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304건

  1. 2010/09/18 다 때가 있다 -아들의 실뜨기 (1)
  2. 2010/08/09 하리하우스 소꿉친구 성희와 지윤이 2010
  3. 2010/07/18 자전거 -우지윤 시 (4)

다 때가 있다.

아이들 키우면서 ‘왜 내 아이는 아직 못하지?’ 하는 걱정을 한번 씩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다 때가 되면 한다.’입니다.

특히 딸 아들 이란성 쌍둥이를 키우다보니 자연 딸과 아들이 하는 행동이 생활에서 늘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자아이들의 행동발달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늦는다는 걸 알면서도 문득문득 유독 늦은 아들을 애처로워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딸이 배밀이를 할 때 아들은 누워서 발버둥치고 딸이 혼자 앉을 때 아들은 등 뒤에 베개를 괘줘야 앉고, 딸이 아장아장 걸으며 팔랑팔랑하는 나비장난감을 밀고 다닐 때 아들은 침을 질질 흘리며 부러워 바라만 보고.

원래 남자애들은 여자애들보다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바라보면 안타까운데, 정작 ‘제랑 나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왜 나는 저걸 못할까?’를 생각하는 본인은 얼마나 속이 상하겠습니까. 안 그래도 마음 여린 아들이 티는 못 내고 속으로만 자존심 상해할 걸 생각하면 또 어미로서 안타깝고...

딸은 일곱 살 때부터 실뜨기를 했습니다. 여덟 살이 되어서는 틈만 나면 실뜨기를 해달라고 얼마나 귀찮게 했는지 모릅니다.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엔 아빠와 둘이 서로 한손만으로 하는 실뜨기를 고안해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아무리 실뜨기를 하자고 해도 안하는 겁니다. 둘이 실뜨기를 하면 나를 귀찮게 안 할 것 같은데 아들은 안한다 하고 딸은 실뜨기 한판만 해 달라고 조르고.

그런데 다 때가 있다더니 아들이 열 살이 되어서 드디어 실뜨기의 재미를 알게 된 겁니다. 실뜨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고 또 하고 합니다. 이번엔 아들이 한 판만 해 달라고 조르는 데 딸은 이미 실뜨기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심드렁 한 겁니다. 딸은 이미 실뜨기 자체의 신기함은 지나고 실뜨기 하는 상대와의 교감을 나누기 위한 실뜨기를 할 단계에 온 겁니다. 아들도 실뜨기의 신기함을 대충 깨쳤는지 이젠 실뜨기 하잔 말을 안 합니다.

때가 지나, 문고리에 걸어 논 실뜨기 실을 꺼내 가끔 한 판씩 하면서 엄마와 자식 간에 추억이 싸이고 누나와 동생 간에 우애도 쌓일 겁니다. 그게 실뜨기의 참 뜻입니다. 물론 우뇌개발은 덤으로 되구요.^^

삼학년이 되어서 아들은 공룡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남자애들은 보통 공롱에 한 번 씩 빠지는 데 아들은 뭐 별 흥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열 살이 되어서야 공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때가 된 것입니다.

공룡에 대한 책이 몇 권 있는데 또 사달라고 하기에, 또 작전을 썼습니다. ‘니가 집에 있는 책의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 새로운 책을 사 줄게.’

그랬더니 자기는 이미 다 안답니다. 하나하나 내용을 암기 했다기 보단 책의 내용을 인식하고 있는 정도겠거니 생각했지만, 지식에 관한 목마름은 모른척해선 안될 것 같아 인터넷으로 공룡책을 샀습니다. 새로 산 <어린이 공룡 지도책>까지 포함하여 공룡에 관한 책만 여덟 권이 됩니다. <어린이 공룡 지도책>은 윌리엄 린드세이 글, 줄리아노 포르나리 그림으로 대교 베텔스만에서 펴낸 책입니다. 세밀화인 그림도 좋고 끝에 색인이 있어 색인을 활용하는 법도 스스로 깨우치고 있습니다. 사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중 하나입니다.

아들은 딜로포사우루스를 가장 좋아 합니다. 보통은 티라노사우루스를 좋아하는데 왜 딜로포사우루스가 더 좋으냐고 물었더니 티라노사우루스가 잘난 척을 해서 싫다는 겁니다. <쥐라기 공룡 일기> -두그루 글, 김영화 그림- 라는 책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일기가 나오는 데 자신을 스스로 ‘공룡들의 왕’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답니다. 그렇게 잘난 척 하는 게 싫어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싫다는 겁니다. ㅋ ㅋ 어떤 작가가 티라노사우루스의 일기를 그렇게 써 주는 바람에 티라노사우루스는 어린이 지지자를 하나 잃은 겁니다.

비오는 일요일에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엘 갔었습니다. 박물관 1층 중앙에 커다란 공룡 뼈가 전시되어 있었고 천정엔 익룡의 뼈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전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하루에 두 번 무료로 제공되는 도슨트 선생님의 전시물 안내도 좋았습니다.

<어린이 공룡 그림책>에 어떤 공룡은 이빨화석 하나만 발견되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빨화석 하나 밖에 없는데 어떻게 그 하나로 공룡 한 마리 전체에 대한 사실을 알아 낼 수 있는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도슨트 선생님께 물어보니 아마 거기에서는 이빨 화석 하나가 발견됐지만, 다른 곳에서 그와 같은 이빨을 가진 공룡화석이 발견되어 서로 같은 공룡이 아닐까 추측해서 연구하는 거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결국 우리 아들이 꿈에 그리는 딜로포사우루스도 과학적 허상인 것입니다. 무한히 상상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고고학의 매력이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전시물 중에 살아있는 뱀을 볼 수 있는 작은 뱀 사육실도 있었는데, 뱀이 벗어놓은 허물이 나뭇가지에 그대로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빨간색 줄과 검정색 줄이 가로무늬로 되어 있는 뱀 사진이 있어 도슨트선생님께 물어보니 꽃뱀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옛날엔 독이 없는 뱀이라 했지만, 최근에 독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는 것과, 인명에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빨리 응급처치를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한 번 물리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방울뱀이나 코브라와 같은 맹독성의 뱀이 우리 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살모사 같은 위험한 뱀도 있으니 아이들을 인적이 드문 숲에 보낼 때는 장화를 신겨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습니다.

단양읍내서 하리하우스 가는 길에 <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이 있습니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두 박물관의 장점은 아담하다는 것입니다. 너무 커서 다 둘러보기 전에 지쳐버리는 규모의 박물관이 아니라서 좋습니다. 지치도록 다녔는데도 반의 반도 못 보는 거대한 박물관과는 달리 다 둘러보고도 기운이 남아서 인상 깊었던 전시물을 다시 보러 갈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이라 좋습니다. 이런 박물관이라면 아이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 따라 다니지 않고 마음껏 보라고 풀어놓고 앉아서 혼자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부활의 ‘사랑이란 건’과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듣고 또 들으며 서너 시간을 기다리는 자유를 준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물론 아빠가 아이들을 따라다니고 있어서 마음 놓고 부활에 빠질 수 있었지만요. 다음엔 <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에 아이들을 풀어놓고 그런 자유를 또 누려봐야 겠습니다. <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으니 그런 자유를 누리기에 더 알맞습니다. 밖에 있는 그네를 타라하면 또 한 삼십분은 엄마의 자유시간으로 벌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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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09/29 0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적에 부모님께서 저에게 많이 사용하셨던 말씀이 바로 때가 있다 였습니다. 그때는 그뜻을 잘 몰랐습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그 의미를 알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제가 아들에게 이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공부할때 많이 사용합니다.ㅎㅎ. 그때를 알고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그때를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하리하우스 소꼽친구 성희와 지윤이 2010

                       [사진]하리하우스 소꿉친구 성희와 지윤이 2010 - 635x803

소꿉친구 성희

둘 다 일곱 살 봄이었습니다, 지윤이와 성희가 처음 만났을 때. 처음엔 이모와 조카인 줄 알 정도로 사이 좋아 보이는 엄마와 딸이 한글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지윤인 하리하우스 청소를 하고 있는 엄마 곁을 맴돌다 지겨워져서 엄마와 놀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는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밖엔 찬란한 봄 햇살이 비치고 있었기에 성희에게도 실내에서 한글 공부 하는 것 보단 놀고 싶은 마음이 컸을 터인데 우리 집에 가서 같이 놀자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윤이와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 같이 놀았으면 하는 친구 하나 새긴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하리에 내려가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성희를 볼 기회가 많아 졌고, 문득 어느 날 성희가 엄마 손을 잡고 놀러 왔습니다. 지윤이가 놀아달라고 조르지 않을 것만으로도 참 기쁜 일이었습니다. 더불어 지승에게도 어여쁜 여자 친구 하나 생기는 셈이니 그 또한 좋았습니다.

하리에서 지내는 첫 여름. 유치원 다닐 때라 숙제도 없고 성희 학원도 안가고 해서 내내 만나 놀았습니다. 아침 먹으면 부르러 가고, 아침 전에 부르러도 오고. 긴 긴 저녁 해가 다 져서 깜깜한 길을 무서워 갈 수 없어 할머니께서 데리러 오시도록 놀았습니다. 초등학생이 되어서 성희가 제천으로 이사를 갔지만, 하리가 외가댁이었으므로 방학이나 놀토엔 같이 놀 수 있었습니다.

성희는 참 예쁘게 자란 아이였습니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절대적인 사랑 속에서 자랐으니까요. 친손주는 가을볕에 놀리고 외손주는 봄볕에 놀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성희는 봄볕에 놀며 자란 맑은 아이입니다. 밥 먹으면 너무 당연히 그릇은 개수대에 넣어 놓고, 뭘 먹어도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뭘 줘도 안 가리고 잘 먹고. 특히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것이 데리고 있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가끔은 경쟁상대가 되기도 하고 때론 삐지기도 하고 어떨 땐 흑흑 울기도 하고, 어떨 땐 빽빽 소리도 지른다는 성희. 내가 볼 땐 삐지고 우는 모습은 봤지만 소리 지르는 모습은 못 봤는데, 지윤이가 나에게 일러바치길 어른들이 안 보는 데서만 소리 지른 답니다. ^^ 뭐 그거야 지윤이나 지승이나 똑 같겠지만요. ㅎ ㅎ ㅎ 가끔 한 집에 데리고 키워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어울리는 성희와 지윤이. 서로에 대한 우정으로 삶을 더 아름답게 가꾸는 사이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참, 지승이는 성희 동생 완이를 데리고 놀기 더 좋아 합니다. 아무래도 깍쟁이 같은 여자 친구보단 말 잘 듣는 남자 동생이 더 편한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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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와 지승이 2006년 4월 9일  - 688x461

자전거

자전거 내 자전거.

빨간색인 예쁜 내 자전거.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빨간 맛있는 앵두!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활활 타는 불.

내 자전거는 불처럼 빨리 달린다.

내 머리카락은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

지윤이가 2학년 가을에 쓴 시입니다. 빨간 앵두 그림이 있는 자전거를 타고 저녁 늦도록 놀다가 집에 오는 길 횡단보도에 서서 잠깐 기다리는데, 시가 생각났다고 하며 읊었습니다. 그 중 머리카락이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는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집에 와서 다시 말해보라하고 받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연필을 들고 쳐다보고 있으니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났는지 그냥 막 말할 때 보다 생동감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읊은 것을 나도 기억하지 못하니 그냥 받아 적었습니다. 생각의 속도를 말이 따라가기 힘들고 말의 속도를 글씨가 따라가기 힘들어 순간적으로 내뱉는 멋진 표현들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지윤이 어렸을 때부터 거침없이 시를 잘 말했습니다. 엄마는 말의 속도를 쫒아갈 수 없어 개발세발 적어놨다가 나중엔 그 글씨가 무슨 글씬지 아이와 머리 맞대고 고민하기도 한답니다. 잠깐만! 하고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으면 될 텐데 아이 생각을 잠깐만 하고 막을 수 없어 외워야지 하고 있다가 그만 홀딱 까먹어 버리기도 합니다. 아무 꾸밈 없이 내뱉는 아이들 말은 그 자체가 시 일 때가 많습니다. 한참을 지나 읽으면 이때 이렇게 잘 썼었나 싶은 시도 있습니다. 물론 ‘잘 썼다’의 기준은 엄마표 기준입니다.

기차

씽씽 달리는

무궁화호

내 마음도 기차와 함께

쌩쌩 달려가네.

2009년

엄마, 너무 더워요.

목에 땀이

글썽글썽해요.

2008년 여름 어느 날.

시는 경험의 반영이란 걸 여실히 증명해주는 지윤이의 시들입니다.

서울에서 하리하우스 갈 때  청량리서 단양까지 무궁화호 타고 다닙니다.

여름엔 목에 땀이 글썽글썽 맺혀도 에어컨 안 틀어 줍니다.

그런 경험 하나하나 쌓여서 이렇게 멋진 표현들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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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07/22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학년 푸른교실에 올린 글이네요.아이들은 눈에 보이는데로, 느낀것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마음을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순수함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지면서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때의 순수함과 맑음을 지윤이가 항상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솔바람 2010/07/22 1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른교실에 올렸던 글 맞습니다. 기억력 정말 좋으십니다.^^
    그런데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학교 문집에 올린 글은 이것보다 길이가 좀 깁니다. 이것이 '산문시' 임을 알아채지 못하신 선생님께서 (아님 선생님 기준으론 산문시가 아닌 산문이었을 가능성이 크죠.^^ 지윤 2학년때 선생님! 갑자기 뵙고 싶어 집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 생각나든 뵙고 싶어 지는 선생님이시니 박태훈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신게 맞습니다.)길이를 더 길게 써오라 하셔서 더 붙인 것이고 위의 것이 원본입니다. 물론 지윤이가 그때도 자기 작품에 손대는 것을 싫어해서 길이를 늘이느라고 고생 했습니다. 길이를 늘이기 싫으면 새로운 글을 쓰라고 했더니 이 작품이 맘에 든다고 이걸 내겠다고 고집은 부렸습니다.
    7월부터 한국화 방과후를 다시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화 선생님께서 웃으시면서 '어머니, 지윤이가 자기 스스로 하겠다면서 손도 못대게 해요.' 하셨습니다. 집에서도 그런다고, 너무 버릇 없이 굴진 않았나 걱정되어 말씀드렸더니 '스스로 하는 게 좋지요.'하고웃으셨습니다.
    한국화를 초등 방과후에서 배우는 학교는 아주 드물겁니다. 서사부초의 방과후 중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부서이기도 합니다. 멀리 있는 한국화를 가까이 즐기게 해 주는 좋은 기회를 방과후에서 만나게 되어 참 기쁩니다.
    뭐든 '너 스스로 하는 게 가장 좋은 거야.'를 강조한 폐단 인것 같기도 해서 걱정 될 때도 있습니다. 가르침을 받는 것과 조언에 겸허해야 더 발전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가르쳐 주시는 걸 싫다하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없다고 했더니, 자기는 가르쳐 주시는 게 싫은 게 아니라 직접 내 그림에 그려주시는 게 조금이라도 있는 게 싫다는 겁니다. 가끔 나중에 내가 내 아이들을 이길 수 없을 때가 오면 어쩌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그네님 보시기에도 우리 아이들 좀 튀지요? 그럴 때가 오면 그냥 받이들이고 기도하며 살아야지 하는 마음 갖고 있습니다. 부모가 부모 뜻대로 자식을 좌지우지 하려 할 때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 합니다. 길이 아닌 것 같은 길로 가려하는 자식을 돌려 세우는 방법은 부모의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승이를 학교에 보냈는데, 한글을 모르고 학교에 갔습니다. 전 학교에서 한글부터 가르치리라 믿었거든요. 그게 맞지 않나요? 어쨌든 상황은 지승이에게 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학교에 가 있는 아이를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구나. 그저 기도하는 것 밖에.
    이런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춘기를 넘기고 성년이 된 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는 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을 제대로 떠나보내지 못하면 부모도 자식도 불행해 집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자식이 멀리 떠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저 멀리 있는 자식을 위해 끊임 없이 기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그런 부모가 되자고.

  3. 나그네 2010/07/24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바람님! 저는요 지윤이와 지승이가 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은요 각자 개성이 있고 그에 맞는 사람의 향기가 있는 겁니다.
    제가 지윤이를 왜 좋아하는지 아세요? 지윤이의 거짓없는 생각과 발랄함, 그리고 지윤이만의 개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요 솔바람님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게 엄마의 마음이겠지요. 내가 가는 길이 옳은것인지,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일이 옳은 것인지 항상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요? 그 마음을 지승이와 지윤이가 알것입니다.
    저는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의 미래를 생각합니다. 훌륭하게 성장해서 사회의 일원이 되는 모습이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걱정보다는요 아이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 믿음이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라 또한 믿습니다.

  4. 솔바람 2010/09/10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펑펑 눈이 내리네
    친구따라
    엄마따라
    펑펑 내리네.
    겨울이 되면 산은
    하얗게 뒤덮여
    하얀 산으로 변하네.
    펑펑 눈이 내리네,
    친구따라
    엄마따라
    펑 펑.

    2008년 겨울 기차안에서

    소풍

    룰루랄라
    소풍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워요.
    짹짹거리는 참새따라
    졸졸 흐르는 시냇물 따라
    콩딱콩딱
    통통
    뛰어 노네.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