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스님 저
쌤앤파커스 출판
프롤로그
블로그에 올라 있는 글이라며,
트위터에 있는 글이라며 보내주는 벗이 있어.
무슨 민이던가 하는 스님이라고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고...
어, 그런데 이게 그 책이야?
뜻하지 않게 내게 온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좋은 인연 하나 수월찮은 세상에
저절로 내 손에 들은 것 보면
마음에 쉼표하나 찍으라는
보이지 않는 님의 가피인가 싶은데...
그린 듯이 짙은 눈썹,
생글생글한 눈매.
잘 뻗은 콧날,
미소를 아무린 입술.
약간 위로 향한 시선하며,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여 선 자세하며...
아, 신세대 스님이시구나.
프로필 사진 제대로 찍었네.
예까지 생각하다,
나이 많은 사람의 본때 없는 자만으로
슬그머니 걱정도 하네.
‘놔두면 더 깊어졌을 지도 모를 일을...’
본문
지식은 말하려 하지만,
지혜는 들으려 합니다.
-인생의 장 136쪽
인생은 짜장면과도 같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짜장면 먹는 모습을 보면
참 맛있어 보이는데
막상 시켜서 먹어보면 맛이 그저 그래요.
지금 내 삶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해도
막상 그 삶을 살아보면 그 안에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고뇌가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을 보고 부러운 마음이 생기면
‘남이 먹는 짜장면이다!’라고 생각하세요.
-인생의 장 148쪽
식당에서 천 원 차이로 먹고 싶은 것 대신
조금 싼 것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먹으면서도 후회하고, 먹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생 짧아요,
처음에 먹고 싶었던 걸로 고르세요.
-인생의 장 148쪽
쿵푸 18계를 마스터하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사람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높은 36계를 마스터하면
나보다 낮은 수준의 사람이 와서 싸우려고 하면,
그 사람을 위해 도망칩니다.
-열정의 장 235쪽
역사를 보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나이 드신 분들이 아니고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입니다.
정의가 무너졌다고 판단됐을 때
어떻게든 불의에 맞서는 그 마음.
내 것을 지키려는 것이 아닌
약자의 권익을 보호해주려는 마음,
나보다 힘든 사람을 보면
안타까워하는 그 마음,
세월이 가도 절대로
그 마음, 처음의 마음, 초심을 잃지 마세요.
-열정의 장 242쪽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다.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인류 보편적 가치가 유린당하면
남의 일이라도 자신의 일로 간주하고
간섭하고 투쟁하는 사람이다.
-장 폴 사르트르
-열정의 장 242쪽
이외수 선생님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여쭈니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존버 정신을 잃지 않으면 됩니다.”
“아, 존버 정신... 그런데 선생님, 대체 존버 정신이 뭐예요?”
“스님, 존버 정신은 존나게 버티는 정신입니다.”
-열정의 장 244쪽
같이 일하는 사람을 뽑을 때
그 사람의 능력이나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열정과
그 일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즐거워야 공부도 수행도 성공도 할 수 있습니다.
-열정의 장 246쪽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내 점수를 올려야지, 하는 사람과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가난 때문에 공부 못하는 내 여동생
공부 시켜줘야지, 하는 사람과는
눈빛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남을 돕겠다는 큰 서원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 안에서 끌어냅니다.
보살의 서원도 이와 똑같습니다.
그래서 남을 돕겠다는 보리심이 있어야 깨닫습니다.
-열정의 장 247
다른 종교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우선 겸손한 태도를 갖고 많이 배워야 한다.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자신의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강원용 목사님
-종교의 장 258
자신의 종교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종교도 그들에게는 똑같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엄마가 나한테 소중하듯
친구 엄마도 내 친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이겠지요.
-종교의 장 259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이 같이 살아 계시다면
서로 자신 말이 옳다고 싸울 것 같은가요,
아니면 서로를 지극히 존경하며 사랑할 것 같은가요?
성인을 따르는 광신도가 문제이지 성인들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종교의 장 259
에필로그
나이가 들면
상반되는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까탈과 너그러움.
지나서 보니
‘놔두면 더 깊어졌을 지도 모를 일을...’
한 것은
스님에 대한 까탈이었습니다.
이제 책을 덮으며
책 날개의 스님 얼굴을 마주하여 웃음은
너그러움을 넘어선 감사의 표현입니다.
더 익히겠다고 숨겨두지 않고
중생을 위해 꺼내놓는 마음.
보리심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팔만사천 중생 위에서
더 먼 곳을 바라보는 스님이 아니라,
팔만사천 중생 아래서
중생을 향해 눈을 맞추고 미소 짓는 스님이라 생각하니
스님의 프로필 사진이 참 보기 좋습니다.
스님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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