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에 해당되는 글 139건

  1. 2011/06/17 초등 교과서 내용에 대한 문제 제기 (4)
  2. 2011/06/07 <어린왕자> 텍스트
  3. 2011/05/07 <쿠오레>의 일독을 권하며. (2)

이런 것도 배우고 저런 것도 보고, 자랑스러움도 느껴보고 부당한 상황도 당해보고, 어려움도 겪어보고, 부조리함에 내성도 기르는 게 학교를 통한 성장의 과정일 텐데....... 게 중 아프고 나쁘고 부당한 것 다 빠진 상태에서 아름답게만 크길 바라는 부모는 아닐까하고 스스로를 점검해 본다. 그래도 초등생들이 보는 사회 교과서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표준되는 내용만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 문제를 제기해 본다.

2010학년도 초등 학교 3-1학기 사회교과서 61쪽의 내용이다.

활동 1 . 고장마다 여러 분야에서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 있습니다.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에는 어떤 사람이 있을까요?

옛날 ( )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들 --- 충신, 장군, 독립운동가, 정치인, 예술가, ( ? ) 경제인, 교육자, 운동선수, 학자, 효녀, 효자. ( ? )

오늘날 ( )

( ? ) 부문에 해당하는 직업군을 아이들이 써 넣는 데 각 출판사마다 연예인을 보기로 넣어 가르치고 있다. 한 문제집 출판사 사회담당자에게 어떤 근거로 연예인을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에 넣었는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나오는 교사용 지도서에 연예인이라고 나와 있어서 그 기준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연예인을 ( ? ) 에 맞는 내용으로 가르치고 있다.

물론 다분히 개인적인 견해긴 하지만,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라고 하는 내용에서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국정 교과서 내용은 어떤 책보다도 더 공정해야하고 교육적이어야 한다.  조금 더 세심하게 어린이를 배려한다면 연예인도 예술가의 범주에 들어가므로 따로 떼어 이야기하지 않음이이 행여 생길 수 있는 무리수를 줄이는 길이 아닐까 한다.

교육,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공교육은 사회현실을 반영하기도 해야겠지만 사회의 이념을 고양시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공교육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아래 내용의 ( ? )에 어떤 직업군을 넣을지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판단력이 미약한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삶을 산 독립운동가와 텔레비전에서 보는 연예인을  아무런 설명 없이 뒤섞어  설명함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공교육 교과서의 내용은 모두가 인정 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본다. 어떠한 역사적 사실도 시대와 양심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는 아이들에게 주입시켜서는 안 된다.  내 아이들이 연예인을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이라 인지하면서 개그맨이나 댄스가수를 꿈으로 삼고 자라길 원하지 않는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되는 사회교과서가 되면 좋겠다.

그럼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선 유명하다는 것과 자랑스럽다는 것이 같은 개념이 될 수 없음을 편찬자들이 살펴야 할 것이다. 그 기본적 차이를 간과하여 훌륭한 인물들과 유명한 인물들을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 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라고 본다.

편찬자인 한국교원대학교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와 저작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초등생들의 흡수력을 생각하여 내용 선별에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

물론 이렇게 문제시하자면 운동선수를 말함에도 걸리는 게 있고 악덕기업주를 생각함에 경제인을 넣을 수 있나 생각하게 되고 사사로운 이익을 중시하는 정치인도 걸리고 비교육적인 교육자도 걸린다. 그러니 교육현장에서 이 부분을 가르칠 땐 공공의 이익에 충실한, 훌륭한, 정의로운 이라는 잣대를 가르침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공교육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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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1/06/17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 위 의견에 대해 나그네님께서 주신 글입니다.

    사회를 가르치며 이 부분은 저도 약간 걸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무엇이 맞는 것인지.......

    솔직히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사회 가치관과 지금의 가치관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선수나 연애인들이 세계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어쩌면 유명한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조차도 못하는 일들을 이들이 할 때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을 한 것이고

    그것이 부수적으로 국가의 이름을 알리고 국위선양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판단해 본다면 어쩌면 훌륭한 일을 한 것은 맞을 수도 있죠. 그것이 요즘의 가치관인 것 같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이 노키아란 회사를 자랑스러운 국민 기업으로 생각하고, 덴마크 사람들이 레고라는 회사를 자랑스러워하며

    스웨덴의 사람들이 ‘댄싱퀸’의 아바를 국민의 영웅으로 보는 것은 모두 이런 측면이 아닌가 합니다.

    IMF때 박찬호 선수나 박세리 선수의 이름이 나오면 괜히 자랑스러움을 느끼던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 두 손 들고 환영하며 그들의 국위선양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세상의 패러다임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랑스럽다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인물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위인의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유익을 버리고 자신을 희생하여 업적을 이룬 사람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인물인 것이죠.

    그러나 요즘의 자랑스럽다는 개념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자랑스럽다는 개념을 좀 더 작은 개념으로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고 이것에

    유명하다는 것과 자랑스럽다는 것을 분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랑스럽다는 개념에 자신의 이윤, 이익 등을 추구하기 위해 행한 행동들에 대해선 과감하게 제외를 해야 할 부분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명확히 구분을 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솔바람 2011/06/17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 위 의견에 대해 지인께서 주신 의견입니다.

    이 문제는 연예인, 운동선수 등 직업명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을 조사해서 쓰라는 거야. 참고서에서는 말 그대로 참조가 되라고 그럴만한 직업의 종류를 예로 들어 준 것이고. 그러니까 여기 연예인이 포함 되니 안 되니를 가지고 논쟁하기 전에 이 문제의 답을 직업으로 구획해버리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봐. 원칙적으로 이 문제의 답은 세상 모든 직업이 다 될 수 있는 거잖아. 구두수선공이든, 청소부든 우리 고장을 빛낸 사람이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차라리 충남 당진에는 정치적으로 누구누구, 경북 안동에는 경제적으로 누구누구 하는 식의 예가 적합하지.

  3. 솔바람 2011/06/17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 결국 고장을 빛낸 사람들에 대해 논의함에 직업군으로 나누어 설명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인물을 예로 들어 설명함이 옳다고 본다. 그랬다면 옌예인이 자랑스러운 인물이니 아니니 하는 걸끄러운 논의는 안해도 되었을 거다.

    서울 종로구 혜화로터리 우리은행 건물 앞에 특별한 동상이 있다. 머리에 둥그런 밥쟁반을 이고 앞치마를 휘날리며 밥 배달에 나선 식당 아주머니 상. 그 동상에 이렇게 써 있다.

    -식당 아주머니, 당신은 서울을 빛낸 훌륭한 사람입니다.

    실은 서울을 빛낸인지 종로구를 빛낸인지, 훌륭한인지 자랑스러운인지 글귀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직업이 무엇이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자랑스러워는 사회는 발전된 사회라는 생각을 했다.

    고장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에 대한 논의는 직업군으로 다루지 말고 개별적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연예인 중에 그 삶이 자랑스러운 사람이라면 고장을 빛낸 인물에 소개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초등 사회 국정 교과서 편찬자인 한국교원대학교 국정도서사회편찬위원회와 저작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에 자랑스러운 직업군으로 생각 할 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글을 마친다.

  4. 나그네 2011/06/18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문제를 접근해서 문제를 해석하고 정확한 답을 내는데 있어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결국 상식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가능성을 가지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억지스러운 생각을 한다면 세상에 안되는 일이 있을까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가치관의 문제, 어른이 되어서 사회의 주축이 되어야 할 우리 아이들의 문제이기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겠죠.

 

<어린왕자> 텍스트

제목: 어린왕자

작가 : 생텍쥐페리

출판사 : 계몽사

42쪽

“하루는 해가 지는 걸 마흔 네 번이나 보았어.”

조금 지나서 너는 또 이런 말도 했지.

“아저씨, 몹시 쓸쓸할 적엔 해지는 풍경이 보고 싶어져.”

“마흔네 번 보던 날은 그렇게도 쓸쓸하더냐?”

그러나 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

47쪽

“정말 아름답구나!”

“그래요?”

꽃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전 해님과 같이 태어났어요.”

왕자는 이 꽃이 겸손하지는 못하지만, 홀릴 만큼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8쪽

꽃은 피어나자마자 자기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왕자를 괴롭혔습니다.

49쪽

“나는 그 때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어! 그 꽃이 하는 말 같은 건 듣지 말고 하는 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걸 그랬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좋은 향기를 풍겨주는 그 꽃에서 도망하지 말았어야 했어. 싫은 말은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어야 했어. 꽃은 어긋나는 말을 잘 하니까! 그러나 나는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어.“

56쪽

“옳도다. 사람은 누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하는 거야. 도덕이 있고 권력이 있는 법이야. 만일 네가 국민에게 바다에 가서 빠지라고 하면 국민들은 가만 있지 않을 거야. 나는 지나친 명령은 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내게 복종하는 거야.”

“그런데 저녁 해를 보여주시는 일은요?”

왕자는 무엇을 한 번 묻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버릇대로 또 물었습니다.

“음, 보여주지. 내가 명령하겠어. 그러나 형편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겠어. 그것이 내 신조니까.”

76쪽

달빛을 닮은 고리가 모래 속에서 번쩍였습니다.

78쪽

“별들은 사람이 언제고 자기 별을 찾아 낼 수 있으라고 밫나는 것일까? 어디 내 별을 봐. 마침 바로 위에서 빛나고 있구나...... 그런데 어쩌면 저리도 멀까!”

“아름다운 별이구나. 그런데 넌 무엇 하러 여기 왔지?”

“어떤 꽃과 다투어서......”

79쪽

뱀은 마치 금팔찌같이 왕자의 발목을 돌돌 감고 말을 이었습니다.

“내가 건드리는 사람은 제가 나왔던 땅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되는 거야. 그러나 넌 순진하고 게다가 다른 별에서 왔으니까..... .”

왕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너같이 연약한 사람이 이처럼 바위투성이인 지구에 오다니, 참 가엾은 생각이 드는구나. 만일 네가 네 별이 못견디게 그리워져 돌아가고 싶다면 어떻게 하든지 도와 주겠어. 그리고...... .”

81쪽

‘내 별에 있는 꽃은 언제나 자기가 먼저 말을 걸어 왔는데,,,’

82쪽

왕자는 기분이 퍽 쓸쓸했습니다. 멀리 두고 온 자기의 꽃은 이 세상에 저와 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며 뽐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여기는 한 정원에만도 그와 똑같은 꽃이 5천 송이나 있지 않은가!

어린 왕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일 내 꽃이 이 광경을 보면 퍽 당황할 거야...... .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으려고 죽는 시늉을 하겠지. 그러면 나는 그 꽃을 억지로 간호해 주는 체해야 될 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를 혼내 주려고 정말 죽어 버릴 테니까...... .’

왕자는 또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지기한 꽃을 가지고 있어서 부자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보통 장미꽃을 한 송이 가지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구나. 그리고 또 있다면 무릎 높이밖에 안 되는 화산 3개뿐이야. 그것도 하나는 영원히 불을 안 뿜을지도 몰라. 이것 가지고는 난 위대한 왕자가 될 수 없어..... .’

어린 왕자는 풀 위에 엎드려 울었습니다.

84쪽

나에게는 꽃이 하나 있는데, 아마 그 꽃이 나를 길들인 것 같아.“

85쪽

여우는 한숨을 쉰 다음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난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 나는 닭을 잡고 사람은 나를 쫓고. 닭이 모드 비슷비슷한 것같이 사람도 다 비슷비슷해서 난 좀 싫증이 나.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돋는 것처럼 환해질 거야. 어느 발소리하고도 틀리는 발소리도 알게 될 거고. 다른 것이 들리면 난 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 거야. 그러나 너의 발소리를 들으면 음악이라도 들은 듯 굴 밖으로 뛰어나오게 될 거야. 저길 봐. 저 쪽에 밀밭이 있지? 난 빵과 같은 건 먹지 않기 때문에 밀은 소용 없고 또 본댔자 생각나는 것도 없어, 난 그게 몹시 슬퍼. 그런데 머리가 아름다운 금빛인 네가 나를 길들여 놓으면 기가 막힐 거란 말이야. 황금빛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리고 그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도 좋아질 거야.”

여우는 말을 그치고 왕자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제발 나를 길들여 줘.”

86쪽

왕자가 묻자,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엔 나와 좀 떨어져 이렇게 풀 위에 앉아 있는 거야. 내가 곁눈으로 가끔 너를 바라볼 테니 넌 아무 말도 말고 가만 있기만 해. 말이라는 건 오해의 근원이니까. 그러는 동안에 우리는 점점 가까워지게 되지!“

다음 날 왕자는 또 찾아왔습니다.

“언제든지 같은 시간에 오는 편이 좋을 거야.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해. 그러다가 4시가 되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을 느끼게 돼.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될 거란 말이야.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니까....... . 예절이 필요해.”

87쪽

왕자가 떠나갈 때가 가까워지자 여우가 말했습니다.

“아! 난 울게 될 거야.”

“그건 네 책임이야. 난 너를 조금도 괴롭힐 생각이 없었어. 네가 길들여 달라고 해서...... .”

“그건 그래,”

“그러나 넌 울고 말겠지!”

“그럼.”

“그렇다면 별로 덕본 게 없지 않아!”

“있어. 밀빛깔 때문에...... .”

여우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한 번 더 장미꽃을 보러 가 봐. 네 꽃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걸 알 거야. 그리고 네가 작별 인사를 하러 오면, 선물로 비밀 하나를 가르쳐 줄게.”

다시 장미꽃을 보러 간 왕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희들은 내 장미꽃과는 전연 달라. 아직 아무것도 아니란 말야. 아무도 저희들을 길들이지 못했더. 내가 처음으로 만난 여우도 너희들과 같았어. 그 여우도 처음엔 수많은 다른 여우와 조금도 다른 데가 없었어. 그러나 지금은 내 동무가 됐으니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지.”

88쪽

이런 말을 들은 장미꽃들은 매우 언짢아했습니다.

왕자가 말을 이었습니다.

“너희들은 아름답긴 하지만 속이 비었어.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 죽을 생각을 하지 않는단 말이야. 그야 나의 장미꽃도,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이 본다면 너희들과 같은 꽃으로 생각할지 몰라. 그러나 나에겐 그 한 송이 꽃이 너희들 전부보다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주고, 고깔을 씌워 준 꽃이니까. 그리고 울타리를 세워 바람도 막아 주고, 벌레도- 나비를 보게 하려고 두세 마리는 죽이지 않고 그대로 두었지만 -잡아 준 꽃이니까. 그뿐만 아니라 불평도 들어 주고, 자랑도 들어 주고, 때때로 안부도 물어 본 꽃이니까. 내 것이 된 꽃이니까.”

장미꽃들에게 이렇게 말한 다음, 왕자는 여우가 있는 데로 돌아왔습니다.

“안녕히!”

왕자가 말했습니다.

“안녕!”

여우가 말했습니다.

“선물로 주겠다던 비밀이란 뭐 별것 아니야.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엔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왕자는 잊지 않도록 되풀이해서 말했습니다.

“네가 너의 장미꽃을 소중히 여기는 건 그 장미꽃 때문에 보낸 시간이야.”

89쪽

“내가 나의 장미꽃을 소중히 여기는 건...... .”

왕자는 이것도 잊지 않도록 되풀이해서 말했습니다.

“사람이란 이런 소중한 일을 잊어버리고 있어. 그러나 너는 이걸 잊어서는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지키지 않으면 안 돼. 장미꽃과의 약속을...... .”

90쪽

“사람들이란 모두 자기가 있는 곳에 절대로 만족하는 법이 없단다!”

100쪽

왕자는 한참 동안 있다가 또 말했습니다.

“너 좋은 독 갖고 있니? 날 오래 아프게 하지 않을 자신 있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져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조금 있다가 또 말했습니다.

“이젠 저리 비켜.... . 나 내려가고 싶어.”

그 때, 나는 담 아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곳에는 30초 안으로 사람의 목숨을 끊을 수 있는 노란 뱀 한 마리가 왕자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105쪽

“하긴 두 번째 물 때는 독이 없긴 하지만..... .”

105쪽

어린 왕자는 내 손을 잡고 몹시 걱정이 되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지 말 걸 그랬어. 걱정을 하게 될 테니까. 난 죽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런 게 아니야.... .”

나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아저씨, 그 곳은 너무 멀어. 이 몸뚱이를 가지고 갈 수 없단 말이야. 너무 무거워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몸뚱이는 헌 껍질 같은 거야. 헌 껍질 같은 건 버려도 슬프지 않아......”

106쪽

왕자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젠 다 왔어. 나 혼자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게 가만 내버려 둬 줘.”

그러면서 왕자는 모래 위에 앉았습니다.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어린 왕자는 이렇게 또 말했습니다.

“이거 봐 아저씨, 내 꽃 말이야..... 난 그 꽃에게 해 줘야 할 일이 있어. 그건 정말 약한 꽃이야. 그리고 순진하고, 바깥 세력에 대항하여 자기의 몸을 지키는 거라곤 네 개의 자그마한 가시밖에 없는 꽃이야...... .”

107쪽

어린 왕자는 잠깐 망설이다가 일어서서 앞으로 한 발짝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왕자의 발목 근처에 노란빛이 번쩍 빛났습니다. 어린 왕자는 잠시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소리도 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마침내 나무가 쓰러지듯 조용히 쓰러졌습니다. 땅이 모래이기 때문에 소리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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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권해주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음악을 권해주는 일만큼 행복한 일입니다.

몸에 좋은 차를 권하는 일만큼 행복한 일입니다.

친구를 친구에게 소개시켜 주는 일만큼 행복한 일입니다.

오랜만에 그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책을 권했습니다.

곱디고운 우리 딸에게.

그리고 말했습니다.

너희 반 친구들도 이 책을 다 읽어 봤으면 좋을텐데...

그래서 학급 홈피에 글을 올리는 건 어떻겠냐고, 그럼 반 친구들이 다 볼 수 있을 거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아직 실행하지 못했지만, 딸의 반 아이들이 <쿠오레>에 나오는 또래 아이들의 삶을 감동 깊게 받아들인다면 그 삶이 더 아름다워 질 거란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조금은 식상한 단어이지만, 격정의 상황에 서면 뭉클하게 다가오는 ‘애국심’, 가난한 가정환경이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친구에 대한 ‘애정’, 정의감 있는 친구에 대한 ‘존경’, 아둔함을 이겨내고 학습에 대한 열정을 다하는 친구에 대한 ‘격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마차에 뛰어 든 소년의 ‘희생’, 한 소년에게 보내는 누나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

엔리코라는 한 소년의 일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입니다. 애국심, 애정, 존경, 격려, 희생, 사랑......

책은 비와 같습니다.

책은 거름과 같습니다.

책은 햇볕과 같습니다.

비와 같고 거름과 같고 햇볕과 같은 책을 권합니다.

5월의 어린이 달에.

이탈리아의 데 아미치스가 쓴 <쿠오레>의 일독을 새싹들에게 권합니다.

어린이달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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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1/05/07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번역된 동화를 살 때는 꼭 완역본을 사셔야 합니다. 그래야 글의 제맛을 알 수 있습니다.
    예쁜 에니매이션에 줄거리만 대충 끼워 엮은 책에 익숙해지면 한글자 한글자를 심사숙고하며 읽어야 하는 완역본 책을 지겨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을 읽게 하기 위해 책을 사주신다면 꼭 완역본인지, 엮음편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 나그네 2011/05/10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는 어린이날 선물로 아들이 원하는 레고를 사줬는데 책을 한권 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책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