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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1 어린이 민간요법 이야기 (3)
하리하우스에서 지윤이와 지승이

          [사진]단양 하리하우스 호두와 지윤이 지승이 - 1000x634



어린이 민간요법 이야기




민간요법에 대한 입장의 차이

민간요법에 대한 입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현대의학이 얼마나 발전돼 있는데 민간요법에 의지 하느냐 하는 부정적 견해

둘째, 글쎄 뭐 효과가 전혀 없진 않겠지만 될까? 하는 반신반의 하는 견해

셋째, 그래~! 그렇게 좋대? 나도 한 번 해 봐야지 하며 추종하는 견해.

민간요법에서 추천하는 여러 방법들이 동양한의학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보니 민간요법에 대한 입장은 한약에 대한 입장과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셋의 경우를 정해놓고 무 자르듯 잘라 답을 해야 한다면 저는 셋째의 견해를 가진 축에 속합니다.

우리 아이들 둘을 키울 때 ‘그래~!믿고, 나도 한 번 해 봐야지’ 하고 민간요법을 실천하여 득을 많이 보았습니다. 민간요법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실행하기는 좀 귀찮습니다. 양약을 구해 먹이는 방법에 비해 번거롭다는 뜻입니다. 나를 위해서는 귀찮아서도 못했지만, 오로지 엄마의 영향 아래서 이 약을 주든 저 약을 주든 그저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부지런을 떨며 만들었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일명 ‘엄마표 약’.

‘어린이 민간요법 이야기’ 라고 그 대상을 어린이로 한정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아팠을 때 실천해 보았고, 실천 도중 부작용이 없었으며, 방법도 간단하여 실천하기 쉬운 내용만을 서술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개되는 대부분의 요법은 한의사 신재용 선생님의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민간요법을 널리 알려 아이들을 키우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신 한의사 신재용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주의! 실천하기 전 꼭 읽어보세요.

'아이 셋을 키우면 반 무당이 된다.'

저의 친정어머니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만큼 경험으로 알아맞히는 게 많아진다는 의미겠지요.

'애들은 체하지 않으면 큰 병이 없다.'

이런 말씀도 자주 하십니다. 아이들에게 소화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체했나? 하며 손발을 만져보는 것이고, 둘째가 열이 있나? 하며 이마를 짚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아이 둘을 한 9년 키우며 반의 반무당이 되었을 때입니다. 처음엔 그저 가까운 소아과에  드나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보다 더 깊은 반무당의 반열에 드신 분이라도 일단 소아과에 가서 진찰을 받고 난 후 여기에서 소개하는 요법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찰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그리고 민간요법을 엄마정성으로.


차례

1. 목이 부어 열이 날 때 ---콩나물 엿물탕

2. 알레르기성 비염, 코가 끈적 하고 안 빠질 때 ---머위 줄기

3. 감기가 올락 말락 할 때 ---프로폴리스

4. 기저귀 발진 ---희석 이스트 바르기

5. 장에 가스 찼다고 할 때, 체했을 때 --- 온찜질과 마사지, 편히 쉬기

6. 설사, 변비 --- 사과

7. 몸살로 열 날 때 --- 땀내기



만드는 법


1.콩나물 엿물탕

  약이니 만큼 콩나물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농약과 성장촉진제를 쓰지 않고 기른 콩나물을 준비합니다. 전기밥솥에 씻은 콩나물 깔고 그 위에 조청(요리용 조청 갈색 제품명 쌀엿이라고도 함)을 뿌립니다. 조청의 양은 야채샐러드 만들 때 케첩을 뿌리는 정도로 합니다. 그 위에 콩나물을 깔고 조청을 뿌립니다. (조청대신 꿀은 넣어도 되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런데 꿀은 열이 많은 식품이라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원래 옛날엔 조청대신 갱엿을 썼다는 말은 들었으나 꿀을 썼다는 말을 저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시루떡 만들 때 쌀 놓고 고물 얹고 하는 식으로 콩나물 얹고 조청 뿌리고를 서너 번 반복합니다. 전기밥솥의 스위치를 꼭 보온에 두고 30분 정도 있다가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한 번 뒤집어 줍니다. 이렇게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있으면 콩나물 줄기 실처럼 가늘어 지면서 즙이 생깁니다. 이 즙을 2-4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먹이면 열이 내리고 목이 부은 것도 가라앉습니다. 먹이는 양은 즙의 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1회 20cc정도 먹습니다. 평소 20cc양을 재어서 먹는 건 아닙니다. 국 푸는 국자로 반 국자 정도 먹는데 지금 재어보니 20cc입니다. ^^ 열이 나서 병원에 가면 제일 많이 듣는 소리가 ‘목이 부었네요.’입니다. 목 부은 것 이상 다른 소견이 없을 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콩나물 한 봉지 사 옵니다. 바로 콩나물 엿물탕을 만들어 먹이는 데 한 30분만 지나도 즙이 나오는 데 그걸 먼저 먹입니다.  콩나물 한 봉지면 우리 아이들은 거의 열 내립니다. 이 약을 콩나물약이라고 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몸상태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8살 정도 되니까 아침에 자고 일어나 목이 칼칼하면 ‘엄마, 목이 아파요. 콩나물약 만들어 주세요.’합니다.

 열이 나면 병원에서 해열제를 처방해 주는 데 이 해열제를  먹고 나면 열이 내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르고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콩나물약은 신기하리만치 열이 잘 내리고 한 번 열이 내리면 다시 오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해열제는 열을 내리는 역할이 큰 반면 콩나물 엿물탕은  열이 오른 원인인 목 부은 것을 가라앉게 하니까 다시 열이 안 오르는 것 같습니다. 콩나물과 조청으로 만든 약이니 다 먹어도 무방하지만 혹시 많이 남으면 얼음 칸에 부어 얼려놓았다가 비상약으로 쓰면 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텐트를 치고 야영을 많이 했습니다. 한여름이라도 계곡은 새벽이면 추워서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콩나물 엿물탕을 만들어 얼려서 비상약으로 갖고 다녔습니다. 우리 아이들 키운 1등 공신은 콩나물 엿물탕입니다. 콩나물 엿물탕의 효능은 특정 개인의 실험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니만큼 어떠한 경우에라도 한 사람이 독점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쌓이고 쌓인 경험에서 우러난 모두를 위한 민간요법에 이렇게 좋은 약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콩나물의 성분을 이용한 해열제인 콩나물 엿물탕은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위해 누구나 쓸 수 있는 민간요법이 되길 바랍니다.

주의!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콩나물만 사 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약국에서 처방전대로 약을 꼭 사왔습니다. 항생제는 따로 달라고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상황을 보아가며 그야말로 비상시에만 쓰려고 해열제와 항생제도 받아 두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콩나물 엿물탕으로 목 부은 감기는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받아온 해열제와 항생제는 거의 버렸습니다. 안 먹일 항생제는 왜 사느냐고요? 그야말로 만약을 위해서입니다. 아이 열이 40도를 넘는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해 두는 겁니다. 그러니 약 덜 먹이고 아이 키우려면 더 조바심치고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한 시간 단위로 열 잴 것 30분 단위로 재고 해열제 먹이고 한 잠 잘 것 안 먹이면 자는 둥 마는 둥 설쳐야 합니다. 그럴 땐 아픈 아이 두고 직장 가야하는 엄마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한번은 ‘선생님 혹시 항생제를 안 먹이면 안 될까요?’ 했더니 선생님 왈 ‘그럴 거면 차라리 약을 먹이지 마세요.’하는 겁니다. 물론 그 다음부턴 그 병원 안갑니다. 또 한번은 아이가 배꼽이 가렵다하고 빨개져서 잘 듣는다는 병원에 갔는데 약을 주시는 겁니다. 물론 항생제 넣어서요. 아이 배꼽은 알코올로 소독하고 못 만지게 했더니 금방 나았습니다. 물론 항생제는 안 먹었지요. 그리고 그 병원도 다시는 안 갑니다.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는 건 무조건적인 항생제처방을 바래서가 아니라 의사선생님들로부터 아이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무조건 항생제만 주니 안타깝습니다. 항생제에 관한 한 전문지식을 갖은 사람들끼리도 견해가 다르니 내가 이차저차 할 수 없지만 그저 엄마 맘으로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자라 주기만 바랄 뿐입니다.


2. 머위줄기

 
하리하우스 머위
알러지성 비염, 코가 끈적하고 안 빠질 때 머위줄기를 코에 꽂았다가 빼면 코가 뚫린답니다. 누렇고 끈적근적해서 잘 풀리지 않던 코도 녹아 나오기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코가 막힌 것 같을 때 머위줄기를 한 10분정도씩 양쪽 코에 번갈아 꽂아 둡니다. 그리고 코를 풀면 숨쉬기가 훨씬 수월해 집니다. 마침 하리하우스 뒷밭에 머위가 지천으로 자랍니다. 줄기를 베어다 밀봉해서 냉장보관 하니 한 달 정도가 되어도 싱싱해서 쓸 수 있었습니다. 머위는 냉동보관이 안 되는 아쉬움이 있어서 혹시 생즙을 만들어 냉동보관했다 녹여서 거즈에 묻혀 사용해도 되는 지 실험해 볼 참입니다.

 만 다섯 살 무렵부터 만 여덟 살 넘어 까지 우리 아들이 항상 코맹맹이 소리를 했습니다. 코가 막히니 코도 심하게 골았는데 이비인후과에서는 아데노이드와 편도가 비대한 때문이라고 절제 수술을 권했습니다. 코골이 때문에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되면 두뇌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구강구조가 변해 안면기형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대학병원을 세 군데 다니며 검사를 하고 소견을 들었는데 모두 수술을 권했습니다. 동네 이비인후과와 늘 다니던 내과에까지 두루 의견을 물었는데,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권하는 수술은 전신 마취하는 수술이라 꺼려지고 그렇다고 두뇌발달이 잘 안 된다는 데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고. 드르렁 거리며 잠자는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속이 상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안타까우니 마루치과 이상익 선생님께 코골이 얘기를 하며 구강구조가 정상인지 보아 달라 했습니다. 다섯 살부터 한 5년 보아온 선생님이라 지승이 구강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으셨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치과 의사 선생님이 잇몸을 넓히는 방안을 말씀하셨습니다. 윗잇몸을 넓히면 콧구멍의 크기도 넓어지는 데 지승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셨습니다. 뭐든 자연적인 게 최고라는 생각인지라 치과교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지승이를 진심으로 사랑하여 권하는 거라는 믿음이 생겨 잇몸교정을 했습니다. 선생님 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자 “제 아들이라면 저는 해 줄  겁니다.” 하는 대답을 믿었습니다. 그렇게 교정을 시작할 즈음 신재용 선생님의 민간요법 책에서 머위줄기가 비염에 좋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마침 머위가 한창이던 때라 싱싱한 머위줄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 잇몸교정으로 콧구멍을 넓힘과 비슷한 시기에 머위줄기를 코에 꽂아 주는 일도 하였습니다. 둘의 상승작용으로 더 큰 효과를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머위줄기 덕에 부비동에 있던 코가 녹아 빠지고, 교정으로 콧구멍이 넓어지고 하여 지금 ! 지승이는 코를 골지 않습니다. 발음이 정확해지고 잠들어 드르렁 거리지 않 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도 너무 기쁩니다.  만성비염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어 하리하우스에 머위가 나면 바로 오라고 할 참입니다. 해봐서 손해 날 것 없는 머위줄기요법이니 효과 좋으면 만인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주의! 그런데 머위줄기를 꽂고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면 안 됩니다. 수면 중에 녹은 코가 귀로 넘어가 귀로 고름이 흐르는 급성 중이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은 머위가 효과가 좋은 것 같기에 어느 날은 머위를 코에 꽂은 채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귀 속안이 아프다고 하는 겁니다. 멀쩡한 귀가 갑자기 아플 리가 없겠어서 이상하다 여기고 동네 내과에 갔는데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왔습니다. 귀가 아픈데 왜 이비인후과에 안가고 내과에  갔냐하면,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늘 하도 심각하게 말씀하시는 지라 피해가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귀에서 피고름이 나는 겁니다. 누런 고름에 붉은 핏기까지 있으니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여차저차해서 결국 피해가려던 이비인후과 가서 한 보름 가까이 치료받고 약 먹고 겨우 나았습니다! . 항생제 들어간 약 한 일주일 가까이 먹었으니 약도 많이 먹은 셈입니다. 그 난리 끝에 지승이는 코도 귀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귀로 고름이 나온 것은 코가 넘어가 나온 걸 거라 추측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비인후과 선생님께 비염 민간요법 운운할 수 없으니 입도 벙긋 안했습니다.^^ 다음에 한의원에 가면 제 추측이 가능성 있는 추측인지 그럴 가능성도 있는 추측인지 정도는 여쭤보려 합니다.

 머위줄기는 향도 좋고 섬유질도 풍부하여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단 코에 꽂을 때는 잠들지 맙시다!

 <놀라운 가정 요법>이란 책을 찹고 하시면  머위줄기를 사용 하는 법을 자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3. 프로폴리스

 감기가 올락 말락 할 때 요즘은 프로폴리스를 먹입니다. 어렸을 땐 신체증상에 대한 표현이 미흡하여 감기가 와서 열이 나야 감기인 줄 알고 콩나물 엿물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0열이 안 나도 목이 아프다며 콩나물약 만들어 달라고 표현을 하니 한결 수월합니다. 열은 없는 데 목이 아프다면 요즘은 프로폴리스 타 먹어라 합니다. 처음엔 타 주었는데 이젠 타 먹으라 하니 손은 점점 덜 가서 좋습니다. 대신 학업이란 짐이 점점 무거워지지만 초등 3학년이면 아직 ‘튼튼하기만 해라!’ 해도 되는 때 맞지요?

 제가 만성 중이염이 있습니다. 좀 피곤하다 싶으면 바로 가렵고 진물 나곤 하는데 이럴 때 프로폴리스 2~3일 열심히 타 먹으면 가라앉곤 합니다. 그렇다고 만성 중이염이 아주 나을 거란 기대까진 안합니다. 그저 더 심해지지만 말고 이대로 살길 바라는 중입니다. 아이들 약에 항생제 처방 있을 땐 항생제만 빼고 프로폴리스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프로폴리스의 효능에 관한 이야기는 <놀라운 가정 요법>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4. 희석 이스트 바르기

아이들 다 컸는데 웬 기저귀발진? 얼마 전 조카가 둘째를  낳았습니다. 조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요법입니다.

 요리용 이스트를 찻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미지근한 물 100cc정도에 탑니다. 이 물을 거즈에 묻혀 발진이 돋은 부위에 톡톡 두드리듯 발라 줍니다. 바른 후 씻어내지 않고 말립니다.  이렇게 몇 번 하면 깨끗해집니다. 이스트 물에 타면 술빵 냄새가 술술 나요.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찐빵 냄새라서 저는 좋더라구요~~


5. 온찜질과 마사지, 편히 쉬기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은 꾀병으로 보이기가 쉽습니다. 밥 먹기 싫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하고 주로 하기 싫은 뭔가를 해야 할 때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는 진짜 이상이 있어서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이 예민하거나 해야 할 일이 과중하게 느껴질 때 장에 탈이 생기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과민성대장증상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 이상 없이 유치원에 보냈는데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선생님이 전화를 하셔서 아이가 너무 아파하니 응급실엘 데려 갈까 한다는 겁니다. 서둘러 병원에 데리고 가서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관장을 시켜주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배가 아프다고 하는 상황이 또 한 번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가는 봄방학 때였던 것 같습니다. 새 학년으로 진급 하면서 생기는 부담과 걱정으로 장에 탈이 난 것입니다. 아이가 못 견디게 아파해서 응급실엘 갔는데 결국은 관장을 두 번이나 하고 똥을 시원히 눈 후에야 괜찮아 졌습니다. 동네 내과에서 장에 가스가 차서 아프다고 하는 걸 습관적으로 관장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냥 약만 먹이고 버텼는데 결국은 일주일 가까이 아프다가 관장을 하고야 나았습니다.

 배에 가스가 찼다고 뭐 대단히 아프랴 싶은데 실은 많이 아팠나 봅니다. 웬만큼 아픈 걸로는 병원 가자는 말을 안 하는 아이가 병원에 가고 싶다고 하여 한밤중에 응급실엘 갈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상황변화가 많은 시기에 배가 아프다고 할 땐 혹시 진짜로 아픈 것일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합니다.

 그렇다고 신경이 예민하여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체하는 증상이 있다고 아이를 마냥 병원에 데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 몸이 아픈 것을 마음을 위로해서 나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대부분의 위장장애는 스트레스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와 저의 아이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럴 때 취학이나 진학의 경우처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일 때 엄마의 사랑과 편안한 휴식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배를 찜질팩으로 따뜻하게 해 주거나 아이의 배를 배꼽에서 시작하여 차차 큰 원을 그리며 시계방향으로 마사지 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푹 재우고 편히 쉬게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체하는 게 아니면 큰 병이 없다’는 말처럼 어린이 소화불량은 어른들 체기보다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6.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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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기저귀를 차고 다니던 시절이니 아마 돌 이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씻겨서 다시 기저귀 채우기가 무섭게 똥을 쌌습니다. 다행히 여름이라 씻기가 수월했지만 여러 번 씻기니 엉덩이가 짓무르고 아이도 괴로워했습니다. 동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설사 멎게 하는 약을 사서 먹였습니다. 그때 약사 선생님이 우유만 안 먹어도 많이 좋아질 거라 하셨습니다.  왜 그 생각을 미리 못했나 싶게 후회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유 대신 두유를 주고 사과를 긁어 먹였습니다. 그랬더니 금방(? 실은 얼마나 있다 나았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나았습니다. 그래서 설사를 한다 싶으면 우유를 끊고 밥과 사과를 먹이며 돌봅니다. 집에 곶감이 있을 때는 곶감을 물에 불려 그 물과 곶감을 먹이기도 합니다. 요즘도 설사를 한다 싶으면 사과를 긁어 먹입니다. 주서기! 에 가는 것 보다 긁어 주는 것을 더 좋아 합니다.  숟가락으로 긁으면 국물과 건더기 분리가 쉬워서 건더기를 못 삼키는 유아에게 먹이기도 좋습니다.

사과는 설사에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변비에도 좋습니다. 아이 변이 너무 되고 힘들어 한다 싶으면 사과를 긁어 먹입니다. 이때는 즙만 먹이는 것보다 건더기까지 먹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요구르트를 살 때도 사과 요구르트를 골라 삽니다.

!!! 사과를 긁어 먹이는 방법

 사과를 깨끗이 씻어 반 자릅니다. 칼끝으로 씨방 부분을 도려냅니다. 넓은 쟁반을 준비하고 아이를 옆에 앉힙니다.  왼손에 사과를 잡고 오른손에 숟가락을 잡고 사과의 살을 박박 긁어 아이 입에 바로 넣어 줍니다. 사과를 긁을 때 즙이 멀리까지 튀므로 쟁반을 받히고 긁습니다. 그냥 씹어 먹으라고 할 때보다 훨씬 많이 먹는답니다. 논귀에 물 들어가는 것 하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게 보기 좋다는 말씀을 친정어머니께서 늘 하십니다. 한 숟가락 긁기가 무섭게 꿀꺽하고 입을 벌리고 있는 아이를 보면 저절로 다 낫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이 기침을 할 때 배를 긁어 줍니다. 한 아이가 아파도 두 아이가 달려들어 서로 달라고 합니다. 저희들 딴에도 엄마와 둘러 앉아 배 먹는 것이 좋은가 봅니다.

주서기를 사용하는 것 보다 좋은 점이 또 있습니다. 더 먹고 싶은지 그만 먹고 싶은 지를 물어가며 긁어주는 양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방법으로 사과를 긁어 주는 방법은 친정어머니께 배웠습니다. 아마 나의 아이들도 제 아이들이 기침하고 설사할 때는 옆에 앉혀놓고 배나 사과를 긁게 되겠지요...


7. 땀내기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드라마 <허준>이 인기였습니다. 제가 동의학과 민간요법에 관심이 많은 것에 그 영향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중 강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춥다고 덜덜 떨고 있는 환자에게 찬물을 끼얹는 장면입니다. 그 환자는 그 덕에 나았습니다. 먼저 아이를 키운 친구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으면 아이에게 추운지 더운지를 물어 보고 열이 나는데도 춥다고 하면 이불을 덮어 땀을 내게 하는 게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아이가 열이 나서 소아과엘 가면 아이를 너무 덥게 입히지 말고 열이 많이 오르면 벗기고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의사표현을 못 하는 나이에는 그런 방법을 썼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여섯 살 쯤 되니 몸 상태에 대한 표현이 정확해 졌습니다. 그래서 감기로 열이 난다 싶으면 먼저 콩나물 엿물탕을 먹이고 본인의 의사를 묻습니다. “너는 지금 시원하게 있고 싶으니 아니면 이불을 푹 덮고 따뜻하게 있고 싶으니?”  

어떨 땐 시원하게 있고 싶다 하고 어떨 땐 이불을 푹 덮고 따뜻하게 있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의 뜻대로 보살펴주는데, 따뜻하게 있고 싶다고 한 경우 이불을 푹 덮어 땀이 푹 나게 한 잠 잘 자면 거뜬하게 일어나곤 합니다. 어른들 몸살감기 초기에 땀내고 한 잠 푹 자면 개운해 지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이 아플 때 계속 열을 체크하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표현하게 했더니 이젠 머리에 찬물수건을 대고 싶다거나 쉬고 싶다거나 하는 의사를 정확히 밝혀서 돌보기가 수월합니다.  딸이 목에 머리카락이 걸린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해서 병원에 갔더니 식도염이라고 합니다. 그냥 배가 아프다고만 하면 배나 문질러 주고 있었을 텐데 머리카락 걸린 것 운운하기에 병원에 갔던 것입니다. 이젠 그냥 배가 살살 아픈 것과 꼬이는 것처럼 아픈 것도 구분해서 표현하니 훨씬 키우기가 편안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게 하는 연습도 중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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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0/06/18 1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월드컵 아르헨티나 전이 예정된 목요일 9시 50. 지승이가 간밤에 열이 많아서 학교에 안가고 쉬고 있는 겁니다. 자다가 머리가 아프대서 재어보니 열이 39.5도가 되는 겁니다. 비상 해열제를 한 번 먹이고, 엊저녁에 만든 콩나물약을 먹이고(민간요법 콩나물약),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한 번 시키고, 머리에 찬 물수건을 대주고, 머위줄기를 코에 꽂아 막힌 코를 좀 풀어내고(민간 머위요법), 속이 울렁거린다고 토했는데 가래 엉긴 걸 토했습니다. 그리고 한 잠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아침엔 열도 37.5도 정도로 떨어지고, 많이 괜찮아졌지만 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쉬고 있는 중입니다. 이대로 스르륵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열이 다시 39.5도로 올라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한 번 더 하고 어린이용 해열제 시럽을 한 번 더 먹었습니다. 그 사이 콩나물약을 서너 번 더 먹었고 밥 대신 아침 점심을 순두부에 간장 뿌려서 먹었습니다(두부는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역시 민간요법). 누워서 월드컵 아르헨티나 전을 보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니 열이 다 내려서 오늘은 학교에 갔습니다.) --

  2. 리버 2014/07/01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열이나고 있어서 이것저것 정보를 찾던중 좋은정보 보고가네요..
    콩나물은 내일 해봐야겠어요 조청을 잘 구할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한번 해보려구요^^

  3. 솔바람 2014/07/02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버님! 밤새 아이가 좀 나아졌는지 궁금하네요.,. 갈색이 나는 물엿이 조청입니다 . 시중엔 조청 쌀엿이라고도 나와있습니다 엄마의 정성으로 아이가 얼른 낫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