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 없이 하는 권고는 효력이 없습니다. 그건 아이나 어른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매번 공익광고에서 쓰지 않는 플러그는 빼 놓아야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만 말해줬지 왜? 그런지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뭐 설마 전기제품 자체를 작동시키지 않는데 전기가 소모 되겠어.’하는 마음으로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 놓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그네님께서 그 왜? 에 대한 답을 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전기제품은 코드를 꽂아 두면 언제라도 작동 가능하게 워밍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 있답니다. 그러니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두면 그 워밍업을 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 소모된답니다. 그러나 전기제품 코드를 빼 놓으면 워밍업을 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소모량이 생각보다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코드를 늘 꽂아 둔 상태에서 6만원의 전기세를 낸다면 그 중의 한 6천원 정도는 늘 코드를 꽂아둔 것에서 오는 낭비전력요금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전기제품 종류와 생산연도,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나 내장부품의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쓰지 않는 전기제품의 코드를 빼놓는 것만으로도 한 10%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냥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빼 놓으라고 공익광고에서 그리 떠들어도 실천하지 않았던 내가 바로 실천하게 된 것은 ‘왜?’에 대한 이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한두 군데가 아닌 코드를 일일이 뺐다 끼웠다 하기가 번거롭지만, 이 번거로움을 통해 전기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이리 한다면 원자력 발전소 줄이고, 지구 온난화 막고, 전기세 줄이고 알게 모르게 있을 전자파의 피해도 줄이고.... 일석 사조쯤 되나요? 참 그리고 벼락으로 인해 가전제품이 망가질 위험도 줄이니 일석 오조라 해도 되겠습니다. (일석 삼조 일석 사조 하는 것 우리 아이들이 잘 쓰는 말인데, 표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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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07/17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러그를 꽂아 놓아서 소모되는 전기를 대기전력이라 하는데요.보통 가전제품마다 2~10W 정도 됩니다. 가전제품 5개를 하루종일 꽂아 놓는다고 하면 5 X 10(W) X 24(시간)=1200W 소모됩니다. 이것을 한달로 계산하면 30을 곱하니까 약 36000W가 됩니다. 1000W당 150원 정도의 전기세를 내야 하니 한달이면 5400원이 되고 1년이면 약 6만 5천원의 전기를 사용도 안하고 소비하게 됩니다. 결코 적은 양은 아닌 것 같습니다.ㅎ.

전동기와 전자석 만들기가 끝나고 집에 있던 감자와 키위, 오이에 아연판과 구리판을 꽂아서 꼬마전구에 불을 켜는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전류계에 전류가 제법 많은 양이 흐르는 것으로 측정이 됐지만 꼬마전구에 불이 켜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유는 감자든 키위든 먹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제가 실험용으로 많은 양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키위 반쪽이나 감자 한 알로 불이 켜진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 감자와 키위의 사용처를 실험용 보단 먹는 쪽에 손을 들었기 때문에 실험 자재가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나그네님께서 곰곰 생각해 보시고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봐도 군침 안도는 식초를 갖고 실험 해 봐야 하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하리에서 했던 과일전지에서 전구에 불이 안 들어온 이유.......
예상은 했지만 과일 속에 있는 산성의 농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이었습니다. 키위나 오이만으로도 전기는 발생하지만 전구에 불을 켤 만큼 큰 전기를 만들어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자면 큰 물레방아에 물이 떨어지긴 하는데 물의 양이 너무 적어 물레방아가 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또 바람은 부는데 바람이 너무 약해서 연이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죠.
솔바람님께서 지승이에게 불이 켜지지 않은 이유를 잘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불이 켜지지 않은 이유를 잘 설명해 주셔야 아이가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다시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게 됩니다. 설명 잘 해 주세요 ^_^.

그래서 이번엔 콜라를 이용해서 전지를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식초도 좋은 재료인데요. 콜라는 강산에 속하거든요. 식초도 강한 산성입니다.

콜라와 식초를 이용하면 분명히 전구에 불을 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집에서 한번 해 보려구요.

콜라나 식초를 이용하면 위험하지도 않고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라 실험이 오래 걸리거나 어렵지도 않구 좋습니다. 또 심심하면 가끔 먹을 수도 있구요ㅎ.

과일은요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각각 과일 조각에 구리와 아연 조각을 꽂아 전지를 여러 개 연결하듯 하면 불이 들어올 겁니다.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좋은 방법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하리에서는 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생활 속에서 과학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이번엔 전지 만들기 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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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상훈 2011/12/04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마전구의 전류의 사용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과 전지에 불을 들어 오도록 하려면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해야 합니다..ㅎㅎ

  2. 작은학교 선생님 2011/12/05 0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감사합니다.
    발광다이오드라는 것 어디서 들어 봤습니다. 예전에 CD플에이어가 고장나서 고치러 오셨던 기사님께서 발광다이오드라는 이름을 들먹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땐 그게 뭐 대단한 부속품 같아서 비싸면 어쩌나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런데 꼬마전구 대신 사용할 거라면 아주 작고 또 값도 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꼬마전구만큼이나 금방 친숙해 졌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디서 구하면 될지... 동네 전파사나 아님 문방구에도 있는지 알아봐야 겠습니다.
    발광 다이오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3. 작은학교 선생님 2011/12/08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네 전기재료상에 물어봤더니 안 판다고 합니다.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했더니 세운상가 가야 할거라고 일러 주십니다. 조만간 맘껏 눈으로 신기한 전기제품 구경도 할 겸 세운상가엘 가봐야 겠습니다. 그 앞에 있는 종묘를 거쳐 창경궁을 통해 명륜동 국립과학관으로 가는 것도 좋겠네요. 발광다이오드. 참 궁금합니다.
    그런데 정작 아들에게 꼬마전구대신 발광다이오드로 하면 불이 켜질거라도 해보자고 했는데, 시큰둥해 합니다. 막상 재료 놓고 시작하면 재밌게 달려들거라 확신합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못 참을 테니까요~~

전동기와 전자석 만들기 실험을 7월 11일에 작은학교에서 하였습니다. 오렌지 전지 만들기에서 실패를 한 이후 전기 관련 실험을 못 하였습니다. 왠지 안 될 것 같은 의기소침함에 시도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그네님께서 실험 수업을 맡아 해 주셔서 앞으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학 실험을 통해서 전동기와 발전기가 하나의 개념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둘의 구조는 같으나 하는 역할에 따라 전동기와 발전기로 부릅니다. 그 중 우리는 전동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전동기 준비물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가는 구리선과 클립 두 개, 건전지와 건전지 소켓, 전선 집게와 동전 자석이 있으면 전동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클립을 고정 시킬 수 있는 나무판이 필요했습니다. 과학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나무판을 지승이가 탐내어 지승이에게 양보하시고 선생님과 지윤 진현은 데크에 있는 자투리 방부목을 띠벽지로 감싸서 썼습니다. 전자석은 못과 구리선만 있으면 됩니다.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문건을 보면서 수업을 진행 했는데, 아 이제 ‘괘도’ 라는 말은 죽은 언어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 수업 받다가 언어의 소멸 과정을 떠올리고 있었으니 저도 집중력 있는 학생은 못됩니다.^^

이번 수업 내용을 알려서 집에서 전동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게 하고자 이 글을 시작했으나 역시 역부족임을 느낍니다. 바쁘시겠지만 우리들의 과학 선생님께 부탁하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

인생이 다하기 전에 내가 꼭 느껴보고 싶은 세계가 있다면 전기의 세계와 전파의 세계, 그리고 마그네틱으로 기록되는 소리와 영상의 세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는 전기와 전파와 영상매체의 신비는 아마 죽을 때 까지 모르고 죽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이론을 외우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은 감동적으로 느껴보고 싶은 겁니다. 줄거리를 알려고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내용을 건너서 오는 영혼의 전율을 느끼는 책읽기를 하고 싶은 것처럼 전자와 전자가 길을 정해놓고 다니는 그림을 아는 것 말고 전자와 전자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힘에 감동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어떻게 텔레비전에서 그림과 소리가 나오는 지, 그 먼 거리를 어떻게 지나 산간 벽촌까지 전달되는지, 비디오의 그 얇은 막 안에 어떻게 소리와 영상이 들어있는지, 도대체 느껴지지 않는 그 세계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경이로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 세계의 신비로움을 체험하지 못하고 말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내 지식의 짧음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 했는데 아는 것이 없으니 보이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 세계를 알고 느끼는 사람들의 영감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들의 혜택을 누리기만 하는 건 내게 늘 아쉬움입니다.

앞으로 작은학교 과학 선생님과의 수업을 통해서 우리의 아이들은 전기와 전파 등의 과학적 세계를 감동적으로 체득하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에서는 육체적 감동의 극치의 순간에 뇌는 우주의 울림을 듣는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와 전파의 세계를 감동적으로 느끼는 극치의 순간이 있다면 그 순간에도 사람의 뇌는 우주의 울림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요즘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내 아이들이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배부른 돼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하라고 조언할 것인가 라는 물음. 농담으로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라 말하지만 인생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법. 두 극 중에 하나라면 나도 모르게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조언 할 것 같습니다. 배부른 돼지는 육체의 떨림을 느낄 지도 모르나,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영혼의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문학이나 철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의 세계뿐만 아니라 과학의 세계도 뇌의 전율을 나아가 우주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분야일 거란 생각을 합니다. 우주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이라면 배고픔 정도는 다스릴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게 나의 생각입니다.

작은 학교에서 만든 전동기와 전자석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전동기와 전자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아, 나 그거 알아. 난 직접 만들어 봤어!’ 하고 자신감 있게 다가갈 것 같습니다.

아이들 위해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해 주신 나그네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작은 발걸음이 이 나라 동량들에게 큰 의미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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