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책만끽학교'에 해당되는 글 43건

  1. 2014/04/04 초원의 집 (1)
  2. 2012/07/09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1)
  3. 2012/07/03 <백제이야기>를 읽고.

<초원의 집>

--푸념해도 소용없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까.

오늘은 흐려도 내일은 태양이 다시 빛날 수 있으니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가사 중 한 부분이다. 로라네 가족이 길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뒤에 기쁨에 차서 부른 노래인데,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든다. 또 사실적이기도 하다.  푸념해도 소용없다. 그리고 오늘은 해가 지지만 내일은 다시 뜬다. 어려움 끝에는 기쁨이 있듯이  말이다.

 로라네 가족이 부르는 노래가사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상속의 음의 그려지고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마치 내가 흥얼거리고 있는 음이 진짜 음과 똑같다는 듯이 말이다.


 로라는 어렸을 때 숲속 외딴 곳에서 아빠가 직접 사냥한 사슴이나 곰 고기를 먹으며 자랐다. 밤이면 로라는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아빠가 켜주는 바이롤린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인지 로라는 항상 노래와 함께 있는 것 같다. 로라네 아빠는 조용한 곳에서 지내고 싶어 하지만 로라네 엄마는 읍내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로라는 커서 읍내에 살며 학교에 다녔고, 또 열심히 공부를 해서 교사 자격증을 딸 수도 있었다.


 로라의 언니 메리는 눈이 멀었다. 그것도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시력이 떨어져 갔다고 한다. 메리는 조용하고 침착하게, 꿋꿋하게 있었다. 나는 그런 메리가 한편으로는 불쌍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다시는 아름다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없다고 했는데도 조용히 침착하게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메리는 잘 견뎌내고 이겨냈다. 어쩌면 자신이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메리는 로라와 다르게 얌전하고 예의 바르고 공부도 잘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얼핏 보기에는 메기가 더 좋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로라도 로라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로라는 어울릴 줄 안다. 남자 아이들과도 재미있게, 가리지 않고 논다. 또, 겸손하다. 내가 만약 학교 교사 자격증을 땄다면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닐 것이다. 로라처럼 조용히 있진 않을 것이다.


아이다는 로라의 친한 친구이다. 그리고 브라운 목사님의 딸이기도 하다. 메리 파워와 넬리가 명함을 자랑하며 다녀서 로라는 배가 아프다. 그런데 아이다는 ‘브라운 목사님은 선교사고, 명함은 허영이야. 나는 니네가 가져온 명함을 보며 즐기기만 할게.’ 라고 말하였다. 아이다는 너무 착한 친구인거 같다. 나라면 아빠와 엄마한테 명함을 살 돈 좀 달라고 조를텐데... 돈을 달라고 조르지 않는 걸 보면 로라도 착하고 예의 바른 것이다.

 결국은 로라도 명함을 샀다. 명함을 사고 싶은 로라의 속마음을 아셨는지 아빠가 주신 돈으로 샀다. 수레국화가 그려져 있는 예쁜 명함이었다. 명함을 사자마자 한 장을 와일더씨와 교환했는데, 그때 와일더가 로라에게 반하지 않았나 싶다.


 사람들은 각자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김연아는 영어도 잘하고 유연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피겨스케이팅을 잘 한다는 것이다. 악동뮤지션은 작사도 잘하고 작곡도 잘 하지만 노래를 제일 잘한다. 로라는 친구들이랑 잘 어울릴 줄도 알고 겸손하지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을 잘 쓰는 것이다. 그가 쓴 글이 지금 내가 감상문을 쓰고 있는 <초원의 집>이다. 만약 로라가 글을 쓰지 않았다면, 나와 <초원의 집>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초원의 집>에 나오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크면 로라처럼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복을 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솔바람 2014/04/04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윤이가 작년 예스 24 독후감 대회에 냈던 원고입니다. 입상하지 못했지만, 지윤이가 <초원의 집>을 읽고 또 읽어서 우려낸 참 깊은 글이기에 이 글이 좋습니다. 지윤이가 <초원의 집> 주인공인 로라 잉걸스 와일더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을 살게 되길 기도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스님 저
쌤앤파커스 출판

프롤로그


블로그에 올라 있는 글이라며,

트위터에 있는 글이라며 보내주는 벗이 있어.

무슨 민이던가 하는 스님이라고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고...

어, 그런데 이게 그 책이야?

뜻하지 않게 내게 온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좋은 인연 하나 수월찮은 세상에

저절로 내 손에 들은 것 보면

마음에 쉼표하나 찍으라는

보이지 않는 님의 가피인가 싶은데...

그린 듯이 짙은 눈썹,

생글생글한 눈매.

잘 뻗은 콧날,

미소를 아무린 입술.

약간 위로 향한 시선하며,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여 선 자세하며...

아, 신세대 스님이시구나.

프로필 사진 제대로 찍었네.

예까지 생각하다,

나이 많은 사람의 본때 없는 자만으로

슬그머니 걱정도 하네.

‘놔두면 더 깊어졌을 지도 모를 일을...’



본문

지식은 말하려 하지만,

지혜는 들으려 합니다.

-인생의 장 136쪽



인생은 짜장면과도 같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짜장면 먹는 모습을 보면

참 맛있어 보이는데

막상 시켜서 먹어보면 맛이 그저 그래요.

지금 내 삶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해도

막상 그 삶을 살아보면 그 안에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고뇌가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을 보고 부러운 마음이 생기면

‘남이 먹는 짜장면이다!’라고 생각하세요.

-인생의 장 148쪽



식당에서 천 원 차이로 먹고 싶은 것 대신

조금 싼 것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먹으면서도 후회하고, 먹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생 짧아요,

처음에 먹고 싶었던 걸로 고르세요.

-인생의 장 148쪽



쿵푸 18계를 마스터하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사람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높은 36계를 마스터하면

나보다 낮은 수준의 사람이 와서 싸우려고 하면,

그 사람을 위해 도망칩니다.

-열정의 장 235쪽



역사를 보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나이 드신 분들이 아니고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입니다.

정의가 무너졌다고 판단됐을 때

어떻게든 불의에 맞서는 그 마음.

내 것을 지키려는 것이 아닌

약자의 권익을 보호해주려는 마음,

나보다 힘든 사람을 보면

안타까워하는 그 마음,

세월이 가도 절대로

그 마음, 처음의 마음, 초심을 잃지 마세요.

-열정의 장 242쪽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다.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인류 보편적 가치가 유린당하면

남의 일이라도 자신의 일로 간주하고

간섭하고 투쟁하는 사람이다.

-장 폴 사르트르

-열정의 장 242쪽



이외수 선생님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여쭈니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존버 정신을 잃지 않으면 됩니다.”

“아, 존버 정신... 그런데 선생님, 대체 존버 정신이 뭐예요?”

“스님, 존버 정신은 존나게 버티는 정신입니다.”

-열정의 장 244쪽



같이 일하는 사람을 뽑을 때

그 사람의 능력이나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열정과

그 일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즐거워야 공부도 수행도 성공도 할 수 있습니다.

-열정의 장 246쪽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내 점수를 올려야지, 하는 사람과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가난 때문에 공부 못하는 내 여동생

공부 시켜줘야지, 하는 사람과는

눈빛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남을 돕겠다는 큰 서원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 안에서 끌어냅니다.

보살의 서원도 이와 똑같습니다.

그래서 남을 돕겠다는 보리심이 있어야 깨닫습니다.

-열정의 장 247



다른 종교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우선 겸손한 태도를 갖고 많이 배워야 한다.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자신의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강원용 목사님

-종교의 장 258



자신의 종교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종교도 그들에게는 똑같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엄마가 나한테 소중하듯

친구 엄마도 내 친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이겠지요.

-종교의 장 259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이 같이 살아 계시다면

서로 자신 말이 옳다고 싸울 것 같은가요,

아니면 서로를 지극히 존경하며 사랑할 것 같은가요?

성인을 따르는 광신도가 문제이지 성인들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종교의 장 259



에필로그


나이가 들면

상반되는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까탈과 너그러움.

지나서 보니

‘놔두면 더 깊어졌을 지도 모를 일을...’

한 것은

스님에 대한 까탈이었습니다.

이제 책을 덮으며

책 날개의 스님 얼굴을 마주하여 웃음은

너그러움을 넘어선 감사의 표현입니다.

더 익히겠다고 숨겨두지 않고

중생을 위해 꺼내놓는 마음.

보리심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팔만사천 중생 위에서

더 먼 곳을 바라보는 스님이 아니라,

팔만사천 중생 아래서

중생을 향해 눈을 맞추고 미소 짓는 스님이라 생각하니

스님의 프로필 사진이 참 보기 좋습니다.

스님께 합장.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솔바람 2012/08/30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부모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자녀들은 부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할까 눈치를 많이 봅니다. 부모가 행복해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줄 수 있습니다. 자존감 있는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자랄 것은 당연하고요. 결국 부모가 정말 해야 하는 것은 자녀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나를 먼저 챙기고 나를 사랑해주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챙기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게 뭔지를 생각하세요. 기존 인식을 통째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김소연 기자 sky6592@mk.co.kr / 사진 : 박정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4호(12.07.4~7.10 일자) 기사입니다]

    --혜민스님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스님의 인터뷰를 보게되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모 스스로 행복해 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혜민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백제에 대한 따뜻한 눈길

<백제이야기>

김유진 지음 창비아동문고

그랬다. 작가의 말처럼 백제를 무시했다. 힘으로는 고구려를 당하지 못하고 술수(외교)로는 신라를 당하지 못해서 결국은 조연을 한 나라라고 생각해왔었다. 백제의 멸망을 생각함에 계백의 장렬한 죽음보다 의자왕이라는 사내의 못난 짓거리를 먼저 떠올렸다. 후백제의 역사조차 견훤과 신검,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칼을 겨누어 멸망하는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그러니 백제의 역사를 굳이 들추어 되새길 게 무에 있을까 싶어 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 김유진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에서부터 마지막 의자왕에 이르기까지 줄곧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작가의 시선을 따라 스며들어간 백제는 민감하고 따뜻한 나라였다. 민감하여 예술이 발전하였고, 따뜻하여 일본에 선진문물을 전해주는 미덕이 있는 나라였다. 승리한 나라의 기록에 의하여 역사에 대한 편견이 생기기 전에 승리 반대편에 있었던 나라의 역사를 알게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승리의 뒷면을 이해하는 눈이 될 것이고, 패배를 끌어안고 전진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담담히 펼치는 <백제 이야기>의 따뜻한 시선 뒤에 백제의 흔적에서 살아온 작가의 자부심과 소명의식도 느껴졌다.

<백제 이야기>를 읽고 얻은 큰 소득은 일본에 미친 백제 문화의 영향력에 대한 자부심이다. 오오사카 히라가타시에 있는 왕인박사 묘와 도오쿄오 우에노 공원에 있는 왕인박사에 대한 비석 두 개. 일본 남향촌의 ‘백제 마을’, 그리고 백제의 기술자들이 지은 법륭사(호오류사)를 통해 백제인들의 숨결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 교과서의 ‘백제는 발달한 문화를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짧은 내용에선 알 수 없었던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 곰나루 이야기, 백제의 노래 정읍사, 아사달과 아사녀에 나오는 백제의 정서는 여리디 여린 것이어서 마음이 아팠다. 마음은 여리되 행동이 결연했던 백제 여인들. 전쟁포로가 되어 겪어야할  치욕스런 삶보다 비장한 죽음을 택한 낙화암의  흰꽃같은 여인들. 지혜로써 부부의 신의를 지켜낸 도미 부인. 배반에 상처받은 곰여인의 눈물. 남편을 기다리는 노래가 된 여인네. 아사달을 그리워하다 원혼이 된 아사녀. 모두  안타깝고 안쓰러울 뿐이다.
 
애틋함을 더하는 전설을 안고 백제를 찾아 여행을 하고 싶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