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0/06/11 딸과의 대화-잭클린 윌슨
  2. 2010/06/09 속담을 해치워? - 메타인지력
  3. 2010/06/07 자기주도학습 (2)

잭클린 윌슨의 동화들

곱디고운 우리 딸은 동화책을 아주 좋아 합니다. 학교에서 권장도서목록을 주어 그 중 최소 50권에 대한 독후활동을 해야 하는데, 주로 문학 관련 서적만 보려하고 과학 사회 방면의 책을 읽지 않으려 해서 걱정이긴 하지만, 틈만 나면 책을 읽으니 그 점은 참 다행입니다.

어른인 내가 틈틈이 어린이 동화를 읽은 이유 중 하나가 재미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아이와 공통의 대화거리를 갖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커서 어른들의 책을 읽고 거기에 대해 토론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뿐더러, 이미 엄마와 책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너무 시시하고 어색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와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면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잭클린 윌슨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랜과 에리히 케스트너와 로알드 달의 작품들에 대해 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기록하려 합니다.

딸이 잭클린 윌슨의 책밖에 안 읽었는데, 그 이유가 딸의 취향에 맞는 내용인데다 나머지 네 작가들의 책에 비해 분량이 적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딸과 제가 공통으로 읽은 책입니다.

<리지 입은 지퍼 입>

<미라가 된 고양이>

<잠옷 파티>

<천사가 된 비키>

<고민의 방>

<난 작가가 될 거야>

<고민의 방>과 <난 작가가 될 거야>는 딸이 안 읽었다고 하지만, 같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우선 딸에게 제목을 하나하나 말해주며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얘기해 보자고 했습니다. 딸이 너무 좋아하며 재잘재잘 말하는 것을 제가 받아 적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간추려 올립니다. 그런데 직접 쓰게 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한글타자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딸의 속도로 글을 올리려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메모를 했다가 제가 올리는 형식으로 딸과의 독서토론을 진행하려 합니다. 딸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딸이 오랫동안 모니터를 보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시력이 0.7과 0.8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니 시력 보호에 관심을 더 많이 관심을 쏟아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천사가 된 비키>처럼 잭클린 윌슨 작품들의 공통점은 문체가 간결하고 분위기가 밝다는 것입니다. 그 간결하고 발랄한 분위기 때문에 쉽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시공주니어 베스트 문고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에리히 케스트너나 로알드 달의 작품들만큼 되는 데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일 겁니다. 내용처럼 삽화도 간결하고 재미있습니다. <천사가 된 비키>는 교통사고로 어이 없이 목숨을 잃은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의 무거운 과정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에는 천사날개를 단 비키가 웃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이 책에 대해 지윤이는 비키가 좋아하는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게 감동적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친구를 잃고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위로해 주는 내용이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위로 받는 걸 되게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앞으로 지윤이에게 위로를 많이 해 주어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위로란 곧 관심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지윤이 학교 친구가 양쪽 손목을 다쳐서 양팔에 깁스를 하고 한 달을 학교에 다녔는데, 깁스한 친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런 관심의 대상인 것이 은근 부러운 눈치기도 했습니다. 위로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부럽기도 하니 그러니 아이들이지요.

<리지 입은 지퍼 입>을 보고 딸과 제가 공통적으로 생각한 게 있었습니다 . 바로 ‘인형수집’을 해보고 싶다는 지윤이의 생각과, 무엇이든 수집가가 되어 보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저의 생각이 공통된 것입니다. 물론 지윤이는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인형을 수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대신 저는 돌멩이나 풀, 나뭇잎과 같은 자연물을 수집해 보면 좋겠다고 한 것이 각각 달랐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이가 서로 친해지는 과정이 나오는 데 지윤이와 제가 공통으로 그 부분을 이야기 했습니다. 지윤이는 리지가 할머니를 좋아하게 된 게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또 엄마가 피자와 스파게티 둘 다 사줄 때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했던 메모를 보니 이렇게 씌어 있습니다.

-- P.81~86 (노인과 어린이 간에) 서로를 돌보는 것의 자연스러움--강요나 의무 아닌 이해와 사랑--

아마 지윤이가 할머니와 친해진 게 신기하다고 한 부분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책이 하리하우스 작은학교에 있어서 글을 올리는 지금 정확한 내용을 확인 할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음의 토론은 작은학교 도서방이나 도서실에서 책을 찾아 들고 해야겠습니다.

평소에 지윤이가 워낙 책을 빨리 읽어서 책을 항상 대충 읽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수준 낮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 이 책 내용 다 알아? 말해 봐!”

너무 후딱 읽어치우는 것 같아 책 줄거리만 아는 아이가 될까봐 걱정이었는데, 이야기 해 보니 핵심도 느끼면서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론 내용이 뭔지 말해보라는 유치한 질문은 안 해도 되겠습니다. ^^

<리지 입은 지퍼 입>은 새 가족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새엄마 새아빠처럼 새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지퍼를 잠그듯 입을 닫았던 리지가 입을 열고 마음도 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새가정을 꾸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 마음을 어떻게 열 수 있는 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잭클린 윌슨의 책들의 장점은 밝고 간결한 문체와 소재의 기발함에 있습니다. 또 하나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이유는 그림이 편안하면서도 재미있다는 걸 꼽을 수 있습니다. <리지 입은 지퍼 입>의 표지그림엔 여자아이 얼굴에 입 대신 잠긴 지퍼가 달려 있습니다. 다가가서 지퍼 손잡이를 잡고 열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짓궂은 그림이기도 합니다.

광고용 벽보나 잡지 표지모델의 예쁜 얼굴에 드라큘라 이빨을 그려 넣거나 눈알을 빨갛게 칠해놓고 피를 칠칠 흘리는 처녀귀신으로 만들어 놓은 낙서를 볼 때면 그런 장난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참 궁금했습니다. 주로 예쁜 여자 모델들 얼굴에 장난을 치는 것 보면 낙서를 하는 감정이 질투일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낙서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리지 입은 지퍼 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과 낙서하기를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초상권을 유린하는 낙서 말고 기품 있는(?) 낙서를 해 보는 것은 아이들 창의력에도 좋습니다. 이야기 나온 김에 기품 있는 낙서가 가능한 책을 한 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천둥치는 밤>입니다. 채색 없이 간결한 선으로만 표현 된 고차원 그림책인데 그냥 보라고 할 때보다 그리고 싶은 대로 책에 덧그려도 좋다고 했더니 우리 딸은 훨씬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 덧그림들이 실제 그림과 참 잘 어울렸습니다. <천둥치는 밤>이 미셀 르미유의 책이 아니라 우지윤만의 책으로 거듭난 겁니다. 지금 작가 이름을 보려고 책을 찾았는데 책이 책장에 있지 않고 딸의 서랍에 있습니다. 자신의 공주그림 수첩들 사이에 같이 놔둔 걸 보니 <천둥치는 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나 봅니다.

<미라가 된 고양이>는 아이들 세계에서만 상상 가능한 일을 썼다는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을 칭찬 해 줄 만 합니다. 그렇다고 미라가 된 고양이가 걸어 다니며 밤마다 쥐 대신 염소를 잡아먹으며 다닌다는 투의 기괴한 공포를 유발하는 동화로 치닫지 않은 것도 참 다행한 일입니다.

지윤이는 <미라가 된 고양이>에 대해 세 가지 느낌을 이야기 했습니다.

- 미라를 만들려고 향수비누를 함부로 쓴 것이 잘못했다.

- 궁금증은 왜 늙은 고양이가 좋을까 하는 거다.

- 고양이를 미라로 만든 점이 감동적이고 칭찬할 일이다.

향수비누 운운은 물건을 함부로 쓰는 건 잘못이라는 평소 가르침의 투영일 터이고, 늙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게 신기한 건 늙어죽도록 정을 주며 키워본 동물이 없으니 그럴 터이고, 감동적이고 칭찬할 일이라 함은 죽었다고 함부로 버리지 않고 애틋해 함을 칭찬하는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저의 메모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P 18 -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한다. - 원초적 그리움

P 49 - 지난 후에 후회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P 119 - 메이블을 무척 사랑한다고 해서 영영 다른 고양이를 사랑할 수 없는 건 아니란다. - 다시 사랑하고 다시 결혼하는 사라들의 마음?

<고민의 방>은 학교에서 운영되는 고민 들어주기 방인데, 지윤이는 읽지 않았답니다. <난 작가가 될 거야>도 읽지 않았답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다른 제목들에 비해 고루하기 때문에 읽을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천사가 되었다는 둥 입이 지퍼라는 둥 미라가 됐다는 둥 지윤공주가 좋아하는 ‘파티’ 라는 둥의 톡톡 튀는 제목에 손이 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고민의 방>에 대한 메모 중 지윤이가 지윤이 반에서 ‘홀리’ 같은 역할을 하는 아이로 크면 좋겠다는 것과, 맞춤법 시험에 대한 얘기 부분에서는 지승이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는 것과, 아이들 속의 에너지나 미움은 분출시켜야 하는 데 그 방법으로 ‘한 길 땅파기’를 시켜봐야겠다고 쓴 것이 눈에 띱니다.

<난 작가가 될 거야>는 고아원에 있는 소녀가 주인공인데, <라스무스와 방랑자>에 나오는 고아원에 대한 묘사가 떠올랐고, 실제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윤이가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다고 하는 것이 <잠옷 파티>입니다. 에이미, 벨라, 클로에, 데이지, 에밀리 이렇게 다섯 명의 여자아이들이 각자의 생일에 나머지 네 친구를 초대해서 잠옷파티를 여는 내용입니다. 옮긴이 주석으로 잠옷파티란 친구 집에 모여 하룻밤을 지내는 파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 또한 재미있습니다. 커다란 이불 하나를 다섯 명의 여자 아이들이 덮고 있습니다. 모두 얼굴만 내놓고 있는데 순하게 아래로 쳐진 눈썹에 웃는 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노오란 뽀글 머리를 한 아이만 위로 올라간 눈썹에 베개도 혼자서만 베고 있습니다. 그린이가 닉 샤렛인데 꽤나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그림입니다.

우리 딸 표현에 ‘클로에 읽는 데 짜증이 나!’ 했는데 바로 그 짜증나는 클로에입니다. 글의 화자가 데이지이고 친구들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축에 속합니다. 그러니 클로에가 여러모로 데이지를 힘들게 하지만 나머지 친구들이 데이지 편을 들어주어 다행입니다. 데이지에겐 ‘그저 남달리 특수한 교육을 받아야하는 특별한 사람일 뿐’인 릴리 언니가 있습니다. 데이지생일 잠옷파티는 마당에 텐트를 치고 하게 되었습니다. 텐트에서 뜨거운 코코아에 팝콘을 먹으며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텐트에서 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창피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가수나 좋아하는 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좋아하는 옷이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유령이야기도 했다면 참 재미있을 겁니다. 도전게임이라는 밝힐 수 없는 놀이도 했다고 하는 데 언젠가는 우리 딸에게도 아들에게도 잠옷파티를 열어주어고 싶습니다. 하리 꿈의 데크에 텐트를 쳐 주고 평소에 안 주는 뜨거운 코코아에 팝콘을 준다면 얼마나 좋아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지윤아, 지승아. 마음이 넓고 생각이 아름다운 친구들을 데리고 오렴. 멋진 잠옷파티를 열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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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속담을 해치워?

어제 지승이 학교 숙제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라는 속담을 넣어 주장하는 글을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숙제를 시켜놓고 먼저 잤습니다. -요즘은 9시만 넘으면 잠이 쏟아지니 어쩌면 좋습니까. 대신 새벽 5시면 눈이 떠지니 이거 벌써 신체리듬이 노령기에 접어든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 아침에 보니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넣어 숙제를 해 논 겁니다. 그래 부랴부랴 다시 숙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겸손(겸손은 잘난 체 하지 않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한 사람이 되면 우리는 그 속담을 해치울 수 있다.’고 쓰는 겁니다. 칼쌈하는 시늉까지 하면서요. 그래서 어떻게 해치우냐고 반문했더니,

“우리가 모두 겸손하면 그 속담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되니까 해치우는 거지요.”

하는 겁니다. 와아!!!! 창의적인 우리 아들. 맞지요?

그저께인가 숙제는 속담을 찾고 의미를 써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리 밭에 뱀이 나왔을 때 외할머니께서 해 주신 속담을 들려주었습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호랑이는 사람한테 들키면 사는 굴을 옮기지만 뱀은 사는 굴을 옮기지 않는다는 동물의 습성을 관찰한데서 얻은 과학적인 속담입니다. 지리산에서 국립공원지기로 일했던 분의 설명을 들으니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등산로 주변의 뱀을 잡기도 하는데, 옛날에 뱀이 나왔던 곳에 가서 잡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뱀이 사는 굴을 옮기지 않는 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호랑이 굴에는 들어가도 뱀 굴에는 안 들어간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물었더니 아들이 웃으며 선뜻 대답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친하고 좋아서. 왜 책에 나오잖아요.”

3학년 읽기에 <어흥, 호랑이를 만나볼래?>라는 글과 함께 호랑이 등에 업혀 노는 댕기머리 소년의 행복한 얼굴이 삽화로 나와 있습니다. 아들은 호랑이 굴에는 가도 된다는 과학적 근거에 의한 속담을 호랑이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인식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것 저것 아는 것을 조합해서 새로운 것을 해석해 내는 능력. 메타인지가 발달한 것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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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초등학교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주제로 학부모교육이 있었습니다.

자기주도 학습에서 부모의 역할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학습하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의지가 생기게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자기 주도 학습이 올바른 방법이란 걸 몰라서 ‘부모 주도적 학습’을 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교육현실이 아이들의 가치기준이 정해져서 학습에 뜻을 두고 스스로 학습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까지 아이들을 자유롭게 놔 둘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모 주도적 학습’을 시키게 되는 겁니다. 현재와 같은 성적지향주의 교육 분위기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은 공염불입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깊이 있는 발전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일제고사와 같이 성적으로 전국 어린이를 줄 세우는 제도가 있는 한 ‘부모 주도적 학습’을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겁니다.

강사님의 개인적인 의견도 시험 없는 학교(초등을 의미하겠죠?)가 더 바람직한 것임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성적으로 학군을 학교를 선생님을 아이들을 줄세우는  일제고사를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요. 서울 교육감이 바뀔 것이니 없어질까요. 아님 정권을 바꿔야 없어질까요. 느닷없이 생긴 일제고사니까 느닷없이 폐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고민하다 우리 애들은 훌쩍 커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겠지요. 그래도 좋으니 없앨 건 없애면 좋겠습니다.

없애는 참에 국제중도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도 슬쩍 없던 일로 되면 참 좋겠습니다. 혹시 내 아이들이 뒤늦게 머리가 틔어서 국제중 갈 실력이 되는 데 돈이 없어 못 보내면 어찌 하겠나 걱정이고, 중학교 가서 머리가 틔어서 특목고나 자사고 갈 실력 되는 데 돈이 없어 못 보내면 어찌 하겠나 하는 걱정 지금부터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교육을 통해 합리적인 것처럼 이루어지는 사회가 안 되려면 특목고까지도 무상 교육 되는 교육제도가 필요합니다.

‘논귀에 물 들어가는 것 보기 좋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보기 좋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부모 되고 보니 참 와 닿습니다. 거기에 ‘자식이 배우고 싶어 하는 걸 배우게 될 때 참 보기 좋다’는 내용을 넣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가 입에 밥 들어가는 것보다 한 걸음 나아가 배우는 것도 보장할 정도의 힘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강의 내용 중 몇 가지 기억할 내용을 적었습니다.

* 크게 웃는 엄마의 아이가 잘 큰다.

* 묵시적 교육의 교사는 엄마(부모님)다.

* 사춘기의 특징은 갑자기 잠이 많아지고 수면 습관이 올빼미형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 성공하는 20세기형 인간은 개미형이었지만, 21세기는 네트웍을 구축하는 거미형인간이다.

* 메타지식은 잠의 후반부 뇌의 활동으로 정립된다.

마음에 새기어서 크게 웃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아이들이 갑자기 잠이 많아지면 혹시 사춘기가 아닌가 점검해보는 엄마가 될 것이고 잠을 충분히 자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엄마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메타지식이란 용어에 대해 알아보다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 전문가 시스템 원리와 개발 - 법영사,

메타 지식 (Meta Knowledge) 은 일반적인 지식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지식에 관한 지식 (Knowledge about Knowledge) 으로서 지식베이스가 커지고 복잡해질 때 지식의 추론이나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식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대출여부를 자문해 주는 전문가시스템이 있을 경우, 경기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지식베이스의 일부를 운영되지 못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관리를 메타 지식이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두 개의 상충된 지식이 동시에 수행되는 상황이 발생될 때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이러한 메타 지식을 이용하여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독서가 만들어 주는 하루’라는 블로그의 <지식의 본질과 표현> 이라는 글에서 메타지식에 대한 설명을 읽었습니다.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게 아는 거다.’ 라는 말과 상통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학부모 강의를 들은 결과 메타지식의 개념을 더 확실히 정립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이런 자기주도적 학습 욕구를 갖게 되었으니 강의 들은 보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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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윤맘 2010/06/09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재의 3대 조건- 지능.과제 집착성.창의성

    미 국립 영재연구소장 조지프 렌즐리 라는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의 내용입니다.
    그 중 지능이야 어쩌겠냐마는 과제 집착성과 창의성은 주변 환경에 의해 키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행히 여기서의 지능이란 평균 이상의 지능을 말하는 것이니 천재가 아닌 영재는 충분히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현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영재를 만들어 보겠다고 꿈꾸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과제 집착성' 또한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과제 집착성은 동기부여가 되면 모든 에너지를 한 특정 프로젝트에 장기간 쏟아 붓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습자가 어떤 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게 되면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할 수 있다. 또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평균 이상의 지능. 과제 집착성. 창의성. 이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하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영재성을 발현하게 된다.--
    시켜서 하는 일은 오래 못 가지요. 그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이면 일을 성취할 때 까지 하게 되고 성취율도 높게 됩니다. 거기에 창의성만 있으면 영재성을 발현하게 된다니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이와 같이 이야기 해서 관심분야를 찾는 것입니다. 아이를 생각해서 부모가 이것 저것 제시해 줄 수는 있지만, 죽어라 해내는 집착성은 스스로 원하는 것이라야 생길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2. 나그네 2010/06/12 0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제가 학교 다닐때 보지 못했던 많은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많이 빼앗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관심이 게임이나 오락 같은 것에 많이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로운 것이 하루에도 수십 가지씩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서 어른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그것이 공부인 경우는 정말 힘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부모로써 가장 어려운 과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제를 풀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노력하고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거쳤던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 후 제가 내린 결론은 아이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였습니다. 스스로 하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여러 가지 일에 흥미를 잘 갖지만 잘 안되면 보통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어른이 억지로 시키려고 해도 잘하지 못하는 것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잘하는 일은 하면 할수록 실력도 쌓이고 어느 순간 자신이 자발적으로 목표까지 세우게 되는 경우를 발견하였습니다. 3~4년전 우연히 세계 큐빅 선수권 대회 우승자에 대한 수기를 보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초등학교때부터 학습부진아에다 사회성 결여로 중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열등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우연히 집에 있던 큐빅을 가지고 놀게 되었는데 어머니의 ‘참 잘한다’는 칭찬 한마디에 나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잘하기 위해,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하루에 수십시간 연습을 하여 결국 세계 선수권 챔피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인은 몇만년이 걸려도 맞추기 어려운 큐빅을 단 몇초만에, 그것도 컴퓨터를 이용해 가장 어렵다는 조합을 한 상태에서도 단 몇초만에 큐빅을 맞춰내는 아이를 보며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준다는 것, 재능을 찾아준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생활하며 아이가 뭘 잘하는지 뭘 원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어느 것을 잘할까? 어느 것에 재능이 있을까 많은 부모들이 생각하지만 그것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차선으로 찾은 방법은 잘하는 것을 만들어주자 였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죠. 한가지를 잘하면 그것에 연관된 것은 자연스럽게 잘하게 됩니다. 수학을 잘하면 물리와 화학등을 잘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무언가 잘하게 되면 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그 방법을 다른 곳에 적용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잘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겠죠. 저는 결론을 반대로 생각해 봅니다. 잘함으로 인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이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어서 몇자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