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우리 아들은 지식의 조합을 잘 합니다. 그리고 관찰력이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느립니다.

한 가지를 갖고 여러 곳에 대입해보고 변환시켜보고 매일 보는 물건이라도 조금 차이가 나게 해 놓으면 금방 알아보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러다보니 매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늦습니다.

그리고 집중력도 좋습니다. 그 비슷한 집착력 또한 좋습니다. 특히 갖고 싶은 장난감에 대한 집착력이 대단합니다. 집에 비슷한 것이 있으면 안사는 거라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한 번 사고 싶으면 못 견뎌 합니다. 핸드폰 사진 인화하러 대형마트 갔다가 거기서 레고 로봇을 하나 봤는데 사달라고 얼마나 애원을 하는지 모릅니다. 조르는 게 얄미운 게 아니라 애처로워 보이게 조르는 게 또 하나의 기술입니다. 사고 싶은 욕구를 너무 억제해도 역효과가 있을 것 같아 가끔은 구실을 대어 들어주기도 합니다. 이번엔 생일을 구실로 들어줄까 생각중입니다.

그랬더니 딸도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사겠다는 겁니다. 뭐냐고 물으니 콩순이 인형이나 바비 인형을 갖고 싶답니다. 그래서 어렸을 적 큰고모가 사주신 콩순이 인형도 있고 언니들한테서 물려 받은 바비 인형도 많이 있지 않냐고 했더니 그건 자기가 사고 싶어서 산 게 아니라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자기가 딱 원하는 것하고는 다르답니다. 결국 딸은 인형을 갖고 싶은 것보다 인형을 사보고 싶은 거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그 나이에도 선물을 고르라면 인형코너를 맴도는 걸 보면 자기가 원하는 걸로 한 번은 사 주고 넘어가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말하자면 자기가 원하는 인형을 진열대에서 탁 꺼내 갖고 계산대로 가는 유아기의 통과의례를 못 거치면 그것이 딸의 인생에 약점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아이들 생일 선물은 로봇과 바비 인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에궁, 그돈이면 ... ...

아들이 학교에서 기온에 대한 걸 배웁니다. 섭씨 21도를 21도C라고 읽는다고 했더니 갑자기 이러는 겁니다.

“엄마, 21도C는 21도도나 마찬가지예요, 왜 그런지 아세요? 왜냐하면요 피아노에서 C는 도 거든요. 그러니까 21도C는 21도도예요.”

빨리 과학 풀고 다른 과목도 풀어야 하는데, 과학 하다가 피아노 건반까지 떠올리고 있으니 ‘빨리빨리’가 안 되는 겁니다. 대신 과학과 음악을 넘나드는 생각을 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판단과는 참 다른 면을 학교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지승이의 ‘연애편지 대필사건’이 그것입니다. 같은 학급 학부모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일인데, 생각할수록 어이없고 맹랑하고 귀엽기도 하고 기막히기도 해서 웃음만 나옵니다.

사건인 즉, 지승이가 여자 짝꿍에게 부탁을 했답니다. 같은 반 친구 ***에게 너를 좋아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 달라고. 그래서 짝이 편지를 써서 ***에게 주는 과정에서 시끌벅적 한 소동이 좀 일어나서 지승과 짝꿍 둘 다 벌을 섰답니다. 짝꿍은 짝꿍대로 연애편지 대필해주다 벌 섰으니 속상하고, 지승이는 지승이대로 원망이 많았습니다. 지승이 말로는 중간에 생각이 바뀌어서 편지 보내지 말라고 말라고 수백 번 했는데 짝이 보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젠 같은 반 여자 친구들이랑 다 절교를 하겠다는 겁니다. 말씀해 주시는 분 없었으면 영원히 모르고 지나갔을 지승이의 ‘연애편지 대필사건’을 계기로 아이들은 참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을 생생하게 경험하였습니다.

처음엔 지승이가 자기가 써 달라고 했다는 것을 부인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어느 순간에건 솔직한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란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말하는데, 자기가 처음엔 써달라고 한 것이 맞고,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서 쓰지 말라고 말라고 했는데 결국은 짝이 ***에게 보낸 것이라고. 그래서 이런 말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거 봐. 평소에 글씨 연습을 많이 하면 짝한테 안 써 달라 하고 니가 직접 쓸 수 있잖아. 그래서 글씨 연습을 해야 되는 거야. 알겠어? 그리고 ***는 너 편지 보고 그냥 너를 쳐다고고 한 번 웃었다면서, 그러니까 너를 싫다고 한 게 아닌 데 왜 절교를 해. 담에 우리 집에 놀러 가자고 해서 데리고 와.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또 짝이 너 때문에 혼났으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해. 중간에 편지를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보낸 건 잘못했지만, 그래도 니 부탁을 들어 준 거니까 사이좋게 잘 지내.”

이렇게 지승이의 연애편지 대필사건은 끝났습니다. 녀석, 엄마한테 써 달랬으면 잘 써 줬을 텐데 하는 농담까지 넣어서 여기 저기 막 떠벌리고 다녔습니다. 선생님께선 ‘녀석이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허 허 ...’ 하시더라구요. 근데 그 말씀도 참 달게 들리지 뭡니까. 그게 다 부모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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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0/07/06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en one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는다.
    우리 아들 학교 번호가 11번입니다. 영어시간에 자기 번호를 영어로 말하는 거였는데, ten one 라고 했더니 외국인 선생님이 알아 들으시더랍니다.
    분명 일레븐 트웰브 어쩌구 저쩌구 라고 옛날에 말하고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이 안났나 봅니다. 그래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는 것 보단 ten one 이라고 말했다는 게 너무 기특하고 대견한 겁니다. 그래서 아침에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너무 멋진 생각을 해냈다고. 그리고 그걸 찰떡처럼 알아 듣는 외국인 선생님도 너무 멋지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지승아, 니가 자랑스러워!

  2. 나그네 2010/07/07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넘 귀엽고 깜찍하기도 하고.... 지승이 참 귀엽습니다.한참 웃었습니다.넘 웃어서 배가 다 아프네요.지승이 재치가 있습니다.

  3. 솔바람 2010/07/14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물 건은요. 사실 솔바람님 이렇게 말씀하실 거라 생각해서 먼저 얘기를 한 겁니다. 저는 선물이란 건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솔바람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것이 어른의 입장에서 보게 되니까 비싸고 싼 것이 보이는 거거든요. 진현이는 바비 인형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인형 하니까 수현이가 가지고 노는 작은 인형으로 알고 있죠. 건담은 조립하려고 가지고 있던 3개중 하나이구요. 솔직히 약간 비싸지요. 제가 예전부터 진현이에게 가르친 것이 '검소'입니다. 진현이는 아직도 용돈이 없습니다. 검소가 몸에 베일 때까지 용돈은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진현이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생일에도 선물 사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진현이는 그냥 주고 싶은 겁니다. 상대방이 가지고 싶어 하는 물건을 주고 싶은 거죠. 당연히 가지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진현이의 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을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꺾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아마 지금 ‘그거 너무 비싸니까 다른 것으로 하자’ 하면 다음부터 선물 할 때마다 금액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당연히 금액이 비싼 것을 무턱대로 선물하는 건 옳지가 않죠. 그러나 돈을 사용하는 방법과 돈의 개념은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금액 때문이라면 좀 더 저렴한 것을 구입하면 되는 거구요. 생일 때 엄마 아빠가 줄 선물 때문이라면 생일선물이 아니라 친구가 친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진현이가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냥 마음 그대로 받아주시면 안될까요? 내년에는 꽃을 선물하라고 하겠습니다. 꽃, 참 좋은 선물인 것 같은데요. 진현이도 꽃 좋아하거든요. 진현이가 주는 선물은 친구가 친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구요.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나그네님이 주신 편지 중에서---

    결국 지승 지윤 소원은 이렇게 이루어지게 될 겁니다. 겸손히 받는 것을 알려 주신 나그네님께 감사드립니다.

평소 음식물 찌꺼기를 버릴 때 마다 이 음식물들은 어디 가서 무엇이 될까 궁금하고 걱정이고 그랬습니다. 혹 어딘가 난지도 같은 산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제외한 소각용 쓰레기는 그야말로 소각되어 그 열로 지역난방을 하기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각에 쓰이는 연료나 배출 매연을 생각하면 어쨌든 쓰레기는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화장실용 오물과 휴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것을 재활용할 수 있게 분리수거해서 가능한 한 소각용 쓰레기 양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구가 여섯이고 세 끼 식사가 거의 집에서 이루어지는데다, 인스턴트 식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식단인 관계로 다른 집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구청에서 홍보하기에는 물기를 없애고 버리라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의 특성상 물기를 짜고 넣어도 또 생기기 마련이라 물기 없이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나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입니다.

여름철엔 잠깐 방심하면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벌레가 생기기도 해서 질겁하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시켜서 버리는 일이 위생적이고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사용은 전기 소모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내가 더 부담하게 될 전기세 몇 천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음식물건조기가 소비하는 전기 그 자체가 아까운 겁니다. 그래서 건조기는 사용할 생각이 없습니다. 모든 국민이 전기를 아껴서 원자력 발전소를 하나라도 줄 일 수 있다면, 아니 더 이상 만들 빌미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지구를 위해 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를 얻자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이치를 여기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지구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우리 나라에 유독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려면, 전력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겨울엔 좀 춥게 살고, 여름엔 좀 덥게 사는 불편함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들이 여름에 더위를 참을 줄 알고 겨울에 추운 것을 견딜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은 결국 내 아이들이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사람이 될 거란 믿음이 있기에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운 우리 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ㅋ~ㅋ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으로, (말로만 들은 경우지만) 어떤 집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해서 변기에 버린다는 일도 있답니다. 그만큼 음식물 쓰레기는 깨끗하고 냄새 안 나게 얼른 처리해 버리고 싶은 혹 같은 것입니다. 음식을 먹다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어떨 땐 내가 끓인 국이지만 너무 맛이 없어 어른들 드시라 할 수도 없고 나 혼자 먹어 치우기엔 양이 많아 괴로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할 수 없이 버리게 되는 데, 아까운 맘 보단 자연에 미안한 맘이 더 큽습니다.

그나마 하리하우스가 생긴 뒤부턴 거의 모든 음식물찌꺼기는 하리 텃밭에 가져다 묻으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데서 오는 심적 부담을 좀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시골로 가져가는 것은 환경을 생각해서이기도 하지만, 내 어렸을 적 나의 어머니께서 감자 깎은 껍질을 시골로 싸가지고 가서 거름 하시던 모습에서 배운 교훈이기도 합니다. 뚜껑 있는 세제 통이나 못쓰게 된 플라스틱 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모읍니다. 그래서 작년까진 밭 한 켠에 갖다 붓고 보기 흉하니까 주위의 풀을 뜯어 덮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올 4월 딸이 학교에서 환경보존 프로젝트 실천 발표대회에 신청서를 낸 것을 계기로 음식물 쓰레기를 거름으로 만들어 나무 주위에 뿌리는 방법으로 바꾸었습니다. 실은 딸이 냈다기 보단 제가 부추겨서 억지로 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어제 보고서 만들기 숙제를 하는 데 프로젝트를 하게 된 동기를 쓰라고 했더니 엄마가 하라고 해서 했다고 썼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럼 엄마가 어떤 의도에서 하라고 했는지도 쓰라고 했더니 글씨 쓰기 귀찮아서 안쓰겠다고 합니다. 이럴 때 딸이지만 좀 야속하고 얄밉습니다.

딸과 환경보존 프로젝트를 하면서 발효촉진제인 고오랑이란 상품을 샀습니다. 물기 없는 음식물 쓰레기에 뿌려주면 발효가 촉진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면 플라스틱 통에 넣고 고오랑을 골고루 뿌려 줍니다. 마치 시루떡을 할 때 쌀 한 켜 고물 한 켜를 뿌리듯 음식물 쓰레기 한 켜 고오랑 한 켜 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하니 고오랑을 뿌리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를 통에 모을 때 보다 냄새도 덜 나고 좋습니다. 여름철에 한 일주일 씩 모은 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새로운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좀 괴로운 일입니다. 냄새가 좀~~~. 그런데 고오랑을 뿌린 뒤부턴 음식 쓰레기 통에서 썩는 냄새가 훨씬 덜합니다. 고오랑이 완전 발효는 못 시켜도 부패를 덜 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래 계획에는 저울을 사서 일주일간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알아보겠다고 해놓고 저울을 못 마련해서 쓰레기 양은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엄마의 잘못입니다.

보고서를 월요일까지 내는 거라 어제 부랴부랴 사진 인화하고 계획해서 거의 만들었습니다. 물론 쓸 내용이나 형식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 했는데, 딸의 목적은 잘 하는 거에 있지 않고 글씨를 조금 쓰는 것에 있기 때문에 좀 마찰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한 일을 계기로 내년에는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결과물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강아지 똥이 민들레로 태어나는 것처럼 음식물쓰레기가 굵은 은행알로 태어나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보고서에 쓰지 않았더라도 그런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을 느끼게 되었길 바랍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자료를 찾다가 구청 담당 직원과의 전화통화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수거된 음식쓰레기는 매립하지 않고 축산 사료로 쓰거나 거름으로 만들어 쓴다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재활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참 기쁩니다. 그리고 구청 직원과 통화하는 것을 딸이 들었으니 관공서와 지역 주민과의 상호관계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이번에도 다섯 통이나 되는 음식쓰레기가 생겼습니다. 그것이 모두 은행알로, 풀로, 흙으로 다시 태어날 겁니다. 하리하우스 텃밭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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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윤맘 2010/07/07 2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경보전 프로젝트 실천 보고서


    주제: 음식찌거기로 거름 만들기

    실천 동기:
    어머니께서는 음식쓰레기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을까 늘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시골집 하리하우스 텃밭에 거름으로 주기로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거름 만드는 것을 나와 함께 하고 싶으셔서 환경보존 프로젝트 실천 대회에 참가하라고 하셨습니다.

    실천 내용:
    1. 음식쓰레기를 못 쓰는 통에 모은다. - 음식쓰레기 모으는 통은 세제통을 재사용 하거나 뚜껑에 구멍이 난 김치통을 사용였습다.
    2. 그 음식쓰레기를 하리하우스 텃밭에 가지고 가서 나무 주위에 뿌려줍니다.
    3. 그 위에 고오랑을 뿌려줍니다. 음식쓰레기에 고오랑을 뿌린 것 보다 안 뿌린 것이 발효가 늦게 됩니다. 그러므로 고오랑을 뿌린 음식쓰레기가 더 빨리 발효가 됩니다.

    실천 날짜:
    거름에 고오랑을 뿌린 날짜는 2010년 5월 8일, 5월 22일, 6월 12일, 6월 19일입니다.

    실천 후 느낌:
    비록 환경을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음식 쓰레기를 볼 땐 더럽고 맡기 싫은 냄새가 났습니다.

    반성과 계획:
    어머니께서 자연에 대해 더 잘 알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쬐금이라도 갖게 될 줄 아셨는데, 나는 음식쓰레기 냄새가 안 좋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까 말했듯이 환경을 위한 일이지만 냄새가 좋지 않고 하기가 귀찮아서 다음엔 하고 싶지 않습니다.

  2. 이소희 2010/08/23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3. 지윤맘 2010/08/24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ㅋ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나오죠? ㅎ ㅎ ㅎ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려 노력하는 건 작은 일에서 부터 라고 여기므로 다음엔 하고 싶지 않다고 쓴 딸을 나무라진 않았습니다. 다만 심사하시는 선생님들께 좀 죄송한 마음이 들긴 했습니다. 당당한 게 때론 당돌한 것과 혼동되어 보일 수 있으니까요^^

거위의 꿈 ---인순이 노랫말

난,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 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 해요.

인순이란 가수의 노래입니다. 아직 다문화 가정이 자연스럽지 않을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인순이란 가수를 보면 항상 가슴 한쪽이 짠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에는 항상 힘이 있었습니다. 깊고 무거운 내면의 소리라고 느꼈습니다. 그녀의 풍부한 음량은 그녀가 흑인의 피를 갖은 데서 오는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축복으로 그녀가 노래하며 행복하길 바랐습니다. 내 속에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가수 몇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인순이 그녀입니다.

그녀의 노래 중 ‘아버지’란 곡을 들었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정은 늘 ‘우리 엄마’로 대신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우리 아빠’를 생각나게 했던 겁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늘 엄마 곁에서 허허 웃으며 서 계신 우리 아빠. 아· 버· 지. 충북 단양의 첩첩산중 솔고개에서 자식을 서울로 보낼 수 있으셨던 건, ‘등록금은 우뚜케 됐든 댈 테니 인문계를 가라.’ 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실 수 있으셨던 건 어머니 옆에 든든한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입니다. 늘 엄마, 엄마, 하며 자각하지 못했던 이름 ‘우리 아빠’ . 우리 아빠께 아버지란 이름을 찾아준 인순이의 ‘아버지’.  

난,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가끔 딸이 물어 봅니다. 엄마는 꿈이 뭐였냐고. 그런데 참 대답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꿈과는 너무나 멀어진 나를 말하기엔 어린 딸 앞이지만 부끄럽고, 그렇다고 꿈이 없었다 하기도 어렵고. 아직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 하기엔 현실이 좀 남루하고......

아, 그런 마음을 어쩌면 ‘거위의 꿈’이 그렇게 잘 표현해 주는지, 거위의 꿈을 가사를 음미하며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리고 딸에게도 들려주었습니다. 딸은 얼마간 듣더니 제 엠피쓰리에 있는 소녀시대의 노래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벽을 넘고서 ........

나처럼 평범한 사람 누구에게나 꿈이 있었죠. 나의 꿈이 무엇이었다고 말하기 쑥스럽고 부끄러운 꿈이. 그러나 난 그 꿈을 잊지는 않고 있어요.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루려 노력은 했었다고, 그리고 아직 그 꿈이 남아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수줍게 말할 거예요. 지금처럼 평범하게 나이 먹어 가더라도 자기 삶을 놓는 그 순간까지 꿈꾸라고 있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 줄 거예요. 언젠가가 되어도 그 벽을 넘어 날지 못할 가능성이 많을지라도, 하루하루 지내는 성실함으로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서자고. 엄마도 너희도 그리 살자고 말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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