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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9 다시 쓰는 밥상 이야기
  2. 2007/03/28 하리하우스 첫 번째 집수리 이야기...
  3. 2007/03/27 하리하우스 문패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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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의 마른 고사리


다시 쓰는 밥상 이야기

다시 모두를 향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1995년 12월에 머리말을 썼으니 벌써 11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좋은 친구가 겨론을 했고, 그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친구에게 주는 사연 있는 요리책을 쓰기 시작해서 김치에서부터 김치전까지를 썼습니다. 그러다 그 요리책은 도중하차 아였는데, 아마도 그 즈음을 기하여 나의 생활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지방근무 가면서 함께 경남 창녕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때까지와는 다른 생활 속에서 지내면서 친구를 위한 요리책 쓰는 것을 잊었습니다. 어쩌면 그 친구가 저보다 한 수 위여서 포기했었는지도 모릅니다. 살다보면 제각기 사연이 참 많지요. 그렇게 곡절 많은 11년을 보내고 지금에서야 다시 펜을 듭니다. 이번엔 한 친구만을 위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음식이야기로 쓰려고 합니다. 물론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보다 음식에 얽힌 <사연! >이 더 많은 요리책이 되겠지만요. 그러나 나의 사연을 읽고 얼굴에 작은 웃음하나  떠올리는 분이라면 그 마음이 양념이 되어 멋진 요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요리는 창작입니다. 예술이죠. 머리와 손과 눈과 입의 조화로 만들어 내는 예술. 그래서 마음이 닫힌 사람보다는 열린 사람이 감각이 없는 사람보다는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 자기를 나타낸ㄹ 용기가 없는 사람보다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지혜롭지 못한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훨씬 더 멋진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열린 사람이 되려고 하고 예민함을 잃지 않으려 하고 용기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베푸는 마음. 음식이란 말 뒤엔 공양이란 말이 너무 잘 어울린단 생각을 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공양 올리는 음식으로 많은 사람이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집 양념 이야기


이번에 새로 <사연 있는 요리 이야기> 목차를 정하면서 11년 전에 정해 놓은 것 중에서 자신 없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였습니다. 음식에 나의 대한 기준이 11년 전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냉면과 육류 요리를 좀 뺐습니다.


11년 전 지금 돌아보면 풋내기인 시절에 냉면 육수를 만드는데 양지머리를 삶아 식혀서 기름기 걷어내고  동치미 국물로 간하여 먹었을 리는 없고, 보나마나 냉면 사리에 딸려오는 스프를 썼을 터인데, 지금은 모든 식품에 딸려 오는 스프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냉면에 대한 요리이야기는 포기했습니다. 칼국수 면을 사면 딸려오는 스프에도 어묵에 딸려 오는 스프에도 MSG가 들어 있기 때문에 쓰지 않습니다. 내가 만든 음식이 맛이 없을 때 MSG가 들어 있건 말건 스프를 조금 쓰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그럴 때 우리 아이들에게 형성될  입맛을 생각하며 참습니다. 엄마의 맛이 고향의 맛이라는데, 우리 아이들 입맛에 하학 조미료에 대한 강한 인상을 고향의 맛이라며 심어 줄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MSG의 감칠맛은 말린 다시마의 감칠맛을 흉내 내어 합성한 것이므로 모든 국물! 요리에 다시마와 마른 표고 멸치, 무, 파, 마늘을  넣어 푹 끓인 물을 쓰면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잘 말린 표고버섯은 향도 좋을뿐더러 항암작용도 뛰어나니 온 가족을 위한 건강식품으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입니다. 다시마에는 셀레늄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항산화의 능력이 비타민 E의 1990배에 달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우유에 ‘셀레늄 첨가’라고 표시된 것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셀레늄이 첨가된 성분 조정 우유를 먹이진 못하지만, 그래도 건 다시마를 잘라서 간식으로 주니 걱정 없습니다.


스프얘기 하다보니 우리집 양념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

표고 다시마와 함께 중요한 양념이 멸치입니다. 멸치는 맛을 내기위한 재료이면서 동시에 칼슘 보급원으로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내가 요리학교에서 배울 때는 멸치나 다시마를 찬물에 담궜다가 가열을 시작해서 한 번 우르르 끓으면 다시마는 건져 내라고 배웠습니다. 멸치도 계속 끓이면 잡내만 나니 10분 이상 끓이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 번 우르르를 끓이는 것으로는 다시마난 멸치의 영양성분이 국물에 용출되는 않는다고 합니다.

내가 이번에 우리 아이들 유치원을 정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점심 식단에 화학조미료를 쓰는가 하는 여부였습니다. 아침에 식사를 담당하시는 분이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이 다시마, 멸치, 무, 파를 넣고 국물 만드시는 것이라는 설명에 ‘아, 이 유치원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유기농까지는 쓰지 못합니다. 그러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실은 우리 집에서도 유기농 식단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유기농>이 서민들에게 그림의 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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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네 하리하우스 파노라마  2007.03.25

2007년 3월 25일 일요일... 지윤이네 식구가 내려와서 첫 번째로 하리하우스 집수리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집수리하기 전에 청소를 했다. 못 쓰는 가구와 세간을 버리고 2층에 쌓인 먼지를 털고 옥상에 쌓여 있던 낙엽과 시멘트부스러기를 치웠다. 하리하우스 첫 번째 청소를 끝내고 지윤이네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쉽게도 지승이는 자동차 안에서 놀고 있어 첫 번째 청소기념 가족사진에서 빠지고 말았다. 그 무엇보다도 지윤이 엄마가 대강 청소한 2층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다. 먼지 묻고 흐트러진 세간이 쌓인 방을 보다가 깨끗하게 치워진 빈방과 정리된 2층을 보니깐 생각했던 것 보다 멀쩡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윤이네 하리하우스는 참 전망 좋은 집이고 사람이 살기 좋은 자리에 자리 잡은 것을 말없이 들려 줄 것 같다. 집수리는 하기는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많은 작업을 하기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하리하우스 집수리는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당장이라도 사람이 살기에는 별 문제가 없기도 하다. 2층에 도배하고 장판 깔면 봄에서 가을까지는 사는데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온수는 우선 전기온수기로 사용하면 일주일에 한번 내려와 사는 데는 문제없고, 초겨울에는 기존에 석유보일러를 손보면 난방도 해결될 것 같기도 하다. 우선 2층 방에  형광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오늘 5개의 형광등과 터 밭에 농작물을 심기위한 최소한의 농기구를 준비했다. 4월 초순부터는 영농준비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고추고 심고, 가지도 심고, 상추와 고구마 감자 등을 골고루 심어서 옥이랑 삶과 추억을  함께하는 좋은 친구들이 즐겁게 일하고 만나는 따뜻한 하리하우스가 되리라 생각된다.

일상에서 과분하게 소유하려는 욕심도 없고, 분수를 알고 알뜰하게 살림 하는 옥이가 만들어 가는 하리하우스의 삶에 영상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래서 나름대로 머리와 몸으로는 신경을 쓰고 있다. 쿠~ 돈에 대하여는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사람 사는데 돈을 앞세우면 개인이던 집안이던 언젠가는 콩가루가 된다. 그러니깐 돈으로 뭔가 해주지 못한다고 넘 자책하지 말자고 스스로 위안거리를 궁색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__* 만일 옥이가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거나 사람 사는 도리를 외면하는 삶을 살았다면 이런 이야기를 쓰지도 하리하우스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첫 만남에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이야기는 하리하우스는 염치를 알고 알뜰하게 사랑하는 가족이랑 살아온 옥이에게 지나온 세월이 만들어준 선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리하우스는 비로소 집의 품격에 맞는 제 주인을 찾은 거야  라고 청소를 마치고 가족사진을 찍는 옥이의 미소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소구리하우스에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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