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빅은 씽크대다!

지승이 어느 날 아침밥을 먹다가 말합니다.

“엄마, 씽크빅은 씽크대예요. 왠지 아세요? 씽크 빅(big)은 씽크 대(大)니까요.”

ㅎ ㅎ ㅎ

우리 집 부엌엔 학습지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나눠주는 세계지도와 대한민국 전도가 붙어있습니다. 검정 시험 대비용 7급인지 6급인지 한자도 있고 초급 300자 한자도 붙여놓고 있습니다. 지도건 한자건 보고 외우는 건 아니지만, 나라이름 대기나 한자대련을 할 때 참고하고 놉니다. 어쨌거나 새로 도배해야 할 때를 한참 지난 벽이기 때문에 아무 부담없이 아이들의 작품도 붙였다 떼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은 벽입니다. 가끔 지윤이 매달려 벽에 그림을 그리는 데, 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안 해도 돼서 좋습니다. 만약 깔끔하게 손 본 지 얼마 안 되는 벽이라면 벽화를 못 그리게 함은 물론이고 아이들 그림도 붙여주기 꺼렸을지 모릅니다. 허름하고 낡아서 부담이 없는 벽.

그 벽은 생각의 창고입니다.

‘씽크빅’이 ‘씽크대’가 되게 하는 생각의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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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1/07/18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센스 있는데요!

교내 통일 안보 글쓰기 대회 원고


자유로운 잠자리



어느 따스한 여름날,
잠자리 한 마리가 파다닥 소리내며
날아가네.

힘차게 날갯짓을 하여 3·8선을 지나가네.
아무도 못 가본 그 곳.
잠자리 혼자만이 날아가네.

내 마음은 따라가지만,
내 몸 앞에는 지옥의 벽이 있네.

아~ 그리워라.
통일이 될 날......

아~ 그리워라
서로 손잡을 날......

아~ 그리워라
잠자리와 함께 갈 그 날을......

2011년 6월  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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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바람 2011/07/12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일소녀 우지윤

    동기부여란 그만큼 중요합니다. 지윤이 학교에서 통일안보 관련 행사로 상을 탄 것을 계기로 통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로 운문부 우수상을 탔습니다.
    한번은 아침밥을 먹다가 분단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봅니다. 왜 미국은 우리나라를 둘로 갈라 놓았냐고요. (물론 미국만의 책임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나 덮어두고) 그래서 모든 나라는 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3`8선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미국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하는 말.
    "내가 크면 미국을 꼭 동서남북 네 개로 나눠놓을거야."
    그 호기로움이 좋아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한 수 더 떠서 이러는 겁니다.
    "아니면 아예 8방위로 나눠놓던지..."
    ㅎ ㅎ ㅎ ㅎ
    동서남북도 아니고 8방위로 나뉘어서 오도가도 못하고 고생 좀 해 보면 남북으로 나뉘어져 오도가도 못하는 심정을 미국이 이해할까요....

  2. 나그네 2011/07/18 2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지윤이는 글솜씨가 있습니다. 잘썼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해가 갈수록 글이 세련되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윤 지승 엄마 최병옥입니다.
작년 가을에 뵙고 못 뵈었습니다. 건강하신지요.

지윤이가 오늘 학교에 못 가고 쉬고 있습니다.
6월 7일 경부터 눈이 시리고 앞에 뿌옇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카메라 렌즈로 해 있는 방향을 보면 빛이 동심원을 그리며 하얗게 퍼져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뿌옇게 보인다고 하고, 때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고 합니다.
동네 안과 두 곳에 진료를 보았는데, 알레르기성결막염이라고 합니다. 빛이 퍼져 보이고 뿌옇게 보이는 불편함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의 얘기만 합니다.
지난 17일부터는 눈이 충혈 되기 시작했는데 어제부턴 아주 심해져서 오늘은 등교를 못했습니다. 자고나면 눈곱이 눈 주위에 가루처럼 말라붙어 있습니다. 현재는 병원 처방 물약을 넣고 있습니다.

내일 햇빛 관련한 안질환 전문 선생님의 진료를 신청해 놓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 아픈 것은 선생님께 여쭙지 않으면 왠지 마음이 안 놓이고, 혹시라도 선생님께 보여 볼 걸 하는 후회를 나중에 하게 될까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많이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윤이를 생각하셔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침에 관동화가 생각이 나서 한 줌 넣고 달이고 있습니다. 도움이 될지요. 그리고 눈에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선생님께서 가까이 계셔서 참 다행입니다.
건강하세요~~~

지윤 지승 엄마 올립니다.



최병옥 님께

지윤이 증상을 이메일로 보내주시어 읽었습니다.
학교까지 못 갈 정도로 점점 더 고통스러워한다니 마음이 안쓰럽군요.

첫째, 관동화 한 줌을 달여 차처럼 수시로 복용시키는 것은 좋습니다.

둘째, 냉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평소 안구운동을 자주 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눈을 감고 눈동자를 자주 굴리는데 때로는 위로, 때로는 아래로, 때로는 좌우로, 때로는 대각선으로 굴리게 합니다. 단, 눈을 자주 비비지는 않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평소 다음과 같은 식품을 자주 먹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소간, 당근, 냉이, 고구마, 시금치, 상추, 브로콜리, 블루베리, 호박, 포도, 전복, 굴, 우유, 사과 등

● 변비가 되면 안 좋으므로 섬유질이 많은 야채도 풍부하게 먹어야 합니다.

● 간장과 신장을 보강하는 구기자차, 녹차, 모과차, 감국차, 결명자차 등이 효과적입니다.

다섯째, 다믐과 같은 음식은 평소에 제한하거나 금하면 좋습니다.

● 자극성 있는 것, 특히 매운 음식을 금하면 좋습니다.

● 열을 조장할 수 있는 모든 음식,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코코아, 초콜릿, 인삼, 꿀, 고추, 후추, 카레, 생강, 마늘, 쑥, 부추 등

● 기름기 많은 음식, 예를 들어 튀김, 버터 등

여섯째, 평소 몸은 너무 덥게 해주지 말고 목욕보다는 샤워를 위주로 하고, 애완동물은 안 되며, 공기를 정화시키며 환기를 잘 해주고, 실온을 너무 높게 하지 마십시오.

차츰 자연적으로 상태가 호전될 터이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빨리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신재용 올립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제 드린 메일로 선생님께서 염려 하실 것 같아 오늘 병원 다녀온 결과 들려 드리려 합니다.

지윤이 눈이 부시고 시린 건 근시 때문이고, 이번에 충혈된 것은 알레르기가 아니라 전염성 결막염이라고 합니다. 눈이 부시고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근시 때문이라고 확진을 받으니 마음이 너무 가볍습니다. 알레르기가 아니라 결막염이라니 오히려 덜 걱정이 되구요.

관동화는 끓여 논 것이니 계속 먹이려 하구요, 맛이 고약한데 그래도 잘 참고 먹습니다.

선생님, 아이들 아플 때마다 선생님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셔서 우리 아이들을 끝까지 챙겨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름 건강히 지내세요.
우지윤 우지승 엄마 올립니다.



선생님께

우산을 들어도 다 들이치는 장맛비를 맞으며 지윤이 오늘 학교에 갔습니다.

결막염 회복기라서 전염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등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해주신 조언 덕택으로 지윤이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안구운동을 추천해 주신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에는 안약을 넣고 제가 면봉으로 코와 눈 사이(천명혈)를 마사지 해 주었었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았습니다.

약을 넣고 안구운동을 하라고 하면 안 할 것 같아 제가 옆에서 구령을 붙이고 지윤이는 그 구령에 맞추어 눈을 굴리고 놀았습니다. 처음엔 오른쪽, 왼쪽, 위, 아래 하는 식으로 구령을 붙이고 지윤이 눈을 감고 눈동자를 좌우로 굴렸습니다. 제가 지윤이 눈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지윤이가 안구운동을 제대로 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왼쪽이라고 구령을 붙였는데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가기에 틀렸다고 했더니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신기해 했습니다. 제가 눈을 감고 눈꺼풀아래서 눈동자 구르는 모양을 보여줬더니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래서 지윤이의 안구운동은 마치 ‘백기 들어 청기 내려!’하는 게임을 하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엔 지윤이가 ‘엄마, 오른쪽 왼쪽 말고 동서남북으로 해주세요.’해서 ‘동서남북’을 구령으로 안구운동을 했습니다.

아픈 사람이 없을 때 안구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건 한 귀로 흘리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번 지윤의 결막염을 통해서 안구운동의 효과를 느꼈으니 아마 유용한 정보로 계속 기억할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알려주심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단양 작은학교 뒷밭에서 딴 머위 꽃봉오리를 말린 관동화와 역시 작은학교 앞마당에 있는 목련 꽃봉오리를 말린 신이를 넣고 물을 끓여 비염으로 고생하는 지승이에게 주었습니다. 둘을 섞어 끓여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괜찮겠지 생각하고 둘을 함께 달여 먹였습니다. 너무 진해서 그런지 한약보다 더 쓰다고 하며 안 먹으려 하였습니다. 요즘엔 머위줄기를 잘라서 지승이 코에 꽂아주고 있습니다. 코골이가 심해진 것이 코가 막혀서 그런 것 같아서 머위줄기를 꽂아 주고 있습니다. 당장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효과를 보는 것이 민간요법이 아닌가 합니다.

비염에 좋다는 목련꽃봉오리며, 면역력 향상에 좋다는 머위꽃봉오리며, 끈적한 코를 녹여내는 머위줄기며, 목이 부은 감기에 둘도 없이 좋은 콩나물 엿물탕이며, 해열에 좋은 대나무잎이나 쇠비름 달인 물 등의 정보를 책으로 엮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산야초와 민간요법에 대한 책 덕분에 애기똥풀이나 쇠비름 하나라도 하찮아 보이지 않고 약으로 보는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기똥풀이나 쇠비름 입장에서도 선생님께 고마운 일일 것입니다. ^^

선생님,

지윤 지승의 ‘할아버지 한의사 선생님’으로, 또 만인의 한의사 선생님으로서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최병옥 올립니다.



최병옥님께

메일 내용이 너무 재밌고, 너무 행복한 내용이었습니다.
이제부턴 '동서남북'으로 하면 좋겠네요. 재미있으면 아이도 잘 따라 할 테니 엄마의 지극정성에 감탄합니다.

'머위'와'신이'를 합쳐도 괜찮겠습니다.
쓰지만 조금씩, 조금씩 먹여보세요

빨리 쾌유되기를 바랍니다.

                       신재용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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