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하리에 가면 아이들이 뭘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말하자면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냐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놀아요."
뭘 하고 노냐고 물어봅니다.
"그냥 자기네가 알아서 놀아요."

여럿이 모이면 주로 뛰어놉니다. 런닝맨 같은 놀이를 하면서요. 그러면서 배려를 생각하고 실천합니다. 아주 어린 아이는 깍두기를 시켜줍니다.

그 인원이 덜 차면 빙고를 합니다. 빙고를 하며 지식도 정리하고 작전도 세우고 맞춤법도 배우고 선긋기도 하고....

정 심심하면 악기 연주도 합니다. 북도 치고 징도 치고 장구도 치고 꽹가리도 치고, 모자라면  냄비 뚜껑도 치고...

가끔 악기가 다양해지면 즉석 연주회도 합니다.  리코더, 클라리넷, 바이올린, 성악, 플룻, 언제는 해금도 들었습니다.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됩니다.

겨울엔 호떡도 만들고 여름엔 감자전도 부칩니다. 함께 만들어 함께 먹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놀이는' 자연 안에 있기' 놀이입니다.

하늘로 쭉 쭉 뻗은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고, 거기 기대 목련나무가 그늘을 펼치고, 앵두나무가 있는 듯 없는 듯 조촐하게 자리하고 있고, 마당 여기저기엔  풀들이 자라고 있고,  밭엔  곡물이 자라고 있는  여름 자연. 그 안에 가만히 있어도 뛰어도 퀵보드를 타도 자전거를 타도 술래잡기를 해도 때론 삐지고 싸워도 그 모든 것이 자연 안에 있는 놀이입니다.

풀들이 사그러들고 곡식이 여물고 은행잎이 떨어지고 눈이 나리는 안에 존재함이 놀이입니다.

자연안에 있음.
곧 놀이고 교육이고 아름다운 성장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직도 생각납니다. 얼음낚시 하는 곳에 구경 갔다가 예닐곱 된 사내아이가 아빠가 잡아 논 빙어를 초장 찍어 먹던 일이. 어떤 맛이냐고 물으니 아이가 내 코에 대고 ‘하~’합니다. 아이 입김의 훈기와 풍겨오던 비릿한 빙어 냄새. 아이 엄마는 라면을 끓인다며 얼음 밖으로 나가고 아빠와 아이는 빙어를 잡고. 이렇게 저렇게 말을 섞고 얼음낚시 이야기도 듣고 하는데 지윤이가 자꾸 빙어에 관심을 보입니다. 먹어보고 싶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 아빠는 투명한 통 안에서 헤엄치는 빙어 하나를 나무젓가락으로 잡아 초장을 찍어 지윤에게 주었습니다. 호록 입에 넣고 바작바작 씹어 먹는 지윤이를 보고 으악!~ 놀랐습니다. ‘에구궁 겁도 없이  살아있는 빙어를 먹다니!’ 놀랍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중에 맛이 어떠냐고 했더니 맛있다 합니다. 지윤의 입에서도 아마 비릿한 빙어 냄새가 났을 겁니다. 크면 아빠와 지윤인 살아있는 빙어를 먹고 나와 지승인 빙어 튀김을 먹을 것 같습니다. 근데 지윤이 알까요. 빙어 입에 구더기가 한 마리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걸...


그 이후로 지윤이와 지승이는 가끔 빙어낚시 이야기를 합니다. 도구도 없는 데다 빙어낚시는 인내를 갖고 시간과 추위를 견뎌야 하는데, 시간과 추위, 그  둘을 다 견디며 빙어낚시를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깐 빙어낚시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할만 합니다. 게다가 빙어낚시 얼음판에서 라면을 먹는 일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일입니다.
그 맛있는 라면을 생각하며  진슬이와 지윤 지승을 데리고 빙어낚시 하는 저수지에 가기로 했습니다. 지난 번 지윤 지승을 데리고 마을 옛길을 따라 가 본 그 저수지에 가서 맛있는 카레국수를 끓여먹고 오기로 했습니다. 라면도 좋지만 뜨끈뜨끈한 카레국수도 좋을 것 같아 짐을 챙겨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소 오줌보’라는 이름의 풀씨를 따서 날렸습니다. 아이들이 씨앗주머니를 벌리자, 주머니 안에 하얗게 들어있던 ‘소 오줌보’ 씨앗은 눈처럼, 낙하산처럼 하얗게 날아갔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씨앗주머니도 땄는데,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씨앗주머니 모습이 마치 초롱불 모양이라고 하며 들고 다녔습니다. 저수지에서 타고 놀 요량으로 들고 가던 비료포대로 눈썰매를 타고 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저수지까지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저수지에 도착해보니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서너 팀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분은 중 3 되는 딸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그 분이 갖고 계신 여유분 낚싯대로 아이들이 낚시를 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30센티미터 쯤는 된다는 얼음은 전 날 사용했던 자리라도 얼음이 다시 얼어 있어 다시 얼음을 깨야 했습니다. 얼음을 깨고 구멍 안에 있는 잔 얼음들은 뜰채로 떠내야 했습니다. 구더기는 장갑을 낀 손으로 끼울 수 없어서 맨손으로 끼워주셨습니다. 얼음위의 바람은 길을 걸을 때 느끼던 바람과 달랐습니다. 얼마나 추운지 아이들은 얼음낚시를 할 채비를 다 갖춰주셨는데도 낚싯대를 잡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애써 마련해 주신 것이 너무 감사해서 카레국수를 끓여서 대접하려 했습니다.

휴대용 가스를 아무리 흔들어도 버너에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가스를 옷 속에 품었다 꺼내라고 가르쳐 주셔서 그리 했더니 겨우 불이 붙었습니다. 사방서 겨울바람 불어오는 저수지 위에서 라면을 끓이려면 휴대용 가스렌지를 넣을 만한 박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아이들 셋과 내가 웅크리고 앉아 바람을 막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워낙 추우니까 열이 냄비로 전달되지 못하고 흩어져서 한 참을 기다렸는데도 냄비 안의 물은 미지근해 지지도 않았습니다. 더구나 갖고 간 냄비가 삼중바닥 냄비라 열이 금방 전해지지 않아서 물을 데우는 데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넉넉한 크기의 양은냄비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물은 안 끓고 발은 시리고, 배는 고프고. 아이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었습니다. 두시가 넘은 시간이라 배가 고픈데다 추위를 이기느라 열량을 다 소비했는지 지승이는 입술을 덜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순간 빨리  판단하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카레국수를 끓여서 먹이면 추위를 이길까 아님 빨리 짐을 싸서 집으로 가는 게 현명한걸까. 막 냄비 바닥에 거품 생기기 시작한 걸 과감히 버리고 짐을 챙겼습니다. 진슬이와 지윤이에게 지승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빨리 집에 가는 게 더 낫겠다고 했더니 따랐습니다. 카레국수 대접은커녕 감사하다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얼음판위를 떠났습니다. 아저씨께서 내년에 쓰라며 낚싯대 하나를 돌돌 말아주셨습니다. 저수지 얼음판에서 나와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걸어서 열이 좀 나면 나을 것 같았습니다. 지승이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내 긴 잠바를 벗어주었습니다. 얼마나 추운지 지승이가 사양도 하지 않고 벗어주는 잠바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잠바 길이가 발끝까지 닿는지라 빨리 걸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승이에게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을 위로 하면 길이를 짧게 할 수 있어서 걷기에 편할 거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잠바를 벗은 터라 나도 추웠으므로 빨리 움직여야 했습니다. 놀며 놀며 한 50분 걸려 갔던 길을 25분 정도에 되돌아 왔습니다. 내리막이라 속도가 붙는데다 빨리 움직여야 열이 나서 안 춥다는 말에 모두  뛰듯이 걸은 결과입니다. 지승이도 빨리 걸어서 체온을 회복하자 훨씬 여유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떡집에서 막 만든 따끈한 가래떡을 한 상자 들고 오셨습니다. 아이들 주라고 맞추신 겁니다. 아이들은 카레국수가 끓기 전 길죽한 가래떡 한 줄 씩을 조청 찍어  먹어치웠습니다. 그래도 카레국수 먹을 자리가 있다 해서 끓여 맛있게 먹었습니다.

몸이 얼었었기 때문에 오후엔 집안에서 따뜻하게 있어야 감기에 안 걸린다고 했더니 모두 잘 따랐습니다. 대신 황토방에서 진슬인 지윤이와 지승이에게 드럼 리듬을 가르치고, 지윤지승은 진슬에게 사물 리듬을 가르치며 놀았습니다. 서로 배운 것을 연주해주면 저녁에 맛있는 소시지구이를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드럼과 북의 리듬을 교환하며 오후 해를 보냈습니다.

밤에 1층에 난로를 피우고 소시지와 어묵을 꼬치에 꿰어 구워먹었습니다. 땅콩도 구워서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놀았습니다. 여름엔 이렇게 노래 부르고 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졸리고 치칠 때 까지 뛰어다니다 잠자리에 들어서야 한가하니까요. 상대적으로 겨울엔 모여앉아 얘기하고 노래 부르고 놀 일이 많습니다. 해도 일찍 지는데다 야외 활동량도 줄어서 말하고 책 읽는 데 에너지를 쏟을 여유가 생기는 까닭입니다. 겨울방학에 공기를 배워가는 게 진슬이 목표인데 하는 말,

“이모, 저 1탄 깼어요!”

게임에 익숙하다 보니  ‘공기 한 알 성공했어요.’ 하는 게 아니라 ‘깼다’는 표현을 쓰는 게 더 자연스런 겁니다. 진슬이나 우리 아이들이 게임에 익숙하다기 보단 아이들 사회에서 깼다는 표현이 더 실감나게 된 사회가 됐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나 봅니다. 음치라던 진슬이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겁니다. 음정 박자 맞춰가며 자신 있게 큰소리로. 그런데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하는 노래 한 곡만 부르고 더 시켜도 안 부르는 겁니다. 자기는 이 노래만 배웠다면서.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이 있는 곡은 부르는 데 다른 곡은 부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연습을 많이 하면 연습 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죽어라 공부연습을 시키나봅니다. 자신감 생기라고. 책상머리에 앉혀놓고 죽어라 공부연습 시키는 마음을 이해 할 만 합니다. 지승이도 성악을 배우기 전에는 통 노래를 안했습니다. 성악을 배우고 ‘난 성악을 배웠다. 그래서 노래를 잘 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는지 지금은 노래를 시키면 잘 합니다. 연습해 놓은 것에 대한 자신감이 지승이를 노래하게 한 것 같습니다.

진슬이와 지승이 지윤이가 얼음판 위에서 춥고 배고픈 걸 견뎌냈던 기억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자신감으로 살아나길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진슬이와 함께한 둘째 날도  진슬이가 읽어주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들으며 평온한 잠을 잤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단양 하리하우스 2010 여릅방학 어린이 친구들 현곡리 냇가 댐만들기

      [사진]하리하우스 2010 여름방학 어린이 친구들 현곡리 냇가 댐만들기 - 1200x803

현곡리 냇가에서 (앞쪽부터)진슬, 성희, 지윤,지승, 진현)이가 돌로 댐을 만들었다. 그 모습 속에서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 된다.


9박 10일간의 작은학교 이야기

아름답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했던 지난 여름방학을 떠올려 봅니다. 9박 10일을 함께 했던 진현이 진슬이, 그리고 사이사이 동네 친구 성희와 큰 수현이 완이,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떠나간 원희 원석이 형준이, 그리고 애처롭게 아팠던 아기 수현이, 진슬이 데리러 와서 잠깐 머물렀지만 맘 속에 오래 있는 나은이와 진하, 모두 떠난 허전한 자리를 메워주던 원섭이, 하리 터주대감 채원이와 상민이, 적성면의 꽃미남 순보까지 ......

올 여름 유난히 더웠습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11시에서 3시 사이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좋은 놀이였습니다. 그 사이에 주로 수학 문제집 풀기와 영어 듣기를 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지루할 땐 1층 도서실에 내려가 책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더운 한 때를 놓치지 않고 소나기가 한 번씩 퍼부었습니다. 그 소나기가 몇 번 반복되자 아이들은 척척 비설거지를 하였습니다. 진슬인 뛰어 내려가 텐트 문을 내리고 지퍼를 닫고, 지승인 데크에 흩어진 장난감을 들이고 여기 저기 벗어 논 신발을 처마 밑으로 던져 들이고, 지윤인 허둥지둥 급하게 창문을 닫고, 진현인 걸레를 들고 안으로 들이친 빗물을 닦아내고, 나는 빨랫대를 세탁실로 끌어 들이느라 이리 끙 저리 끙 하고...

이런 비설거지를 다 끝내기도 전에 벌써 해가 쨍 나기도 하고. 수선 떨게 한 게 미안한 하늘은 멀리 산굼부리 산에 쌍무지개 슬쩍 걸쳐놓아주고 떠나고.

그래도 비 때문에 못 놀지 않았고 더위 때문에 기죽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는 아래를 돌보고 아래는 위를 따르는 아름다운 관계로 인해 하루하루가 즐거웠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잘 놀자고 만든 학교가 작은학교입니다. 그러니 이번 여름 작은학교 체험학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모기 물려 가려운 것 빼고 땀띠 빼고 미끄러져 다친 것 빼고 크게 속병 앓지 않고 지냈으니 그 또한 기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놀이의 마무리를 천연전지 만들기로  채워 주신 작은학교 과학 선생님과 가는골에서 무수막골에 이르는 추억의 등굣길을 아이들과 함께 걸어주신 지윤지승의 막내 외삼촌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계시기에 하리하우스의 작은학교는 아름다운 학교가 됩니다. 지윤 지승이 진현 진슬이 그리고 어른들의 보살핌으로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을 쌓아가는 모든 어린이들이 다음 세상을 더 아름답게 이끌어 갈 것을 믿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나그네 2010/08/13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속에서 자연과 어울려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이런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박3일간의 하리 방문은 이번주 내내 향수로 다가왔습니다. 그 향수가 쉽게 가라앉질 않네요. 아들내미도 하리의 추억을 이번주 내내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자동차 박사 진슬이를 알게 된것이 참으로 기쁨니다. 진슬이와 메일 주고 받으면서 좋은 친구로 남아야 겠습니다.

    • 솔바람 2010/08/13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나그네님! 지윤이 외삼촌입니다^^

      쥔장이 있는 곳에서는 인터넷이 안되어서 나그네님이 다녀 가신지도 모를거에요. 하리하우스의 추억이 나그네님께 좋은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추억들 사계절 많이많이 만드세요^^

      나그네님은 어린이들과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난 진슬이 몇일 봤지만 자동차에 취미가 있는지도 몰랐답니다. ㅋㅋ 두 사람 인생여정의 좋은친구가 되길 단양에서 소리없는 응원이라도 많이많이 보내드립니다.

      화이팅! 나그네님과 진슬이^^

  2. silk flowers 2010/10/11 0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어 보이네여, 즐거운 추억이 되겠어여

  3. 작은학교 선생님 2010/11/26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은학교 광고 노래

    웃음꽃이 피어나는 하리하우스
    우리들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하리하우스 (내려감)
    귀 기우려 들어봐요, 나쁜 말이 들리기는커녕
    하하하 웃음 소리만 들리는 하리하우스
    하리하우스로 놀러 오세요(웃으면서 손짓)
    작사 작곡 우지윤 김성희

    작은학교 교가

    파릇파릇 태어난 새싹들처럼~~
    작은학교 어린이의 생각도 파릇파릇 피어납니다.
    서로 돕고 인사하며 사이좋게 지내는 우리들은
    작은학교 예의 바른 어린이~~

    졸졸졸 맑은 물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맑아집니다.
    웃음소리만 들리는 하리하우스
    마음속도 환하게 웃고 있지요.
    우리는 사이좋게 지내는 작은학교 어린이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루는
    우리는 작은학교 대한민국의 새싹이라네.
    어려운 일도 이를 물며 씩씩하게 커가는
    우리는 미래의 새싹.
    작사 작곡 우지윤 김성희

    풀섶을 헤치며 호두를 찾고 있습니다. 호두가 먼저 떨어지고 그 위로 풀들이 누웠다면 이를 잡듯이 한켜 한켜 풀더미를 젖히며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공을 들이다 호두알을 찾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하여 마른 풀섶을 또 뒤집니다. 그러다 생각합니다. 이 재미를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데, 호두는 안 줍고 놀기에만 바쁘네... 수확의 기쁨을 가르쳐주려고 ‘한 바구니에 천원’ 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걸었는데도 안옵니다. 그러다가 사마귀알집 발견했다고 소리치면 지승이가 달려옵니다. 와서 사마귀 알집 받아들고 살펴봅니다. 그 사마귀알집을 밭에 두면 해중을 잡아먹는다고 설명해주고 마른 고춧대 있는 고랑에 갖다 노라 이릅니다. 지승이를 따라온 완이가 두리번 거리다 호두를 발견했습니다. 어디 어디 하며 지승이 달려듭니다. 지승이도 따라 호두를 줍습니다. 하나하나 줍는 재미에 나뭇잎을 들추며 신나 합니다. 그런데 지윤이와 성희는 뭘 하는지 안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지승이는 장대를 들고 호두나무를 털고 있습니다. 작은 나무 두 그루에 몇 알 붙은 호두를 털고 있습니다. 지윤이와 성희도 안에서 놀지 말고 호두나 주우며 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있는 참에 둘이 신이 나서 풀밭으로 나옵니다. 엄마에게 들려줄 노래가 있다면서.
    둘이 헤헤 웃다가 하나둘셋 하면 하자 하다가 또 베실베실 몸도 꼬다가 뭐가 웃긴지 허리 접고 웃기도 하다가 결국 불러 준 노래가 하리하우스 광고 노래와 작은학교 교가입니다. 그런데 좀 쑥스럽기도 할텐데 일단 노래를 시작하자 너무 진지하게 부릅니다. 광고노래 끝에 하리하우스로 놀러 오세요 하며 손을 흔드는 부분은 좀 낯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누가 보면 어른이 시켰다고 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이 많이 와서 재미있게 놀고 싶은 순수한 마음의 표현인것을 알기에 잘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알았습니다. 하리하우스가 그리고 작은학교가 우리 아이들과 성희에게 자랑이란 것을. 아이들의 사랑의 대상이면서 꿈의 장소라는 것을. 그러기에 작은학교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할 신성한 의무가 나에게 있음을. 그리고 아이들의 희망을 가꾸는 의무를 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수신제가(修身齊家)에 더욱 정진해야 함을.
    열 번을 헛손질하여 하나의 호두를 줍더라도 열 번의 헛손질이 무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열걸음을 나아가려다 한 걸음밖에 내딛지 못할지라도 작은학교를 향한 걸음을 멈출 수 없음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저편에서 지승이가 장대를 들고 설치는 것을 보고는 지윤이와 성희도 서로 해보겠다고 달려들어 싸웁니다. 결국 차례대로 돌아가며 털어보기로 했습니다. 지승이가 올라간 것을 보고 지윤이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호두나무에 올라가는 것 까지만 성공하고 장대를 들고 터는 것엔 실패했습니다. 나뭇가지에 두 발과 엉덩이만 붙이고 두 손으로 장대를 휘두르는 것은 무서웠나 봅니다. 성희는 나뭇가지에 오르려다 그만 오도가도 못하고 두 팔과 다리로 호두나무 밑둥을 감싸고 엄마야를 외칩니다. 지윤과 지승이 손으로 발을 받쳐주려 달려듭니다. 셋 모두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그때 누군가 말했습니다. 매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나무에 붙어 있다고. 성희를 안아 받아 내리며 생각했습니다. 너희는 고목나무에 매미 붙어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적소에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겠구나!
    때때로 내게 부족함이 많음을 한탄 할 때 생각합니다. 이런 내가 뭐 작은학교를 한다고? 그냥 막을 내리자. 평범한 주말농장 정도로... 그러나 단 몇명이라도 작은학교 안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루는
    우리는 작은학교 대한민국의 새싹이라네.
    어려운 일도 이를 물며 씩씩하게 커가는
    우리는 미래의 새싹.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루는, 어려운 일도 이를 물며 씩씩하게 커가는 미래의 새싹으로 자랄 꿈을 꾸는 한 작은학교을 위해 더욱 정진해야하는 의무가 내게 있음을 스스로 일깨웁니다.

    사랑하는 작은학교 친구들!
    올 겨울방학도 행복하고 아름답고 실력을 키우고 꿈을 이루는 나날이 되게 합시다.

  4. 작은학교 선생님 2011/04/14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차고 씩씩한 작은학교 어린이
    손잡고 걸어가자 꿈을 향하여

    우리들은 꿈이 있다.
    꿈을 향해 달리자.
    마음 속 새겨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 나라를 빛낼

    우리는 모두 하나
    작은학교 어린이.
    2011년 4월 10일 우지윤 우지승 김성희 김성완 공동 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