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디고운 우리딸'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3/04/12 고마움에 관한 가치사전
  2. 2013/04/12 제주기행 (1)
  3. 2012/06/19 지윤이의 독서 편력, 그리고 역사서 독서 계획 (1)

지윤이의 가치사전

고마움이란

1. 고마움이란, 준비물이 없어서 고민할 때 서슴없이 빌려주는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

2. 고마움이란, 모르는 것을 가르쳐 준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

3. 고마움이란, 엄마가 날 위해 병을 간호해 주실 때 느끼는 감정.

4. 고마움이란, 아픈 날 위해 책을 읽어주는 동생에게 느끼는 감정.

5. 고마움이란, 내게 고마움을 준 친구에게 “고마워”하고 인사하는 것.

6. 고마움이란, 내게 시험을 100점 맞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께 느끼는 감정.

7. 고마움이란, 실수한 나를 격려해주는 친구들에게 느끼는 감정.

8. 고마움이란, 급식시간, 끝까지 나를 기다려준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

9. 고마움이란, 맛있는 음식을 매일 주시는 급식 영양사 아주머니께 느끼는 감정.

10. 고마움이란, 밤늦게까지 우릴 위해 애쓰시는 경찰관 아저씨께 느끼는 감정.

선생님의 댓글... 세상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있는 지윤이, 6학년 때에도 멋진 지윤이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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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이의 제주기행

2012년 1월 17일

제주도에 왔다.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러 갔다. 김포공항--제주도 행이다. 한 8시쯤 도착했는데 가는 도중 귀가 아파서 혼쭐이 났다.

내가 창가 쪽이었는데 동생 지승이가 쪼르는 바람에 중간에 자리를 바꿨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났는데, 가면 갈수록 편해졌다. 참고로 우린 비행기에서 해 뜨는 걸 보았다. 정말 멋있고 눈이 부셨다.

타서부터 50분 뒤. 우린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리고 걷다가, 마라도에 가는 배를 탔다. 아빠는 같이 못 왔지만, 우리가 2박 3일을 있을 때, 2째날 저녁 비행기로 오시기로 했다. 그래서 3째날은 렌트카를 하기로 했는데, 기대된다. 그건 그렇고, 우린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먹었다. 동생말론 아주 맛있다던데, 나는 영 맛없다. 하지만 나는 다 먹었다. 그리고 마라도를 구경하려고 나왔다. 좀 걷다가 다시 배 타러 가는데 이나연을 만났다. 나연이는 우리 콘도 바로 뒷집에 묵는다고 해서 저녁때 만나 놀기로 했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가는 배에서 또 만나 떠들며 갔다. 그 다음엔 정말로 헤어졌는데, 우린 애월한담 바닷가에 갔다. 가는 도중 버스에서 잤지만, 가보니 너무 예뻤다. 에메랄드빛이었는데, 나는 그 색이 갖고 싶다. 그리고 거기서 나는 발을 담구다가 왔다. 으악! 차가워~~ 그리고 대명콘도에 갔는데 , (원랜 작은 방을 주문했다) 같은 가격으로 큰 방을 줘서 완전 굳! 513호. 콘도는 완전 굳! 온돌방 하나에다 침대방 하나. 깨끗한 화장실 + TV + 쇼파 + 부엌. 완전 좋다. ㅎ ㅎ

그리고 나연이랑 우리 방에서 놀았는데 11시까지 놀다 잤다.

보고서 (선택과제)

언제 : 2012년 1월 18일

어디서 : 제주도에서

무엇을 : 한라산 정상에 올라갔다.

어떻게 : 엄마의 강요로 올라갔다. (아이젠 없이)

내용 : 오늘은 안개가 끼지 않아 한라산 등산이 가능하다고 해서 올라갔다.

한 해발 1800미터쯤 가자 거센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힘을 내서 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생각하면서....

끝내 도착했을 땐 정말 좋았다. (비록 정상까진 못 갔지만) 내려갈 땐 너무 미끄러워서 썰매를 타고 왔다. ㅋ ㅋ

느낀 것 : 우리 나라에 이렇게 큰 산이 있을 줄은 몰랐다.

2012년 1월 19일

제주도 관광

일단 김녕 미로공원에 갔다.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5분 안에 미로를 통과할 확률 5%, 30분 안에 통과할 확률 80%, 1시간 안에 통과할 확률 95%이다. 이것은 정말로 써져있다. 아! 참. 얘기를 한한 것이 있는데, 1시간이 넘도록 헤맬 확률이 5%다. 우리 가족은 이 5%에 들기 일보 직전에 모두다 벨을 울렸다. 얘기하자면 짧다. ...ㅎ ㅎ

우리 가족은

“허허, 우리 1신간 안에 못 찾는 5%에 들겠는걸.”

라고 말하며 다녔다. 그렇게 말하며 발이 가는 데로 가는데... 바로 왼쪽에 종이 있었다. 나와 동생 지승이는 엄마 아빠를 나두고 냅다 뛰었다.

“무조건 왼쪽으로!”

라고 외치며 말이다. 그런데 가다보니 왼쪽으로 다리가 보였다. 나는 다 왔는 줄 알고 뒤로 뛰어서 반대쪽으로 가 계단을 올라갔는데... 알고 보니 종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 맞은 편 계단에 종이 있었다. 우리는 계단에서 내려와 냅다 뛰었다. 이번에도 발이 가는 곳으로 뛰어 가는데, 잠시 멈춰서 보니, 글쎄, 바로 벽 하나를 두고 종을 울리는 계단이 있었다. 우리는 뒤를 돌아 막 뛰었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오자 벽 너머로 있던 그 길을 따라 뛰었다. 가슴이 요란하게 뛰고 나는 숨이 차서 헉헉거렸다. 우리는 종을 울렸다. 아주 ~~ 크게 말이다. 미로 속에 있는 엄마, 아빠는 우리가 큰 소리로 설명하고, 지도를 봐서 간신히 찾아왔다.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다. 내 혼자 힘으로 왔으니까 말이다!

너무 재미있었고, 또 가고 싶다.

그 다음엔 시흥 해녀의 집에 가서 정말 맛있는 전복죽을 먹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조가비 박물관에 갔다. 글쎄 우리가 입장권 할인 티켓을 가지고 ( 엄마 아빤 쉬고 드시고- 다 먹었고 커피 먹으러) 갔다. 근데 여기가 아닌 서귀포 조가비 박물관 할인 티켓이라고 했다. 엄마한테 전화했다. 그리고 말하려는데 전화가 끊기고 나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엄마 아빠에게 어떻게 일이 꼬였는지 말씀드렸다. 그런데 엄마가 들어가 보더니, 얘들아, 여기 싸다! 여기도 가소, 서귀포 조가비 박물관 둘 다 가자! 라고 말했다. 우린 들어가서 즐겁게 구경했다. 대왕조개가 인상 깊었다. 나는 5000원짜리 핸드폰 고리를 샀다. 양식 진주가 2개 달려 있는데 너무 예뻤다. 그리고 엄마가 나에게 진주 박힌 팔찌를 사주셨는데, 중간에 그냥 할머니, 고모 드리기로 했다. 그 다음엔 아차! 미로 공원 다음에 만장굴을 갔는데, 너무 시시했다. 기억나는 것도 없는 나머지 일기 쓸 때 빠뜨릴 뻔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며, 오며, 아빠랑 이야기 하는 건 좋았다. 정말로.

그 다음엔 제주 민속촌 박물관에 갔다. 진짜 소, 돼지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말을 탔다는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신 2만원으로 말을 2번씩 탔다. 처음에는 살살 뛰었지만, 2번째 지승이와 갈 때는 많이 뛰었다. 끝내줬고, 또 타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때 할인권을 콘도에서 끊었던 (미로공원 할인 티켓도 끊었다.) 서귀포 조가비 박물관에 갔다. 볼것도 없고, 기념품도 비싸고, 입장료도 비싼 이상한 곳이었다. ‘괜히 왔다’하며 갔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그리고 마지막은 공항에 비행기를 타러 갔는데 아빠랑 5분 차이로 비행기를 탔다. 원랜 10분 차인데, 아빠차가 늦게 오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4-7세 놀이터에 가서 놀고, 도넛도 사먹었다. 와서는 귀가 멍~~해서 그랬으나,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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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3/04/12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의 문체

    지윤이가 제주여행을 다녀와서 쓴 일기다. 확실히 우리 딸은 생기기가 넘친다. 쓰는 단어에도 생기가 넘친다. 표현력이 좋다.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다. 아마 지윤이 의식하지 못하는 새 저절로 그렇게 써지는 것이리라. 그건 지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늘 읽고 또 읽다보니 자연스레 글쓰기의 기본이 길러진 것이다.

    '에메랄드빛이었는데 나는 그 색이 갖고 싶다.'

    딸은 보석이 갖고 싶은 게 아니라 색을 갖고 싶은 것이다. 마음 그대로를 꾸밈없이 쓰는 자체가 좋은 표현이 되는 예이다.

    '하지만 우리 맞은편 계단에 종이 있었다. 우리는 계단에서 내려와 냅다 뛰었다.'

    냅다 뛰었다. 글을 거침없이 쓸 때 나올 수 있는 표현이다. 거침없음. 그 것 또한 딸의 재산이다.

    “얘들아, 여기 싸다! 여기도 가고 서귀포 박물관 둘 다 가자!”

    그래, 난 분명 그렇게 말했을 거다. 입장료가 얼만가 물어보고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이란 말에 그렇게 말했을 거다. “ 얘들아, 여기 싸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힘. 그래서 성산포 조가비 박물관은 입장료가 싸고도 좋았던 인상이 더 강렬하게 전달되는 거다. 내가 딸에게서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딸이 스승이다. 있는 그대로... 강렬하게....

    딸의 일기장은 재밌다. 형식도 참 여러 가지다. 한라산은 보고서 형식이다. 단촐 하고도 진지하다. 바람이 몹시 불던 곳이 해발 1800미터일 걸 어떻게 기억했을까 아님 추측일까. 어쨌든 거센 바람이 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런 마음인 것도 맞다.

    한라산에 다녀온 후 아들과 딸은 농담을 주고받는다. 네팔이나 스위스 같은 나라는 가면 안 된다고. 엄마가 히말라야나 알프스 눈밭을 트래킹 하자고 할 거라서 안 된단다. 하긴 일본엘 가면 후지산을 오르자 하고 싶다. 후지산을 걷다보면 ‘일본’이 보일 것 같기 때문이다.

지윤이의 독서 편력, 그리고 역사서 독서 계획

지윤이는 <비룡소> 그림책과 <교원>의 그림책, <시공주니어>와 <보림>의 그림책을 지나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시리즈와 시공주니어 문고와 <계몽사 소년소녀 세계명작>에 심취해 있다가 <해리포터> 전권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5학년에 학교 역사 수업을 하며 본격적으로 위인전을 읽었습니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역사서를 준비해주고 있는데, <이야기 한국사>와 <한국사 편지> <엄마의 역사편지> 창비아동문고의 <고구려 이야기>등 시대별 역사서를 책꽂이에 꽂아 주었습니다. 이번엔 휴머니스트의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와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를 마련해 주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고 나면 <다시 쓰는 한국사>와 <다시 쓰는 세계사>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사 이야기>를 추천받아 준비해 놓긴 했는데, 아직 내가 읽지 않은 책이라 그 수준과 시각을 알 수 없어서 일단은 어른들 책으로 분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각 분야 석학들의 추천사를 보니 빨리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분류 상 어른들 책이란, 앞의 것들을 다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을 의미함인데, 서평에서 오는 느낌으로는 지윤이가 <태백산맥>이나 <토지>를 읽어낼 수준이 되면 읽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해리포터>를 언제 같이 읽을까 했는데, 이젠 아이들이 나보다 더 <해리포터>의 내용에 능통하게 되었고, <한국사 편지>를  언제나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아이들은 한국사 편지를 읽어야만 하는 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림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떼를 쓰던 나이에서 어느덧 제일 좋은 책을 선정하며 읽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 좋은 책도 <잠옷 파티>에서 <삐삐 롱스타킹>을 거쳐  <집없는 아이> <작은 아씨들> <십오 소년 표류기>에서 <바다 밑 2만리>를 거쳐  <로빈 후드>를 지나 현재는 <해리포터>에 이르렀습니다. 삼성출판사 판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더니 <키다리 아저씨>를 읽고, 이번엔 <테스>를 사달라고 합니다. 아직 이해하기 힘들거라 나중에 사주겠다고 했더니 학교 도서관서 읽었는데, 읽을 수 있더라며 사달라 합니다. 12살에 테스를 읽고 20대에 테스를 다시 읽지 않으면  안타깝겠지만, 12살에도 읽지 않고 20대에도 읽지 않으면 더 큰 안타까움일 겁니다. 그래서 아마도 테스를 사주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윤이의 책읽기가 동화와 소설로 편향돼 있는 면이 있어서 걱정이긴 합니다. 그러나 역사서들도 언젠간 지윤이의 거름 밭이 되리라 믿습니다. 지윤이와 대화를 위해서  <한국사 이야기>를  부지런히 읽어야겠습니다.

책을 가운데 두고 나누는 딸과의 대화.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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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2/06/29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은 마음의 양식이란 말이 있지만 공대 공부를 하다보니 나이들어서는 책 읽을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들래미하고 얘기를 할 때 책 읽은 내용으로 얘기를 종종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들이 나이가 들면서 제가 점점 지식의 한계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 아들방에서 책을 꺼내 읽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독서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또 독서를 한다고 해도 책을 좋아해서 읽는다기 보다 입시를 위한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을 좋아하기 보다 점수를 위한 책을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읽을 수 있는 마음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죠. 올 여름 방학때는 아들과 같이 책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