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배우고 저런 것도 보고, 자랑스러움도 느껴보고 부당한 상황도 당해보고, 어려움도 겪어보고, 부조리함에 내성도 기르는 게 학교를 통한 성장의 과정일 텐데....... 게 중 아프고 나쁘고 부당한 것 다 빠진 상태에서 아름답게만 크길 바라는 부모는 아닐까하고 스스로를 점검해 본다. 그래도 초등생들이 보는 사회 교과서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표준되는 내용만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 문제를 제기해 본다.
2010학년도 초등 학교 3-1학기 사회교과서 61쪽의 내용이다.
활동 1 . 고장마다 여러 분야에서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 있습니다.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에는 어떤 사람이 있을까요?
옛날 ( )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들 --- 충신, 장군, 독립운동가, 정치인, 예술가, ( ? ) 경제인, 교육자, 운동선수, 학자, 효녀, 효자. ( ? )
오늘날 ( )
( ? ) 부문에 해당하는 직업군을 아이들이 써 넣는 데 각 출판사마다 연예인을 보기로 넣어 가르치고 있다. 한 문제집 출판사 사회담당자에게 어떤 근거로 연예인을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에 넣었는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나오는 교사용 지도서에 연예인이라고 나와 있어서 그 기준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연예인을 ( ? ) 에 맞는 내용으로 가르치고 있다.
물론 다분히 개인적인 견해긴 하지만,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라고 하는 내용에서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국정 교과서 내용은 어떤 책보다도 더 공정해야하고 교육적이어야 한다. 조금 더 세심하게 어린이를 배려한다면 연예인도 예술가의 범주에 들어가므로 따로 떼어 이야기하지 않음이이 행여 생길 수 있는 무리수를 줄이는 길이 아닐까 한다.
교육,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공교육은 사회현실을 반영하기도 해야겠지만 사회의 이념을 고양시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공교육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아래 내용의 ( ? )에 어떤 직업군을 넣을지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판단력이 미약한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삶을 산 독립운동가와 텔레비전에서 보는 연예인을 아무런 설명 없이 뒤섞어 설명함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공교육 교과서의 내용은 모두가 인정 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본다. 어떠한 역사적 사실도 시대와 양심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는 아이들에게 주입시켜서는 안 된다. 내 아이들이 연예인을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라 인지하면서 개그맨이나 댄스가수를 꿈으로 삼고 자라길 원하지 않는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되는 사회교과서가 되면 좋겠다.
그럼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선 유명하다는 것과 자랑스럽다는 것이 같은 개념이 될 수 없음을 편찬자들이 살펴야 할 것이다. 그 기본적 차이를 간과하여 훌륭한 인물들과 유명한 인물들을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 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라고 본다.
편찬자인 한국교원대학교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와 저작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초등생들의 흡수력을 생각하여 내용 선별에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
물론 이렇게 문제시하자면 운동선수를 말함에도 걸리는 게 있고 악덕기업주를 생각함에 경제인을 넣을 수 있나 생각하게 되고 사사로운 이익을 중시하는 정치인도 걸리고 비교육적인 교육자도 걸린다. 그러니 교육현장에서 이 부분을 가르칠 땐 공공의 이익에 충실한, 훌륭한, 정의로운 이라는 잣대를 가르침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공교육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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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 의견에 대해 나그네님께서 주신 글입니다.
사회를 가르치며 이 부분은 저도 약간 걸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무엇이 맞는 것인지.......
솔직히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사회 가치관과 지금의 가치관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선수나 연애인들이 세계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어쩌면 유명한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조차도 못하는 일들을 이들이 할 때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을 한 것이고
그것이 부수적으로 국가의 이름을 알리고 국위선양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판단해 본다면 어쩌면 훌륭한 일을 한 것은 맞을 수도 있죠. 그것이 요즘의 가치관인 것 같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이 노키아란 회사를 자랑스러운 국민 기업으로 생각하고, 덴마크 사람들이 레고라는 회사를 자랑스러워하며
스웨덴의 사람들이 ‘댄싱퀸’의 아바를 국민의 영웅으로 보는 것은 모두 이런 측면이 아닌가 합니다.
IMF때 박찬호 선수나 박세리 선수의 이름이 나오면 괜히 자랑스러움을 느끼던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 두 손 들고 환영하며 그들의 국위선양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세상의 패러다임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랑스럽다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인물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위인의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유익을 버리고 자신을 희생하여 업적을 이룬 사람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인물인 것이죠.
그러나 요즘의 자랑스럽다는 개념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자랑스럽다는 개념을 좀 더 작은 개념으로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고 이것에
유명하다는 것과 자랑스럽다는 것을 분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랑스럽다는 개념에 자신의 이윤, 이익 등을 추구하기 위해 행한 행동들에 대해선 과감하게 제외를 해야 할 부분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명확히 구분을 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 위 의견에 대해 지인께서 주신 의견입니다.
이 문제는 연예인, 운동선수 등 직업명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을 조사해서 쓰라는 거야. 참고서에서는 말 그대로 참조가 되라고 그럴만한 직업의 종류를 예로 들어 준 것이고. 그러니까 여기 연예인이 포함 되니 안 되니를 가지고 논쟁하기 전에 이 문제의 답을 직업으로 구획해버리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봐. 원칙적으로 이 문제의 답은 세상 모든 직업이 다 될 수 있는 거잖아. 구두수선공이든, 청소부든 우리 고장을 빛낸 사람이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차라리 충남 당진에는 정치적으로 누구누구, 경북 안동에는 경제적으로 누구누구 하는 식의 예가 적합하지.
그러니 결국 고장을 빛낸 사람들에 대해 논의함에 직업군으로 나누어 설명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인물을 예로 들어 설명함이 옳다고 본다. 그랬다면 옌예인이 자랑스러운 인물이니 아니니 하는 걸끄러운 논의는 안해도 되었을 거다.
서울 종로구 혜화로터리 우리은행 건물 앞에 특별한 동상이 있다. 머리에 둥그런 밥쟁반을 이고 앞치마를 휘날리며 밥 배달에 나선 식당 아주머니 상. 그 동상에 이렇게 써 있다.
-식당 아주머니, 당신은 서울을 빛낸 훌륭한 사람입니다.
실은 서울을 빛낸인지 종로구를 빛낸인지, 훌륭한인지 자랑스러운인지 글귀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직업이 무엇이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자랑스러워는 사회는 발전된 사회라는 생각을 했다.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에 대한 논의는 직업군으로 다루지 말고 개별적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연예인 중에 그 삶이 자랑스러운 사람이라면 고장을 빛낸 인물에 소개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초등 사회 국정 교과서 편찬자인 한국교원대학교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와 저작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에 자랑스러운 직업군으로 생각 할 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글을 마친다.
어떤 문제를 접근해서 문제를 해석하고 정확한 답을 내는데 있어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결국 상식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가능성을 가지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억지스러운 생각을 한다면 세상에 안되는 일이 있을까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가치관의 문제, 어른이 되어서 사회의 주축이 되어야 할 우리 아이들의 문제이기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