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붉고 투명한 천연
      에스트로겐 껍질 속의 빨간 구슬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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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에 나도는 석류는 대개가 이란산이다. 이란산 석류는 65% 이상이 과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 천하를 휘어 잡은 석류의 힘은 새콤달콤한 과즙에 있는 것이 아니다. 새콤달콤한 즙과 톡톡 터지는 외피로 가장한 씨앗에 있다. 갸름한 쌀알처럼 생긴 하얀 씨앗 1㎏에 10~17㎎ 정도로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바로 석류 천하를 이루는 힘이다.

에스트로겐은 여성 갱년기 장애나 골다공증의 치료에 쓰이는 여성 호르몬이다. 풍부한 여성호르몬과 비타민 C가 노화를 늦추고, 피부를 아름답게 해줄 것은 당연지사. 그 호르몬이 석류의 씨앗에 많으니 여성들의 애호가 남다를 만하다. 단, 즙이 아닌 과일 석류를 먹을 때는 씨까지 먹어야 천연 에스트로겐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 석류는 기온이 높고 여름이 긴 기후에서 잘 자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이 이란산(페르시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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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를 먹을 때는 알알이 맺힌 열매의 군락을 눈으로 즐기며 손으로 발라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으므로 껍질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겠다. 비타민 B·C, 구연산, 미네랄이 풍부한 석류는 그 신맛으로 입맛을 돋우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침샘을 자극해서 소화작용을 돕는 미덕도 있으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랑할 만하다. 하지만 신맛이 강한 것은 위에 자극을 줄 수도 있으므로 과용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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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몸에 좋은 석류를 우리 식생활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우선 소스를 만들 때 첨가하는 방법이 있다. 불고기 소스를 만들 때나 닭강정 소스를 만들 때 매실즙을 넣듯 석류즙을 넣어도 좋다. 석류 차도 좋을 것이고, 생크림 케이크를 장식할 때 초록색 키위 맞은 편에 붉은 석류 알맹이를 얹는 것도 멋질 것이다. 술을 담글 수도 있는데, 석류술은 그 빛깔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리라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석류를 우리 것으로 먹을 수는 없는가? 국산 석류를 재배하는 곳 중 가장 넓은 지역이 전남 고흥인데, 이 지역의 56가구가 석류를 재배해 10월에 수확한다. 그러나 그 양이 너무 적어 석류시장을 이란산에 넘겨 줄 수밖에 없다고 하니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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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봄이다. 파종과 모종의 단계를 거쳐 남녘 들판을 초록으로 메우는 양파의 시절이다. 그런데 경상도 창녕이나 전라도 무안처럼 양파의 주생산지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알랴,  ‘’양파  숫놈!“을.

엄연히 암그루와 수그루라는 점잖은 이름이 있음에도 예쁘장하고 성격 활달한 경상도 아가씨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 아, 저거. 양파  숫놈!.”이었다. 하여 이후부터 양파를 볼 때마다 생생히 살아나는 그 표현의 정직성에 웃음이 새나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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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상태에서 모종을 할 때까지는 암수를 구별할 수 없고, 커가면서 수그루에만 마늘쫑 같은 것이 자라는데, 그걸 보고 수그루를 솎아 낸다. 수그루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둥글둥글한 알을 맺지 못하므로 버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새끼처럼 키운 농작물을 어찌 그냥 버리겠는가. 대파처럼 송송 썰어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굵은 밑부분은 잘라 피클이나 장아찌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수양파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니 일반인에게는 역시 경이로운 이름

“양파 수놈!”으로 남을 밖에...... .

양파를 논(論)함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용성분.
양파에 관한  “이렇게 저렇게 먹으면 어디 어디에 좋다더라 ” 하는 요법이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 양파가 다이어트에 좋다더라 ’ 하는 이야기는 생양파의 ‘페쿠친’이란 성분이 몸 속의 불필요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스펀지가 물기를 쫙 빨아내듯 생양파가 불필요한 지방을 쭉 훝어내준다고 한다.

‘ 양파껍질 달인 물은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에 좋다더라 ’ 하는 이야기는 ‘구엘친’이라는 색소가 혈관강화 성분임이 밝혀졌다. 블랙푸드의 안토시아닌이 항암과 노화억제의 주역이고, 레드푸드의 리코펜이 암과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주역인 것처럼 양파껍질의 구엘친은 모세혈관 강화작용이 있어 혈관계 질환의 예방 치료의 주역이라 할 수 있다.

‘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 좋다더라 ’ 하는 이야기는 인체 산화방지효소 활성상승효과가 표고4%, 당근16%, 오이20%임에 반해 양파가 48%나 된다는 수치가 증명한다.
‘ 고기 먹을 때 양파를 같이 먹으면  참 좋다더라 ’ 하는 이야기는 양파가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발암물질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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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가 불면증에 좋다더라 ’하는 이야기는 바로 양파의 알린에 관한 이야기다. 양파의 한 성분인 알린은  썰거나 다지게 되면  알리신이라는  유황을 함유한 휘발성 물질로 바뀌게 된다. 이 맵고 톡 쏘는 휘발성분은 신경의 진정효과가 뛰어나 스트레스성 질환이나 불면증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알리신이 뇌의 연수를 자극해  피로를 풀고 흥분을 가라 앉힌다. 불면증일 때 양파을 썰어 머리맡에 놓아두고 자면 된다.  양파가 신경안정에 좋은 이유는  칼슘과 철분, 칼륨 등의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라는 점과도 관련이 된다.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혈액을 맑게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피로를 풀어주어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당뇨에 좋다, 치매예방에 좋다, 골다공증을 억제한다, 소염, 살균작용이 있다.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다, 보습작용이 있어 피부미용에 좋다 ...... 양파에 관한 ‘ 어디어디에 좋다러라 ’ 가 근거 있음이 과학적인 성분분석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러니 ‘양파’를 믿고 가까이 하여 사랑할 밖에.

특히 이 봄에 양파를 가까이 하여야 함은 양파의 항 알레르기 성분 때문이다.

양파는 황사로 인한 호흡기 알레르기나 꽃가루에 의한 피부가려움증, 발진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목안이나 기관지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쓸어내리는 작용을 하므로 기관지 천식에도 효과가 있고 강력한 살균작용이 있어 오염된 황사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넘치면 모자라니만 못하다 하였다. 양파가 몸의 기운을 돋우고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나 생양파의 과다섭취는 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또 양파가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다고 하나 오히려 사람에 따라 양파의 매운 황 성분에 대해 두통 등의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약리효과를 따져 식품을 섭취할 때는 개인의 생리적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 유익한 수준에서 섭취량을 조절하여야 할 것이다.
 
  양파의 섭취를 생각하며 우리 식탁을 가만히 돌아보면, 양파는 늘 가까이 있었으되 눈에 띄지 않는 연기력 있는 조연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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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자나 햄버거에 들어있는 다진 양파와 친숙할 것이며,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쌈장에 찍어먹는 생양파와 친근할 것이다. 얼큰한 낙지볶음이나 매콤새콤한 골뱅이무침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빨간 양념장에 들어가 있는 양파즙을 알게 모르게 먹었을 것이다. 시원한 멸치국물 낼 때도 비린맛 없애려고 양파 동동 띄워 끓일 것이고, 일식에 따라나오는 아삭아삭한 튀김에도 양파가 한몫 한다.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  식단에 양파와 당근을 넣고 볶는  감자 볶음은 단골메뉴이고, 심지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낵류 곳곳에 ‘양파씨즈닝’이란 이름으로 첨가된 경우가 많다.

자 이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먹어왔던 양파를 우리 식생활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자. 특히 바쁜 생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섭취하게 되는 인스턴트 식품에 양파를 넣어보자.

예를 들어 분말형태의 인스턴트 스프를 끓일 때 양파를 다져 넣어 함께 끓이면 부족한 섬유질을 보충 할 수 있다. 또 즉석 자장면은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기름기가 많은 것이 흠이다. 여기에 양파를 다져 넣어 조리하면 지나친 지방의 흡수를 막을 수 있고, 양파에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로 영양의 균형을 잡을 수도 있다. 손쉽게 먹으려고 찾는 라면에 양파 썰어 넣기가 귀찮겠지만, 고혈압부터 피부미용까지 팔방미인 양파의 효능을 생각한다면 송송 양파  채썰어 넣기를 주저하지 말자.

그런데 이렇게 좋은 양파를 주재료로 하는 요리는 없을까?

양파 피클이나 양파 장아찌는 육류를 섭취할 때 곁들이는 야채로 좋다. 햇양파가 한창인 5월에  한 번 해볼 만 하다. 장아찌든 피클이든 간장이나 식초, 설탕의 양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가감 할 수 있다.

장아찌의 경우 간장 1컵 식초 4컵, 설탕 1컵 소금1/2컵을 기준으로 하면 된다. 피클은 간장을 빼는 대신 소금의 양을 조금 늘리면 된다. 양파는 2등분이나 4등분으로 하고 즙의 양은 양파의 1/3이 잠길 정도면 된다. 양파 숨이 죽고 대신 즙이 많아져서 양파 전체가 잠기게 될 것이다. 양파가 익을 때까지 2-3일간은 용기 뚜껑을 닫고 가끔 흔들어서 잘 섞어준다. 주의할 점은 양파를 씻어 물기를 다 빼고 담궈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상하지 않는다.

피클이나 장아찌처럼  밑반찬으로 말고 양파를 더 쉽게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양파샐러드를 만들어 보자.

양파를 가로 세로 0.3센티미터쯤 되게 잘게 다진다. 양파는 칼질하기가 어려우므로 0.5센티미터로 해도 무방하다. 다진 양파에 소금을 조금 넣고 양손으로 주물러 양파의 숨이 좀 죽으며 즙이 나오도록 한다. 접시에 담고 기  뭐니뭐니해도 가정요리의 기본 정신은 사랑이다. 그리고 21세기의 양념은 창조성이다. 사랑으로 하는 요리에 양파로 색다른 점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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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에 따라 토마토 케첩과 머스터드소스를 뿌려 비빈다. 톡쏘게 먹고 싶다면 머스터드소스 약간과 살사소스를 섞어 비벼도 좋다. 소스에 버무려진  양파샐러드를  또띨라 칩(totilla chips)이나 크래커에 얹어가며 먹으면 과자의 바삭함과 양파의 아삭함을 즐길 수 있다.  모닝빵에 치즈 넣고 햄 넣고 양파 샐러드 얹으면 간단히 햄버거로도 즐길 수 있다. 치킨이나 피자먹을 때도 곁들이면 좋은 양파샐러드. 매운 양파맛이 싫으면 썰어서 한 30분 정도 방치해서 매운 성분을 좀 날려보내고 요리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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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에

가을과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된다. 개학을 하는 날엔 선생님과 친구들이 왠지 새로워 보이고, 새로움이 지나쳐 좀 머쓱한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여름 방학식날 받았던 성적표에 부모님의 확인 도장을 받아 내야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2학기 때는 좀 더 잘 해야지 하는 야심 찬 각오도 개학 첫날의 새로운 느낌을 부추겼던 것 같다. 그래서 야무진 자세로 앉아 개학 첫날을 맞곤 했었다. 새로운 각오를 다져주었던 것으로 새 학기가 되면 마련해주는 새 연필과 새 공책도 한 몫을 했었다. 모든 물자가 귀하던 시절이어서 새 연필 한 자루에도 ‘이제부턴 진짜로 글씨를 예쁘게 써야지.’ 하는 각오를 걸기에 충분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 유치원에 다니는 내 아이들을 위해 12색 색연필과 12색 사인펜, 24색 크레파스를 장만하여 낱개 하나하나에 이름을 쓰는 일로 가을 학기를 맞고 있다. 지난 학기엔 그렇게 낱개 하나하나 이름을 다 적어 놓았는데도 한 학기가 지나기 전에 사인펜은 두 자루만 남고 색연필은 대여섯 자루만 남았으니 보충해서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었다. 내가 우리 아이들 교육을 잘 못 시켰구나 하고 있는 와중에 담임선생님 말씀이 다른 아이들도 다 비슷하게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내 아이만 그렇게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니 부모 심정으로 좀 다행이다 싶다가,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잃어버린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많아진다.

자기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잘 챙기지 않는 것은 초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멀쩡하게 긴 연필이 교실 바닥에 굴러 다녀도 아무도 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지우개가 발에 채여도 누구도 주우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새 보온 물통이 습득물 함에 있어 주인을 찾아주려 했지만, 혼내지 않겠다고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주인이 나오지 않더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고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어렸을 적엔 그 반대였다. 남아도는 물건을 주인 찾아주기 위한 색출 작전이 아니라, 새 연필이나 크레파스를 훔쳐간 범인을 찾기 위한 작전이 일년에 한 두 번 쯤 벌어졌었다. 특히 ‘아빠가 다른 나라에 출장 갔다 오시면서 사 오신 거란 말예요.’ 하면서 아이가 울고 있으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럴 때 선생님들이 주로 쓰셨던 방법은 철저한 비밀보장이 전제되는 ‘자수’를 권장하는 것이었다. 큼지막한 글씨로 쓰여 진 ‘자수하여 광명 찾자.’ 라는 표어를 생활 여기저기서 보고 자랐으니 만치 우린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반 아이들 모두 눈을 감고 선생님의 권고 말씀을 들은 후 가져간 사람은 조용히 손을 드는 것이다. 그럴 땐  가슴이 콩닥거리는 흥분과 누가 범인일까에 대한 추측으로 머릿속이 휙휙 바람소리가 날 만큼 바쁘게 돌아갔었다. 그리고 혹시 어디선가 손을 드는 미동이 느껴지지나 않을까 해서 온 피부의 감각마저 살아났던 것 같다. 그러나 눈만은 더 질끈 감게 되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잘못해서 눈을 깜박거렸다간 ‘내가 가져갔어요.’ 하는 표시로 보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어떨 땐 다행히 진짜로 손을 드는 사람이 있는지, ‘자 다 같이 눈 떠라. 정직하게 손을 들어줘서 고마워요.’ 라고 하기도 하셨다. 그럴 땐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과연 누구일까를 두고 입방아를 찧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친구를 의심하는 것을 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니 교육적으로 참 잘못 된 일이었다.
또 어떨 땐 눈 감고 손들기 작전으로 되지 않아 ‘가방검사’를 당하기도 했는데, 지금 같으면 어린이 인권침해 논란이 될 법도 한 일이지만, 어쨌든 없어진 학용품 하나를 찾기 위해 ‘수사반장’처럼 진행되던 일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리 아름답거나 행복했던 기억이 아님에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벌였던 일들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그 당시 아이들의 ‘자기 물건 챙기기’에 대한 마음이 그리워서 인듯하다. 작은 물건에 대한 애착은 무엇이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바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처럼 굴러다니는 물건이 있어도 누가 주인인 지 알 수 없는 세태와는 달랐으리라.

‘내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자라 ‘남의 것’ 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될 것이고, 그런 마음은 ‘우리 것’ 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될 것이다.

연필과 천연 고무로 만든 지우개는 지구의 나무에서 왔고 크레파스는 지구의 석유에서 왔다. 색종이 한 장도 ‘우리의 지구’에서 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나의 지구’  ‘너의 지구’ ‘ 우리의 지구’를 소중히 하는 마음도 절로 생겨나지 않겠는가.

우리의 지구를 걱정하는 의미에서 새 학기를 맞아 학용품을 정비 해 줄 때 우리의 모든 아이들에게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좀 해주면 좋겠다. 볼펜 껍질에 끼워 쓰던 몽당연필과 쓰고 남은 공책을 모아 묶어서 연습장으로 쓰던 일과, 신문지를 갖고 가서 붓글씨 연습용 종이로 썼던 일과, 새 공책을 받으면 각 장마다 번호를 써서 중간에 찢어 버리는 일이 없게 했고, 공책 표지의 뒷면에도 글씨를 쓰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그러면 잃어버린 학용품에 대한 불감증이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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