기초가 되지 않으면 한계에 일찍 부딪히게 됩니다. 한계를 뛰어 넘어야 진정한 과학의 세계를 접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과학자를 위해 수학을 많이 접하도록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