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꿈 ---인순이 노랫말
난,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 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 해요.
인순이란 가수의 노래입니다. 아직 다문화 가정이 자연스럽지 않을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인순이란 가수를 보면 항상 가슴 한쪽이 짠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에는 항상 힘이 있었습니다. 깊고 무거운 내면의 소리라고 느꼈습니다. 그녀의 풍부한 음량은 그녀가 흑인의 피를 갖은 데서 오는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축복으로 그녀가 노래하며 행복하길 바랐습니다. 내 속에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가수 몇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인순이 그녀입니다.
그녀의 노래 중 ‘아버지’란 곡을 들었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정은 늘 ‘우리 엄마’로 대신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우리 아빠’를 생각나게 했던 겁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늘 엄마 곁에서 허허 웃으며 서 계신 우리 아빠. 아· 버· 지. 충북 단양의 첩첩산중 솔고개에서 자식을 서울로 보낼 수 있으셨던 건, ‘등록금은 우뚜케 됐든 댈 테니 인문계를 가라.’ 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실 수 있으셨던 건 어머니 옆에 든든한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입니다. 늘 엄마, 엄마, 하며 자각하지 못했던 이름 ‘우리 아빠’ . 우리 아빠께 아버지란 이름을 찾아준 인순이의 ‘아버지’.
난,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가끔 딸이 물어 봅니다. 엄마는 꿈이 뭐였냐고. 그런데 참 대답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꿈과는 너무나 멀어진 나를 말하기엔 어린 딸 앞이지만 부끄럽고, 그렇다고 꿈이 없었다 하기도 어렵고. 아직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 하기엔 현실이 좀 남루하고......
아, 그런 마음을 어쩌면 ‘거위의 꿈’이 그렇게 잘 표현해 주는지, 거위의 꿈을 가사를 음미하며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리고 딸에게도 들려주었습니다. 딸은 얼마간 듣더니 제 엠피쓰리에 있는 소녀시대의 노래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벽을 넘고서 ........
나처럼 평범한 사람 누구에게나 꿈이 있었죠. 나의 꿈이 무엇이었다고 말하기 쑥스럽고 부끄러운 꿈이. 그러나 난 그 꿈을 잊지는 않고 있어요.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루려 노력은 했었다고, 그리고 아직 그 꿈이 남아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수줍게 말할 거예요. 지금처럼 평범하게 나이 먹어 가더라도 자기 삶을 놓는 그 순간까지 꿈꾸라고 있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 줄 거예요. 언젠가가 되어도 그 벽을 넘어 날지 못할 가능성이 많을지라도, 하루하루 지내는 성실함으로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서자고. 엄마도 너희도 그리 살자고 말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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